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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년 넘은 SK실트론 공정위 조사 결론은?

내부거래 등에 힘입어 기업가치 제고, SK실트론 "기업공개 검토한 바 없다"

2020.09.05(Sat) 09:24:37

[비즈한국] SK실트론 출범과정에서 불거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익편취 혐의 조사가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안팎과 SK실트론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2018년 8월 기업집단국 소속 직원들을 SK그룹 등에 보내 현장조사를 시작한 이후 올 9월 현재 조사를 벌인 지 만 2년이 넘었다. 지금까지 공정위는 몇 차례 SK실트론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관계인들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주)SK실트론 구미사업장 전경. 사진=SK실트론


올 들어 공정위는 SK실트론 등에게 추가자료 등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큰 테두리 내에서 조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SK실트론 관계자는 “공정위로부터 관련 조사를 받았다. 다만 아직 조사 결과에 대한 통보는 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인 SK실트론은 2017년 SK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이후 매년 실적이 상승세를 타면서 기업공개(IPO·상장)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사익편취 의혹과 관련한 공정위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기업공개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사익편취 혐의 논란이 불거진 이유는 다음과 같다. LG그룹은 만성 실적부진에 시달리던 LG실트론을 2017년 8월 SK그룹에 매각했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2017년 8월 LG그룹 지주사 ㈜LG로부터 LG실트론 지분 51%를 6200억 원에 인수했다. 

 

최태원 회장은 그로부터 몇 개월 후 한투증권이 매입주체로 내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키스아이비제십육차와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체결하며 SK실트론 지분 19.4%를 인수했다. 삼성증권을 매입주체로 내세운 더블에스파트너쉽2017의2의 지분을 포함하면 최태원 회장의 SK실트론 지분은 29.4%에 달한다. 최 회장은 개인 최대주주다. 

 

총수익스왑이란 증권사 등이 투자자 대신 주식 등의 기초자산을 매입하고, 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이 투자자에게 귀속되고 증권사 등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파생금융상품형태를 말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고성준 기자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한투증권 등이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최태원 회장 개인에게 부당 대출했고, 그를 SK실트론 최대주주로 결론을 지으면서 공정위 조사로까지 확대됐다. 비상장사인 SK실트론은 최태원 회장의 지분으로 인해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되는 총수일가의 지분율(20%) 한도도 넘어섰다. 

 

SK㈜가 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해소하면서 실트론 잔여 지분 49%를 훨씬 싸게 사들일 수 있었음에도 19.6%만 매입하면서 회사기회 유용 혐의도 거론된다. 또한 SK가 인수할 당시 SK실트론이 2~3년 내 높은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됐음에도 최태원 회장과 인수 기회를 나눴다는 점에서 최대주주의 사익편취 논란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 SK 관계자는 “​SK㈜​는 특별결의 요건 이상의 SK실트론​ 지분을 확보한 만큼 재원을 다른 투자에 활용하는 것이 회사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기에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서지 않은 것”​이라면서 “​당시 중국 등 해외 투자자 지분 참여가 예상됨에 따라 최 회장이 반도체 산업 보호 의지로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LG실트론은 SK실트론으로 간판을 바꾼 이후 안정된 내부거래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고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연결기준 2018년 매출 1조 3461억 원, 영업이익 3803억 원으로 매출 1조 원을 사상 첫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 1조 5429억 원, 영업이익 3316억 원을 거뒀다. 

 

SK실트론은 매출의 70%를 삼성전자,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와의 장기계약 거래와 그 외 나머지 매출을 SK하이닉스 등 그룹 반도체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로 거두고 있다. 

 

SK실트론은 외형상으로는 언제든 기업공개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기 악화로 국내 IPO 시장이 침체돼 흥행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가 SK실트론을 상장할 경우 최태원 회장은 개인적으로 1조 원을 벌어들인 SK C&C 사례 때처럼 사익편취 논란에 시달릴 수 있다.

 

SK실트론 관계자는 “당사는 기업공개를 검토한 바 없다. 내부거래 비중보다는 삼성전자 등 대외 고객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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