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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재정 중독' 이명박·박근혜 때와 비교해 보니

이명박 정부 본예산 증가율 연 6.57%, 박근혜 때 4.24%…문 정부 4년간 연 8.54%

2020.09.18(Fri) 11:15:17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을 이유로 7조8000억 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정부가 한 해 4차례 추경안을 편성한 것은 1961년 이래 5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2017년 일자리 확충을 이유로 11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내놓은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추경을 편성했다. 추경은 ‘국가재정법’에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변화 등 대내외에 중대 변화가 발생할 경우 편성할 수 있는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문제는 잦은 추경뿐 아니라 본예산을 역대 정부 중 가장 크게 늘려나가는 등 경제 성장을 정부 재정에만 의존하는 ‘재정 중독’ 현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본예산 자체를 대규모로 짜면서도 일자리 확충을 한다며 매년 추경까지 편성하는 등 정부 재정에 기대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와 같이 정부 재정 투입이 꼭 필요한 상황에 곳간을 걱정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언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본예산 증가율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이미 넘어섰다. 문재인 정부가 예산을 짠 2018년 본예산 규모는 428조 8000억 원으로 2017년(400조 5000억 원)보다 7.07% 증가했다. 2019년 본예산은 469조 6000억 원으로 증가율이 9.51%였으며, 올해 본예산은 이보다 9.09% 증가한 512조 3000억 원이었다.

 

내년 예산은 555조 8000억 원으로 증가율이 8.49%다.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본예산 연평균 증가율은 8.54%에 달한다. 본예산에는 문재인 정부 4년간 국회를 통과한 추경 예산 79조 6000억 원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4차 추경안이 정부 안대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 투입된 추경 규모는 87조 4000억 원에 달한다. 

 

문재인 정부의 본예산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명박 정부는 물론 박근혜 정부의 본예산 증가율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우 본예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과 2009년에는 대폭 늘었으나 이후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2008년 본예산은 257조 2000억 원으로 2007년(237조 1000억 원)에 비해 8.48% 증가했고, 2009년 본예산은 이보다 10.61% 늘어난 284조 5000억 원이었다.

 

하지만 2010년 본예산은 292조 8000억 원으로 증가율이 2.92%에 머물렀다. 2011년(309조 1000억 원)과 2012년(325조 4000억 원)에는 증가율이 각각 5.57%와 5.27%에 그쳤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5년 동안 연평균 본예산 증가율이 6.57%였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첫해인 2013년 본예산이 342조 원으로 5.10%의 증가율을 보였다. 2014년(355조 8000억 원)과 2015년(375조 4000억 원)에는 증가율이 각각 4.04%와 5.51%였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4년 차인 2016년 본예산 규모가 386조 4000억 원으로 증가율이 2.93%에 그쳤고,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400조 5000억 원)에는 증가율이 3.65%였다.

 

박근혜 정부의 연평균 본예산 증가율은 4.24%였다. 문재인 정부 본예산 증가율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투입된 추경 규모 역시 각각 33조 원과 40조 원으로 문재인 정부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재정 운용의 문제는 재정으로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재정 중독에 빠져 균형 재정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본예산 연평균 증가율이 6.57%였고, 총수입 연평균 증가율은 이보다 큰 7.48%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지출 증가율보다 수입 증가율을 높게 유지하면서 재정에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도록 관리해온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러한 균형 재정 기조는 유지됐다. 박근혜 정부는 본예산 연평균 증가율은 4.24%이었고, 총수입 연평균 증가율은 이보다 1.11%포인트 높은 5.36%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균형 재정 흐름이 무너졌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본예산 연평균 증가율은 8.54%였으나, 총수입 연평균 증가율은 6.27%에 그쳤다. 세입 증가율보다 지출 증가율이 2.27%포인트 높았다. 정부 곳간을 채우는 속도보다 곳간에서 돈을 빼내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에서 재정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경제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재정 중독 성향을 보이는 만큼 대선이 열리는 2022년도에 본예산이 대폭 늘어나면서 60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차기 정권에 엄청난 재정적 부담을 안겨주는 것을 물론 또 다른 위기 발생 시 대응 능력을 약화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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