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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니콜라 사기 의혹, 한화 수소에너지 청사진 흐려지나

"수소배터리 기술 없다" 폭로 잇달아 수사 중…사실이면 한화 투자금 날리고 수소공급망 무산 위기

2020.09.18(Fri) 13:51:30

[비즈한국] ‘제2의 테슬라’로 기대를 모은 미국의 전기 트럭 회사 니콜라가 논란에 휩싸였다. 니콜라는 트럭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린 수소 배터리 기술로 기대를 모았으나, 기술의 실체가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니콜라에 거액을 투자한 한화 등 국내 기업들도 난처한 상황이다. 

 

‘제2의 테슬라’로 기대를 모은 미국의 전기 트럭 회사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니콜라가 내놓은 북미형 수소-전기트럭 니콜라 원(Nikola One). 사진=니콜라모터스 홈페이지

 

미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니콜라 주가는 17일(현지시각) 주당 33.83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6월 79달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아래로 급락한 것이다. 

 

니콜라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사기 의혹을 받으면서다. 미국의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리서치는 지난 10일 ‘니콜라: 수많은 거짓말로 미국의 가장 큰 완성차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법’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가 대규모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8년 공개한 ‘니콜라 원’의 주행 영상은 언덕에서 차를 굴려 달리는 것처럼 조작하는 등 실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게 골자다.

 

힌덴버그는 또 니콜라의 수소 생산·인프라 담당 임원 트래비스 밀턴은 건설 하도급업체 출신이라 전문성이 없으며, 수소연료전지 기술도 허풍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니콜라의 수소연료전지는 볼보 자회사 파워셀 에이비(Powercell AB)로부터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시트론 리서치도 니콜라가 주장하는 수소·전기차 기술은 ‘사기’라며 의혹을 키웠다. 

 

이런 주장에 니콜라는 반박 보고서를 내놨으나 해명이 석연치 않았다. “기어박스·배터리·인버터는 작동했으며, 영상 및 보고서에서 기능성 배터리와 기타 부품이 장착돼 있지만 자체 동력으로 추진한다고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혀서다. 조작 의혹을 사실상 일부 시인한 셈이다.

 

니콜라는 상장은 했지만 아직 기술의 실체를 드러내지 않았으며 트럭 판매도 개시하기 전이다. 니콜라의 첫 번째 상용화 제품은 2021년 말 출시할 예정이다. 

 

이런 의혹에 미 법무부와 연방검찰은 혐의 조사를 시작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조사에 합류했다. 미 법무부와 연방검찰·SEC가 함께 조사를 시작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형사소송에 이어 민사소송도 이어질 전망이다. 니콜라는 지난 6월 전기 및 수소 동력 세미트럭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으나, 미 연방검찰은 이 내용이 허위란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나선 상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트럭은 중량이 무겁기 때문에 수소배터리를 전력원으로 쓰려면 높은 출력과 장거리 운행, 에너지 공급의 안전성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 이 균형을 잡기는 무척 어렵다"고 지적했다. 

 

니콜라의 창업자이자 CEO인 트레버 밀턴. 사진=니콜라 페이스북

 ​

이에 니콜라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한화그룹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니콜라가 상장 폐지되면 대부분 투자금을 날릴 가능성이 있다.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11월 총 1억 달러(약 1178억 원)를 니콜라에 투자해 지분의 6.13%를 확보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사 GM도 니콜라 지분 11%를 갖고 있지만 잃을 것은 없다. GM은 투자 없이 니콜라에 제조 설비를 대여해주는 조건으로 지분을 받았다. 

 

또 니콜라의 사기 의혹이 현실로 밝혀질 경우 한화의 수소 공급사슬 구상이 무산될 수도 있다. 한화는 니콜라를 통해 수소충전소 운영권 확보 및 원료 공급 등 수소 생태계 진입을 기대해왔다. 수소사업 계획에 큰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니콜라 투자를 주도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김 부사장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다. 김 부사장은 평소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 미국의 지인으로부터 니콜라를 소개받아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화 관계자는 ”특별히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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