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3일 호주 국방부는 호주 육군의 자주포 획득 사업인 ‘Land 8116’의 우선공급자로 한화디펜스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애초 지난주 발표가 예상되었지만 의제 조율로 인해 한 주 정도 시간이 더 걸렸다는 후문이다.
K9 자주포의 호주 수출 도전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0년 K9 자주포는 호주 육군 자주포 사업의 최종 우선협상대상 장비로 선정되었지만, 국내 사정으로 돌연 2012년에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한 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오히려 이 때의 경험이 K9 자주포 수출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방산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호주 정부의 제안서 평가와 가격 협상 등이 진행되면 내년 최종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호주 육군은 호주형 K9 자주포인 ‘AS9’ 30문과 탄약운반장갑차 15대 그리고 기타 지원 장비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호주정부는 총 1조 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군사전문매체에 따르면 AS9은 헌츠맨(Huntsman)이라는 별칭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헌츠맨은 덩치가 큰 거미라는 뜻으로 힘과 속도를 기반으로 돌아다니며 사냥하는 특성이 있다. 이밖에 AS9은 현지 생산시설을 구축해 만들어질 예정이다.
내년 계약이 성사되면 호주는 해외에서 K9 자주포를 사용하는 7번째 나라가 된다. 지난 2001년 터키 수출을 시작으로 K9 자주포는 세계적인 자주포로 성장하게 된다. 이러한 K9 자주포의 수출 성공에는 세 가지 비결이 꼽힌다. 우선 우리 육군에서 K9 자주포는 1000여대 넘게 운용 중이다. 이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가질 수 있었고, 특히 운용유지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게 됐다. 반면 K9의 경쟁상대인 독일의 PzH 2000 자주포는, 국내 및 해외수출 물량을 포함해도 300여대에 불과하다.
또한 실전경험을 가진 몇 안 되는 자주포이다. 지난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북한군의 포탄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K9 자주포는 승무원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마지막으로 K9 자주포는 개발 당시부터 미군 표준으로 만들어졌다. 유럽에 수출된 K9 자주포는 나토 즉 북대서양조약기구 표준까지 적용되었다. 이 때문에 미국의 동맹국과 나토 회원국 군대가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부 단점도 존재한다. 육군이 사용하는 K9 자주포의 경우 우리나라가 만든 BTCS 즉 포병사격 지휘통제체계를 사용한다, 하지만 BTCS는 나토 및 미군의 사격지휘체계와 데이터 호환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수출형 K9 자주포의 경우 다른 나라가 만든 사격지휘체계를 사용한다. 호주 육군이 사용하게 될 AS9도 이러한 문제 때문에, 노르웨이 콩스버그사가 만든 오딘 화력지원체계를 장착할 예정이다.
이밖에 K9 자주포는 아직까지 스마트포탄 운용능력이 없다. 우리 육군이 스마트포탄을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포탄이란 일반포탄과 달리 유도장치가 장착된 포탄으로, 단 한발로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 반면 경쟁상대인 독일의 PzH 2000과 미국의 M109 계열 자주포는 미육군이 사용 중인 M982 엑스칼리버 스마트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K9 자주포의 수출 촉진을 위해서 사격지휘체계의 개선과 스마트포탄의 운용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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