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8월 25일 중국 국방부는 우첸(吳謙)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군 U-2기가 중국군이 실 사격 훈련을 벌이고 있는 북부전구 비행금지구역에 무단 침입해 정상적인 훈련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했다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최근 미・중 간에 군사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중국군의 5대 전구 중 하나인 북부전구에서는 최고의 전비태세를 갖추고 소속된 육해공군이 다양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산둥성 동부에 있는 칭다오 인근 해상과 중국 랴오둥반도와 산둥반도로 둘러싸인 보하이만에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중국해군이 대규모 실탄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이 와중에 U-2 정찰기가 훈련 현장에 나타난 상황이다.
이렇게만 보면 요즘 들어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남중국해, 대만해협, 동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중 간에 군사갈등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상당하다. 왜냐하면 문제가 된 U-2 정찰기가 우리나라의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출격했기 때문이다. 오산 미 공군기지에는 U-2 정찰기 수 기가 배치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75년부터 우리나라에 전개를 시작한 U-2는 고고도 정찰기로 유명하다.
U-2 정찰기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배치되어 있다. 특히 U-2 정찰기는 매일 한 차례 비무장지대 인근 상공을 비행하면서 북한군의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 이런 정찰기가 대북감시 임무가 아닌 중국군 훈련 정찰에 투입된 이례적 상황이다. 그 동안 미중 군사갈등에 동원된 미군 전력은 대부분 주변국인 일본 혹은 미 본토에서 전개한 세력들이었다.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에 배치된 미군 전력이 미중 군사갈등에 끼어든 첫 사례가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U-2 정찰기 출격은 미국이 그 동안 강조해온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란 한반도 억지력 차원에서 전력을 운용해왔던 주한미군의 임무와 역할이 역내 분쟁지역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U-2 정찰기와 함께 오산에 배치된 주한미군 소속 A-10 공격기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3000여㎞ 떨어진 태평양 북마리아나 제도에서 훈련을 하고 복귀했다.
‘탱크킬러’로 알려진 A-10 공격기가 KTO(Korean Theater of Operations)즉 한국작전전구를 벋어나 다른 아태지역에서 훈련을 실시한 것. 이러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은 우리에게 ‘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미중간의 군사갈등이 분쟁으로 발발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력의 일부가 분쟁지역으로 투입될 경우, 우리가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된 움직임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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