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이 세 IT 공룡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요즘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아무래도 ‘클라우드’다. 아마존이 먼저 포문을 열었던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만만치 않은 경쟁력으로 맞서 왔고 세 업체의 경쟁은 클라우드 컴퓨팅 전반의 발전을 이끌었다. 그 결과 클라우드 컴퓨팅의 영역은 전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세 거인의 클라우드 전쟁 규모도 무한대로 넓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불길은 이제 5G 시장으로까지 번졌다.
MS는 이번주 초 AT&T, 텔스트라 등 통신 분야 주요 기업들과의 미팅을 통해 통신사들의 5G 네트워크 구축에 최적화된 통신 클라우드 플랫폼을 선보였다. 앞서 MS는 지난 3월 통신사들이 5G 기술 기반의 가상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해주는 어펌드 네트웍스를 인수했고 이어 5월에는 글로벌 750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한 고성능 통신 소프트웨어 업체인 메타스위치를 인수했다.
MS는 이번에 선보인 통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통신사 고객들이 MS 애저(Azure)의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에지 컴퓨팅을 활용해 5G 인프라를 확장할 수 있고,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고, AI 및 기계 학습 (ML)을 사용하여 운영을 자동화하고 서비스 차별화를 창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S는 이와 함께 지난 9월 29일에는 삼성전자와의 5G 사업 협력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가상 무선접속망(vRAN) 등 5G 통신기술을 애저에 결합한다는 내용이다. 가상 무선접속망 기술을 활용하면 범용 서버로 5G기지국을 구축할 수 있어 장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컴퓨팅 및 스토리지 서비스와 5G 네트워크가 결합된 AWS 웨이브렝스(AWS Wavelength)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연내 웨이브렝스를 통해 5G 모바일 에지 컴퓨팅(Mobile Edge Computing, MEC)기반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고 지난 5월 발표한 바 있다. AWS 웨이브렝스는 통신사의 5G 네트워크에 에지컴퓨팅을 구축해 개발자들이 한자릿수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수준의 초저지연 속도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앞서 구글 클라우드는 올해 3월 앤토스 포 텔레콤(Anthos for Telecom) 솔루션을 출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통신사들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의 에지 컴퓨팅 기능을 활용하여 5G 네트워크 서비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구글은 AT&T의 5G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고객사들에게 지연시간 단축 및 보안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실시한 바 있다.
#5G 클라우드, 이동통신 넘어 전 산업 파이프라인 등극
아마존, MS, 구글 등 클라우드 컴퓨팅 최강자들은 그동안 이미 헬스케어, 유통 등 각 시장에 특화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선보이며 영역 확장에 대한 의욕을 보여왔다.
하지만 5G 네트워크 시스템에 특화된 클라우드 컴퓨팅은 더 큰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클라우드 주자들이 단순히 통신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를 넘어, 5G 네트워크 기술은 통신, 게임, 스트리밍 등 뿐 아니라 사물 인터넷(IoT), 에지 컴퓨팅, 자율주행, 위성 통신 등 다가오는 미래의 주역이 될 기술들의 필수 인프라라는 면에서 그렇다. 이러한 기술들은 인공지능(AI)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삶과 기업들의 업무 전반 곳곳에 공기 같은 존재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비스로서의 인프라(IaaS), 서비스로서의 플랫폼(Paas),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aaS) 등의 영역들이 있는데 초기에는 주로 외주 데이터 센터 같은 개념 측 IaaS로서의 개념이 강한 편이었지만 아마존, MS, 구글의 치열한 경쟁으로 보안, 개발 툴, 응용 소프트웨어, 머신러닝 등을 제공하며 그 기능과 영역이 급속도로 확장되어 갔다.
빠른 통신 속도를 무기로 내세우는 5G 네트워크가 타깃 삼는 대표적인 궁극의 분야가 AI, IoT, 에지 컴퓨팅, 자율주행 등이다. 이들은 헬스케어,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웨어러블, 자동차 등 B2B와 B2C를 모두 아우르는 한마디로 인간 모든 삶에 적용되는 분야다.
가령 B2B용 IoT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은 항공사 고객의 비행기에 IoT 기술 제공해 비행기의 상태 감지, 이상여부 탐지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이를 통해 부품 교체 시기나 운행 적합성 등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다. 지멘스의 경우 IoT를 통해 스마트 공장을 구현했다.
에지 컴퓨팅은 공장 시설 곳곳이나 차량, 기계 등 어떤 것이든 센서를 장착하고 데이터를 수집할 때 클라우드 서버까지 가는 대신 그 자리에서, 생명 같은 속도를 높이고 또 보안 신뢰도 높이기 위해 그 기기의 끝(edge)에서 바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컴퓨팅 처리를 하는 기술인데 관점에 따라 클라우드 컴퓨팅의 반대 개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데 아마존, MS, 구글 모두 각각 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 기반의 에지 컴퓨팅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에지 컴퓨팅도 결국 빅데이터를 통한 인프라 고도화 측면에서 IoT와 맥을 같이 한다.
#관련 서비스도 투자자 관심 폭발…거품 주의해야 경고도
이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은 빠른 속도로 고도화돼 이미 게임, 금융, 병원 등 다양한 산업에 특화된 서비스들이 나왔을 뿐 아니라 이젠 5G를 겨냥한 통신 인프라에 특화된 클라우드 컴퓨팅들이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5G는 전 산업에 걸쳐 적용분야가 무궁무진한 IoT의 필수 인프라이기도 하고, 또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의 필수 인프라이기도 하다. 나아가 5G는 공기, 날씨 등 지구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위성과의 통신도 구현한다. 그 5G의 인프라가 되어주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결국 인간 삶 모든 영역의 파이프 라인이 되어간다는 얘기다.
최근 기업 공개(IPO)를 실시한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데이터 웨어하우스(DW) 등을 제공하는 업체인 스노우플레이크가 매우 밝은 전망에 각광받는 동시에 지나치게 부풀려진 주가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 클라우드 컴퓨팅의 영향력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스노우플레이크뿐 아니라 에지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인 패스틀리(Fastly),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기업인 옥타 등도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스노우플레이크는 가파른 매출 상승과, 아마존은 해주지 않는 데이터 ‘저장’과 ‘분석’ 서비스 분리를 통해, 저장과 컴퓨팅이 통합 과금되지 않고 내가 저장한만큼만, 딱 쓴만큼만 과금을 하는 꽤 합리적인 정책으로 칭송을 받고 있긴 하나,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스노우플레이크 주식을 지금 사는 것보다 그냥 아마존 주식을 사는 게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으니 참고하는 게 좋겠다.
강현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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