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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신약커녕 '임상' 소리에도 폭등 '제약주 주의보'

임상3상 돌입 극소수, 부정확한 정보에도 주가 요동…코로나 광풍에 묻지마 투자 주의보

2020.09.22(Tue) 15:30:13

[비즈한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8개월 넘게 이어지는 동안 주식시장에서는 단연 ‘제약주’가 주목받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들며 수혜주로 급부상했다. 치료제를 개발 중인 신풍제약은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0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해 ‘신풍제약 미스터리’라고도 불릴 정도다. 하지만 ‘뜬구름 잡기’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8개월 넘게 이어지는 동안 주식시장에서는 단연 ‘제약주’가 주목받았다. 을지로 KEB하나은행 외환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합주가, 코스닥 주가, 환율 등이 표시된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임상 승인받은 제약사 주가 상승률 확인해보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9월 21일 기준 19건(치료제 17건, 백신 2건)의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계획이 승인돼 진행 중이다. 이 중 공익 목적의 연구자 임상시험 5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제약사의 상업화 임상이다. 부광약품·엔지켐생명과학·신풍제약·종근당·크리스탈지노믹스·대웅제약·셀트리온(3건)·한국릴리·녹십자가 치료제를 개발 중이고, 제넥신은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관련 임상3상에 돌입한 기업은 셀트리온과 한국릴리를 제외하곤 없다.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항체치료제 후보물질 ‘CT-P59’에 대한 임상2상과 3상을 동시에 승인받았고,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는 그보다 앞선 7일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에 대한 국내 임상3상을 승인받았다. 나머지는 대개 2상에 머물러 있다. 임상1상은 안전성 및 투약량 측정, 2상은 약효 및 부작용 확인, 3상은 약효 및 장기적 안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다.

 

임상시험에는 대개 평균 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 기존 후보물질에서 효과를 찾아내는 ‘약물 재창출’ 방식을 취하는 기업이 많고 보건당국도 빠르게 승인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단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은 임상 환자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셀트리온(경증 또는 중증 코로나 감염 환자의 CT-P59 관련 2상, 3상)·녹십자·제넥신(치료제)·크리스탈지노믹스·종근당은 아직 임상이 승인만 완료된 상태고, 셀트리온(경증 환자의 CT-P59 1상)·대웅제약·제넥신(백신)·신풍제약·엔지켐생명과학·부광약품은 임상 대상자 모집을 끝내지 못한 상태다.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될지 확실치 않지만 일부 제약사의 주가는 이미 성공을 확신이라도 한 듯 치솟았다. 지난 5월 13일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의 임상2상 승인을 받은 후 현재(9월 21일)까지 신풍제약은 주가가 2만 100원에서 19만 3500원으로 올랐다. 상승률이 862.68%에 달한다. 첫 확진자 발생일 기준으로는 2610.08%다. 만성 췌장염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사용되는 카모스타트를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 중인 크리스탈지노믹스도 임상 승인일(7월 1일)보다 주가가 47.03% 뛰었다.

 

지난 5월 13일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사진)의 임상2상 승인을 받은 후 현재(9월 21일)까지 신풍제약은 주가가 2만 100원에서 19만 3500원으로 올랐다. 상승률이 862.68%에 달한다. 사진=신풍제약 홈페이지 캡처


다른 기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1월 20일 6만 9600원이던 엔지켐생명과학 주가는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날 7만 7900원을 기록했고, 지금은 11만 9500원까지 올랐다.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개발 중인 제넥신은 올 초 5만 원 대의 주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백신 임상을 승인받은 6월 11일 9만 3400원, 치료제 임상을 승인받은 8월 7일 12만 7300원, 현재는 15만 6500원으로 계속 올라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셀트리온과 녹십자, 대웅제약 등 대형제약사의 주가 상승률은 하락했다. 셀트리온은 진행 중인 네 건의 임상 중 처음으로 임상 승인을 받은 7월 17일 32만 8000원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현재는 27만 8500원으로 다소 하락했다. 혈장치료제를 개발 중인 녹십자는 임상을 승인받은 8월 20일(28만 3500원)보다 10.58% 내린 25만 3500원에 거래됐다. 카모스타트 성분으로 임상2상을 진행 중인 대웅제약의 주가도 임상 승인일인 7월 6일보다 1만 8500원 하락한 11만 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만 세 제약사는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을 기준으로는 각각 61.44%, 106.09%, -15.44%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보톡스 균주 진실공방에서 패해 마이너스를 기록한 대웅제약 외에는 모두 급등한 셈이다.

 

#동물실험 단계라 말만 해도 주가는 ‘출렁’

 

아직 후보물질 도출 단계이지만 코로나19 테마주로 묶여 수혜를 본 제약·바이오 기업도 적지 않다. 현재 유한양행·동화약품·한미약품·JW중외제약 등 대형 제약사부터 바이넥스·코미팜·아이진·셀리드·젬백스·테라젠이텍스 등 중소 제약사가 코로나19 관련주로 불린다. 동물 대상 실험에서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었다고 홍보하는 기업도 있고, 코로나19 관련 상표를 출원했다고 말하는 기업도 있다. 그런데 임상시험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기업 가운데에는 몇 달 후 신청이 반려됐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2014년 3월 설립된 중소 제약사 셀리버리다. 셀리버리는 중증 패혈증 치료제(iCP-NI)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지 연구 중으로, 지난 15일 해당 물질이 사이토카인폭풍 억제 효능이 있다는 동물시험 보고서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아직 정식 임상에 돌입하지 않은,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수준이지만 주식시장은 요동쳤다. 1월 20일 8만 1300원이던 셀리버리의 주가는 코로나19와 묶여 언급되기 시작한 3월 2일 7만 7500원으로 올라가더니 9월 21일에는 20만 1200원을 기록했다.

 

아직 후보물질 도출 단계이지만 코로나19 테마주로 묶여 수혜를 본 제약·바이오 기업도 적지 않다.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맞춤형 신약 개발을 중점적으로 하는 중견 제약사 테라젠이텍스는 ​지난 3월 ​자체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과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후보약물 발견은 전임상보다 앞선 ‘탐색연구’ 단계로, 신약 개발 과정의 가장 앞단에 자리한다. 이어 4월에는 코로나19 RNA(리보핵산)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1월 20일 8320원이던 주가는 3월 17일 7160원으로 소폭 떨어졌다가 4월 20일 1만 1100원으로 반등했다. 현재는 1만 3000원으로 올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미팜은 항암제로 개발 중이던 신약 후보물질 ‘파나픽스’를 코로나19 폐렴 진단 환자 100명에 적용하는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신청했다고 2월 26일 밝혔다. 발표 당일 1만 3500원이던 주가는 27일 1만 7550원, 28일 1만 9850원, 3월 2일에는 2만 1050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6월 식약처로부터 반려 처분을 받아 임상시험에 발을 떼지도 못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8일에는 이탈리아의약품청(AIFA)에 신청한 코로나19 폐렴 환자 대상 파나픽스 임상2·3상을 자진 취하했다고 공시했다. 9월 21일 코미팜의 종가는 1만 3400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특허 출원 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기업도 있다. ​젬백스앤카엘과 유틸렉스가 대표적이다. 지난 3월 30일 젬백스앤카엘은 신약 후보물질 GV1001의 코로나19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고, 유틸렉스는 3월 23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관련 2건의 미국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날을 기준으로 젬백스앤카엘의 주가는 5.26% 올랐고, 유틸렉스는 36%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휘둘리지 말 것을 당부한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정책팀장은 “환자의 치료권을 넓히려는 목적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사들이 있다면 물론 긍정적이다. 다만 정부가 우리나라 제약사가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방법이라고 홍보하고, 획기적인 치료제가 없어 자그마한 소식에도 상당히 높게 평가되는 상황을 제약사가 적극 활용하면서 부정확한 정보가 시장을 흔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협력해야 제대로 된 치료제가 나올 수 있는 감염병 상황에서 이러한 행태는 아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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