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단독] '거리두기 2.5단계 무색' 몽클레르 한정판 판매 현장

개점 전 다닥다닥 대기, 개점 후 사방에서 우르르 몰려 경찰 출동…몽클레르 "미처 예측 못 했다"

2020.09.01(Tue) 12:48:41

[비즈한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이탈리아 의류브랜드 몽클레르(MONCLER)가 한정판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선착순으로 판매해 논란이 예상된다. 

 

몽클레르가 1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컨버스와 협업한 한정판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몰리면서 현장 통제가 안 돼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박찬웅 기자


몽클레르는 1일 스니커즈 브랜드 컨버스와 함께 만든 ‘척 70’을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를 포함한 일부 백화점 입점 부티크에서 판매했다. 척 70 제품은 ‘몽클레르 지니어스 2020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7 몽클레르 프래그먼트’와 ‘컨버스’가 함께하는 첫 번째 협업 제품이다. 

 

이 제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정판이기 때문. 몽클레르가 준비한 제품 수량은 총 200켤레. 하지만 VIP 고객에게 약 100켤레를 사전 예약으로 받은 터라 실제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은 극소수였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몽클레르 매장 직원은 31일 “일주일 전부터 문의 전화가 굉장히 많이 왔다. 오늘(8월 31일)도 전화 응대만 하는 직원을 따로 둘 정도다. 생각보다 많은 고객이 방문할 것 같다. 수량이 적은 탓에 모든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몽클레르 본사 관계자는 “정부의 지침에 따르기 위해 하루 전 매장에 열 체크, 마스크 착용 등을 당부했다. 추가로 번호표를 만들어 고객이 오래 서서 기다리는 일이 없도록 매장에 안내를 했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 중인 가운데,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현대백화점 판교점 앞에서 몽클레르 한정판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판매 당일인 1일, 비즈한국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찾았다. 백화점 개점 시간은 10시 30분이지만, 1시간 전부터 수십여 명의 인원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었다. 몽클레르 직원이나 백화점 안내 요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안내가 없었던 까닭에 사람들은 다닥다닥 붙어 일렬로 앉아있었다. 대기 인원 중 한 명은 취재를 의식한 듯 “찍지 마세요”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기자가 사진을 몇 장 더 찍으려 하자 사람들은 앞뒤 간격 1m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백화점 개점 시간이 될 때까지 현장을 통제하는 백화점 직원이나 몽클레르 관계자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더 큰 문제는 개점 후 발생했다. 백화점 입구가 하나가 아닌 까닭에 다른 입구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이 백화점이 문을 열자마자 우르르 몽클레르 매장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개점 전에 들어온 백화점 아르바이트생이 선두 그룹에 서기도 했다. 1번 게이트에서 입장한 고객들과 다른 게이트로 입장한 사람들이 매장 앞에서 두 줄로 나뉘어 대치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몽클레르 직원들은 몹시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안내 요원을 2명이나 투입했지만 달려드는 사람들을 통제하기는 어려웠다. 1번 게이트에서 줄을 서던 사람들은 “안내 요원의 지시에 따라 줄을 서서 기다린 것”이라고 주장했고, 반대편 사람들은 “그런 게 어디 있느냐 매장에 먼저 온 순서대로 구매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직원들이 중재에 나섰지만 다툼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고, 경찰까지 출동했다.

 

몽클레르의 한정판 제품 구매를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박찬웅 기자


개점 한 시간이 지나서도 ​상황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몽클레르 매장 직원들이 통제실로 올라가 각 게이트에서 가장 먼저 입장한 인원들을 CCTV로 일일이 확인한 끝에 상황이 종료됐다. 직원들은 준비한 제품 수량에 맞춰 사람들을 재배치한 후 번호표를 배부했다. 뒤쪽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제품도 구경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몽클레르 본사 관계자는 “준비한 제품 수량이 극소수였고, 매장에도 충분히 지시한 터라 이 같은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 매장 직원들도 속수무책이었다고 한다. 앞으로는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적절히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협력사가 진행하는 프로모션에 대해서 백화점이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협력사와 협의해 번호표 배부, 2미터 이상 거리 유지 등 방역 활동에 최우선을 두고 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핫클릭]

· '집행정지도 기각' 췌장암 신약 허가취소 삼성제약 돌파구는?
· 라임펀드 '100% 원금반환'에 옵티머스 연루 NH투자증권 '어쩌나'
· [3·4세 경영시대] 아모레퍼시픽 실적 부진, 서민정 승계에 어떤 영향?
· 세계 최고높이 체험,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에 안전규제가 없다고?
· [인터뷰] '중소 배달앱이 배민과 싸우는 법' 송효찬 허니비즈 COO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