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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병' 다시 들여다보는 검찰, 맥도날드 운명은?

식품 전문 검사 투입…허위진술교사 등 의혹 추가되면서 처벌 가능성 높아져

2020.09.21(Mon) 10:17:59

[비즈한국] 맥도날드가 다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지난 2016년 9월 용혈성 요독 증후군, 일명 햄버거병 사건이 발생한 지 4년여 만이다. 이미 한 차례 검찰 수사를 통해 패티 납품업체 관계자는 기소됐지만 맥도날드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검찰은 다시 맥도날드의 처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건을 식품 전문 검사에게 배당하고 수사 자료를 다시 검토 중이다. 그 사이 맥도날드 측의 허위진술교사 의혹 등도 추가됐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16년 9월 용혈성 요독 증후군, 일명 햄버거병 사건이 발생한 지 4년여 만에 맥도날드가 다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번 수사에서 기소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처벌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박정훈 기자

 

#첫 수사에서는 피했지만, 드러난 추가 의혹들

 

햄버거병 사건은 2016년 9월, 4세 아이가 맥도날드 불고기 버거(해피밀)를 먹고 피가 섞인 설사를 하면서 알려졌다. 다른 4명의 아이도 같은 증상을 보여 부모들이 맥도날드 측을 고소했다. 당시 피해 아동 중에는 신장 기능을 90% 가까이 잃어 매일 10시간 가까이 투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맥도날드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햄버거 패티를 납품한 업체 임직원 3명만 기소했다. ‘맥도날드에 납품된 패티에서 장출형성 대장균에서만 배출되는 시가독소 유전자가 검출됐다’는 게 기소 이유였다. 그리고 맥도날드는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의혹은 계속 드러났다. 한국맥도날드 본사 소속 임원이 사건 발생 3개월 전인 2016년 6월, 소고기 패티를 공급하는 맥키코리아 측으로부터 “문제의 소고기 패티가 전국 10개 매장에서 15박스 발견됐다”는 메일을 받았으나 정부에는 “모두 소진돼 (문제의) 패티가 남아 있지 않다”고 허위보고 할 것을 내부에 지시한 정황이 검찰 압수수색 자료에서 드러난 것. 또 맥도날드는 1차 검찰 수사 때도 “문제의 패티를 모두 자체 수거해 폐기처분 했다”고 거짓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맥도날드는 2016년 한 해 동안 단 한 차례도 오염된 패티를 회수하거나 폐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당시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피해 아동들이 그대로 유통된 문제의 ‘패티’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패티 굽는 ‘온도’도 다시 쟁점

 

자연스레 검찰이 1차 수사에서 한국맥도날드에 면죄부를 준 주요 근거도 다시 수사가 불가피하다. 가장 큰 불기소 판단 근거는 장출혈성 대장균 사멸 온도. 1차 수사 당시 검찰은 ‘71.2℃는 해당 대장균이 사멸하기에 적절하다’는 전제하에 맥도날드 측의 조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국맥도날드가 내부 조리 규정으로 불고기 버거 패티의 심부온도를 71.2℃ 이상 되도록 조리해야 한다고 명시한 점, 그리고 사건 발생 당일인 2016년 9월 25일 불고기 버거 패티의 조리온도가 86.9℃였다는 해당 매장 내 기록 내용이 근거였다.

 

하지만 미국 농무부의 2010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출혈성 대장균이 배출한 시가독소는 장출혈성 대장균이 사멸한 이후에도 100℃에서 최소 5분간 가열해야 독소가 비활성화 한다”는 게 고소인 측의 주장이다. 시가독소에 오염됐을 경우 71.2℃ 이상으로 조리하더라도 인체 장기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86.9℃로 조리를 했더라도 당시 피해자들이 신장기능을 잃은 것은 ‘문제의 패티’가 그대로 유통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규정을 지켰다고 하더라도 ‘건강에 위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검찰 수사를 통해 입증될 경우, 1차 수사와 달리 맥도날드가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패티 적정 온도 확인과 같은 내용이) 수사에서 생략됐다”며 빠른 재수사를 촉구하는 등 정치권도 관심을 가지고 이 사안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맥도날드 사건을 전문 검사에게 배당했다는 것은 사건을 제대로 파헤쳐보겠다는 의지 아니겠냐”며 “지난해에는 코오롱 인보사 사건 등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가 이를 집중적으로 볼 수 없었다면 올해는 맥도날드 사건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로 봐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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