[비즈한국] 지난 6~7년간 수입차 시장은 벤츠 전성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뛰어난 주행성능과 미래 지향적인 실내,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앞세운 9~10세대(W212~W213) 모델로 시장을 휩쓸었다. 이 사이 경쟁사 아우디는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BMW는 화재 사고가 연달아 터지며 수입차 시장에 공백이 생겼고, 이를 벤츠가 채웠다.
그러나 시장 판세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BMW의 판매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해, 올 하반기 1위 탈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차량 할인과 볼륨 모델 간에 경쟁이 시작되는 4분기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벤츠의 국내 판매량은 올 1~9월 5만 3571대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벤츠는 여전히 E클래스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A·C·S 등 세단 라인업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모두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2위는 BMW로 4만 1773대를 팔았다.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큰 중형 시장에서 5시리즈가 E클래스와 시장을 양분하며 선전하고 있다.
양사의 판매량 격차는 1만 1798대. 두 회사의 판매량 격차는 크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 격차 2만 4647대와 비교하면 절반 아래로 줄었다. 벤츠의 3분기 판매량은 1만 7203대, BMW는 1만 6343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8월에는 BMW가 월간 판매 집계에서 2년 8개월 만에 벤츠를 앞서기도 했다.
BMW는 5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를 앞두고 대규모 프로모션에 나서며 판매량을 늘렸다. 또 벤츠의 디자인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BMW로 옮겨가는 경향도 나타난다. 올 4분기가 2020년 두 라이벌 회사의 승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BMW는 5일 5시리즈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고, 벤츠도 13일 E클래스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어서다. 9월까지 누적 판매량 격차를 고려하면 BMW가 벤츠를 누르고 2020년 베스트셀링 브랜드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다만 올 4분기 승부에서 BMW가 우위를 점한다면 내년 수입차 시장의 왕좌에 다시 오를 수도 있어 보인다. BMW는 5시리즈에 액티브크루즈컨트롤과 차선유지 어시스트, 충돌회피조향 어시스트 등 전자 기능을 추가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BMW는 2015년까지 국내 수입차 업계의 절대 강자였다. BMW는 스포츠성을 가미한 세단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며, 2003~15년 중 2005·2006년 단 두 해를 빼곤 모두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BMW는 스포츠성을, 벤츠는 고급스러움을 지향한다는 차이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이 갈린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정통 중형 세단을 지향하는 볼보 S90과 미래지향적 감성에 호소하는 아우디 A6가 벤츠·BMW 중 어느 쪽 시장 고객을 잠식하느냐에 따라 시장 판도가 갈릴 수도 있다. 볼보 S90은 큰 차체와 모던한 감성으로 시장에 새로운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고, 아우디는 1~9월 판매량을 전년 대비 200% 늘리며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2016년 출시된 E클래스는 앞서 나온 S클래스의 패밀리룩을 계승해 인기를 끈 측면이 있는데, 이번 새 디자인은 E클래스에 가장 먼저 적용돼 전과 같은 후광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진으로 공개된 E클래스의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 데 비해 BMW의 디자인은 대중적 선호가 높다. 당장은 승부를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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