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서피스 랩톱 고' 깜짝 공개, 70만 원대 수준급 가성비 제시

[비즈한국] 하드웨어 맛집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서피스 두 가지를 발표했다. 최근 서피스는 PC를 다양하게 해석하기도 하고, 제품 그 자체로도 완성도가 높아져 소비자들의 관심이 많은 제품군이다. 이번에 발표된 기기는 ‘서피스 랩톱 고’와 새로운 ‘서피스 프로 X’ 두 가지다.

‘서피스 고’가 서피스의 보급기에 대한 해석이었던 것처럼 ‘서피스 랩톱 고’는 서피스 랩톱의 새로운 해석이다. 가장 중요한 화면 크기는 12.4인치다. 고 브랜드가 붙지만 랩톱이라는 특성을 살려서 화면 크기는 큼직하다. 무게는 1.1kg이다. 프로세서는 인텔의 10세대 코어 i5-1035G1이 들어간다. 쿼드코어 프로세서로 꽤 좋은 성능을 내는 제품이다. 서피스 고와 해석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 여기에서 드러난다. 서피스 랩톱의 경험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도 그러니까 노트북으로서의 성능이라는 부분을 놓치지 않고, 가격을 낮추는 데에 집중한 제품이라는 해석에 설득력이 실린다.

서피스는 생체 보안 기능인 ‘윈도우 헬로’가 들어가는데 이 서피스 랩톱 고는 카메라 대신에 지문을 쓴다. 전원 버튼이 지문 인식 센서를 겸하는 것이다. 지문 센서가 아무래도 3D 카메라보다 저렴하고, 요즘처럼 마스크를 쓰는 상황에서는 지문이 더 빠르고 확실하기 때문에 요즘 지문 인식 방식이 재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소재는 윗판은 알루미늄, 아래는 폴리카보네이트다. 색깔은 세 가지인데 아이스블루, 플래티넘, 샌드스톤이다. 각각 푸른색, 은색, 금색이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해서 13시간을 쓸 수 있고, 단자는 USB-A와 C가 한 개씩 있다. 메모리는 기본이 4, 8GB이고, 기업용이나 교육용으로 커스텀해서 최대 16GB까지 선택할 수 있다. SSD는 64GB부터 256GB까지 나온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디스플레이인데, 해상도가 1536x1024 픽셀로 조금 낮은 편이다. 서피스 랩톱처럼 엄청나게 높은 해상도는 아니어도, 풀HD 디스플레이를 쓰지 않은 건 다소 의아한 대목이다.

가격은 549달러다. 환율과 세금을 더하면 국내에서도 70만원 정도의 가격을 기대해볼 수 있다. 서피스 랩톱 고는 중급기 정도의 노트북이지만 하지만 서피스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똑같이 다 갖추고 있다. 더 저렴한 중저가 노트북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서피스 랩톱 고는 서피스 랩톱과 거의 비슷한 느낌으로 쓸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품의 목적 자체가 싼 노트북이 아니라 윈도우10과 마이크로소프트365의 경험을 제대로 전달하려는 기기다. 한편으로는 윈도우를 정품으로 함께 구입하는 조건이라면 이 가격에 살 수 있는 비슷한 노트북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게 마이크로소프트의 무서운 점이기도 하다. 출시는 미국 기준으로 10월 13일이고 우리나라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ARM 기반 프로세서가 들어간 서피스 프로 X의 새 기기도 함께 공개됐다. 서피스 프로 X는 13인치 디스플레이 들어간 태블릿, 투인원(2 in 1) 방식의 서피스다. 애플이 ARM 프로세서로 대 전환을 이야기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해 조금은 조심스럽게 ARM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서피스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던 제품이다.

그리고 1년만에 그 두 번째 세대 제품이 공개됐다. 차이는 일단 프로세서에 있다. SQ2 프로세서가 들어가는데, 이 칩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퀄컴과 함께 개발한 칩이다. 완전한 독자 기술, 생산은 아니지만 범용 칩을 사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윈도우에 맞춰 최적화하는 칩을 따로 만드는 게 바로 이 ARM 기반 PC의 중요한 부분이다. ARM은 인텔 x86처럼 모든 것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특정 기능, 요소들에 대해서는 아주 빠르게 작동할 수 있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사실 반도체와 운영체제가 더 적극적으로 발을 맞춰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새 칩의 특징은 성능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는데 멀티태스킹과 그래픽 등 성능이 좋아졌다는 정도로 설명했다. 특히 그래픽이 SQ1이 아드레노 685로 가장 빠른 GPU를 썼는데 이걸 다시 업데이트한 아드레노 690이 들어간다. 이 역시 처음 공개된 GPU라 얼마나 좋아졌는지는 알 수 없다. 배터리 이용 시간은 15시간이다.

재미있는 건 이번에 서피스 프로 X가 업데이트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365도 기기에 맞춰 최적화가 됐다. 그러면서 팀즈 안에 아이콘택트 카메라 기능이 추가됐다. 눈을 실시간으로 합성해서 카메라와 눈을 마주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해주는 기능이다. 화상 회의를 진행할 때 화면을 보면서 이야기하면 카메라 입장에서는 시선이 아래로 깔리기 때문에 상대방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별 것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화상 회의를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공감, 교감 같은 부분이 아쉬워지는 일이 많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요즘 팀즈 업데이트에 아바타를 가상의 자리에 앉힌다거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등 공간에 혼자 있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약간 감성적인 부분의 요소들을 넣고 있다. 아이콘택트 카메라도 결국 눈을 마주치는 것으로 공감대를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게 기술적인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보는 듯하다. 그리고 이 기능은 모든 팀즈가 아니라 아직까지는 서피스 프로 X에서만 된다. x86에서 안될 기능은 아니겠지만 이런 실시간 이미지 처리에 SQ 칩을 최적화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좋은 소재라고 보는 듯하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반도체부터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까지 모두 ARM에 맞춰서 하나의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새 플랫폼에 대한 준비가 확실히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윈도우 환경은 아직까지 서드파티 PC 시장의 규모가 크고, 오래된 레거시(과거의 유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이걸 단숨에 중심으로 가져가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미래는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준비를 할 필요는 있다.

새 서피스 프로 X와 함께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인 비주얼 스튜디오 코드가 ARM에 최적화해서 업데이트됐다. 서피스 프로 X로 직접 개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 그리고 캐드, 포토샵을 만드는 어도비도 ARM 기반 윈도우용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인 셈이다. 새 기기의 발표는 사실 기계 그 자체의 개선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기기를 업데이트하는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새로운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생태계에 알리는 의미가 더 크다.

새 서피스 프로 X는 2세대라고 칭하지는 않는다. 이름은 ‘서피스 프로 X’ 그대로 쓰고, 이전 세대 제품도 함께 판매한다. 서피스 프로 X에 고급 라인업이 추가됐다고 보면 된다. 

파노스 파네이 총괄은 제품을 발표하며 PC의 새 의미를 언급했다. 초기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전이 책상마다 PC를 놓겠다는 것이었는데, ‘이제 윈도우 PC는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라는 말을 했다. 윈도우가 최고이고, 이것만이 컴퓨터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상 컴퓨팅 환경은 클라우드로 가고 있고 PC는 그 클라우드 세상으로 연결되는, 그 화면 자체가 하나의 윈도우 창이라는 의미로 읽어볼 수 있다. 컴퓨터의 의미가 또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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