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앰배서더호텔그룹을 운영하는 (주)서한사가 3월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민영호텔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을 담보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 비즈한국을 통해 뒤늦게 확인됐다. 호텔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게 없어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게 없다”고 답해 향후 사용처에 관심이 쏠린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민영호텔이다. 1955년 문을 연 금수장호텔이 모태다. 1965년 호텔 이름을 앰배서더호텔로 바꿨다. 이후 여러 차례 증축과 리모델링을 통해 2008년 413실 규모의 특1급 호텔로 탄생했다. 현재는 한국관광공사의 호텔업 등급결정사업에 따라 5성급 호텔로 분류돼 있다.
올해 1월 26일 새벽 호텔 지하 1층 알람 밸브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호텔 전 층으로 연기가 확산해 투숙객과 직원 등 6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객실 영업과 올해 예정됐던 예식 일정 등이 모두 중단되는 등 재산 피해는 피할 수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화재 약 2개월 후인 3월 서한사가 이 호텔을 담보로 근저당권을 설정했다는 점.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서한사는 3월 19일 한국산업은행과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체결했다. 채권최고액은 600억 원. 통상적으로 채권최고액은 실제 채권보다 20~30% 높게 설정되므로, 서한사가 최소 420억 원 가량 대출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서한사가 호텔 화재 이후 보상금 마련이나 리모델링 비용 등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근저당권 설정 계약을 맺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4월 말부터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이 리모델링에만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한사의 2019년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액은 약 160억 원이다. 현실적으로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호텔 측은 대출 목적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호텔 관계자는 “화재 관련 정확한 손실금이나 보상금이 확정되지 않았다. 리모델링 역시 이제 방향을 잡고 있는 터라 정확하게 얼마가 들고 어디에 써야 할지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재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실상 올해 영업은 어려우므로 서두르지 않는다는 게 내부 방침이다. 그만큼 제대로 준비해 방문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호텔은 외부와 내부 인테리어 전면이 수리될 예정이다. 이번 리모델링은 2001년 외장 리모델링 공사 후 20여 년 만이다. 시공사는 쌍용건설이 맡았다. 쌍용건설은 20년 전에도 이 호텔 리모델링에 참여했다. 호텔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이미 한 차례 리모델링을 한 경험이 있기에 내부 구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터다. 우리 호텔뿐만 아니라 타 호텔 리모델링 사업도 여러 차례 진행한 터라 굳이 다른 건설사와 다시 계약을 맺을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박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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