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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경영시대] SK·한화·OCI, 신재생에너지가 후계수업 새 트렌드?

최태원 회장 장남 최인근 씨 SK E&S 입사…한화 김동관·OCI 이우현도 태양광 사업 주도

2020.09.24(Thu) 16:15:51

[비즈한국] 명실상부 3·4세 경영시대다. 건재한 2세대를 뒷배로 두고 이재용, 정의선 등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에 섰다. 대부분 계열사로 입사해 경영에 참여하며 승계 수업을 받는 형태다. 경영 전면에 나선 후계자부터 베일에 싸여 있는 후계자까지 구석구석 조명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아들 최인근 씨(25)가 SK E&S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최윤정 최민정, 두 누나가 일찍이 그룹 계열사 근무를 시작한 것과 달리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최 씨의 행보에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최태원 회장의 아들 최인근 씨는 1995년생으로 21일 SK그룹 자회사 SK E&S 전략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사진=SK그룹 제공


SK E&S 지주사 SK(주)​가 9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로, LNG·전력·집단에너지·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주로 추진한다. SK 측에 따르면 최인근 씨는 최근 수시채용 과정을 거쳐 9월 21일 SK E&S 전략기획팀으로 입사했다. 1995년생인 최 씨는 2014년 미국 브라운대학교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컨설팅 그룹에서 인턴십 과정을 밟았다.

#최태원 회장 세 자녀 모두 계열사 근무

일각에선 장남인 최인근 씨가 SK하이닉스나 SK이노베이션 같은 주력 계열사에 비해 외부에 덜 알려져 있는 기업으로 입사한 데 의문을 표한다.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씨(31)는 SK바이오팜에 근무했으며, 차녀 최민정 씨(29)는 SK하이닉스에 근무 중이다. 이런 이유로 세 자녀가 추후 바이오, 반도체, 에너지 부문을 각각 물려받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SK E&S 내부에서는 화석 연료 위주의 사업 모델을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최인근 씨의 ​경영능력을 시험하기에는 적합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최 씨가 SK E&S에 입사하게 된 배경에 대해 SK 측은 “본인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흐름을 따라 에너지 대응 방식이 급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에 향후 5년 내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인근 씨의 입사 배경에도 이런 부분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재벌가 후계자들이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쪽으로 관심을 보이는 데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에너지 대응 방식이 달라지는 세계적인 흐름과 무관치 않다.


한편 최태원 회장의 장녀 최윤정 씨는 2017년 SK바이오팜 전략팀에 입사해 선임매니저로 근무했다. 현재는 휴직 중이며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차녀 최민정 씨는 지난해 하반기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산하 INTRA 조직에 입사해 국제 업무 및 정책대응 업무를 맡고 있다. 세 자녀 모두 아직 ​지주사나 다른 계열사의 지분은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기준 SK(주)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회장으로, 지분율은 18.44%다. 

#한화·OCI 3세 신재생에너지로 경영능력 시험 

최인근 씨가 입사한 SK E&S는 이달 초 새만금에서 2.4GW 규모로 추진되는 수상태양광 발전사업의 일부 사업권을 따내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신재생에너지 파트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전개하고 있는 사업 부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부사장은 2010년 한화그룹 차장으로 입사해 태양광 기업인 한화솔라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 태양광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그간의 실적도 나쁘지 않다. 사내에서는 ‘태양광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해당 사업 부문의 흑자 전환과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우현 OCI 부회장도 태양광 부문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부친 이수영 OCI 회장 별세 후 회사를 이끌어왔으며, 태양광 산업부문을 맡아 2016부터 3년 연속 흑자를 냈다. 2019년 3월 부회장 자리에 올랐으며 OCI의 주요 사업 분야를 석탄화학에서 태양광으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왼쪽), 이우현 OCI 부회장도 태양광 부문에 승부를 걸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전환이 아직 과도기인 데다 올해 코로나19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이들 모두 경영 위기에 봉착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2018년 약 1억 달러를 투자한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최근 사기 의혹에 휩싸이며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 투자에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깊게 개입한 걸로 알려져 있다. 한화종합화학, 한화큐셀, 한화솔루션 등 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니콜라와 함께 수소 충전소용 태양광 발전 전력 공급 등 그룹 수소 사업을 함께할 계획도 세웠던 만큼 업계에서는 향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OCI그룹의 태양광 사업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OCI는 2020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016억 원, 영업손실 443억 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지난 7월 실적발표 후 진행한 간담회에서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군산공장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 중단,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공장(말레이시아) 이동제한 조치와 판매 감소, 공장 정기보수로 인한 고정비 증가 등을 꼽았다. 올 초 전 직원 희망퇴직 접수와 일부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상황을 부동산 개발, 제약·바이오 사업 확대 등 신사업으로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다. 

앞서의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경영수업을 시작하는 오너가 3·4세가 그룹 계열사 가운데서도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맡는 사례가 많다. 주요 계열사에 입사해 지주사에서 입지를 굳히는 그동안의 관행이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요즘엔 그룹 외부에서 전문성을 쌓고 입사해 능력을 인정받고 후계 구도를 그리는 방식도 늘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오너가 3·4세 투입은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베팅과 경영능력 검증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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