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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김세호의 결단, 마스크는 쌍방울을 구할 수 있을까

브랜드 노후화 및 매출 악화 돌파구로 마스크 '낙점'…시장 포화 및 지속성 우려도 공존

2020.08.27(Thu) 17:56:14

[비즈한국] 경영난에 시달리던 쌍방울이 김세호 대표 체제 이후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가 선택한 돌파구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급증한 마스크 사업. 하지만 관련 업계 및 증권가에선 쌍방울의 마스크 중심 사업 재편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김세호 쌍방울 대표는 42세의 젊은 나이로 지난 4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쌍방울 창립 이래 최연소 대표다. 지난해 6월 차장에서 부사장으로 파격 승진한 지 불과 10개월 만의 일이다. 2003년 공채 출신으로 입사한 지 18년 만에 회사의 총 책임자가 됐다.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깜짝 인사지만 마냥 축하할 만한 일은 아니다. 쌍방울의 경영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김세호 쌍방울 대표는 지난 4월 대표로 선임된 이후 MBC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가 된 것에 대한 부담감과 각오를 밝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사진=MBC ‘유 퀴즈 온 더 블록’ 방송 캡처

 

위기 징후는 당장 실적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1000억 원이 붕괴했다. ​지난해 쌍방울의 매출액은 965억 4347만 원으로 전년 1016억 원 대비 5% 정도 감소했다. 수익성도 다시 악화되는 양상이다. 2018년 흑자로 돌아섰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다시 103억 4232만 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순손익도 364억 원의 당기순손실로 집계되며 2개년 연속 적자행진이다.​

 

​지난 4월 ​한국신용평가는 쌍방울의 신용등급(BB-)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향 원인으로는 속옷 업계의 경쟁 심화와 쌍방울의 브랜드 이미지 노후화가 꼽혔다. 실제 본원 사업인 내의 사업부문은 경쟁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2018~2019년 내의 부문 신규 매출은 연 평균 6% 감소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15%나 줄어 감소폭이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김 대표는 쌍방울의 경영난에 대한 돌파구를 마스크 사업에서 찾았다. 지난 6월에는 계열사 비비안, 나노스, 미래산업 대표들과 함께 광고에 등장해 마스크 부분 경쟁력 제고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왔다. 광고 2개월 후 지오영에 708억 원 규모의 마스크를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지난해 매출의 73.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계약기간은 2020년 8월 4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1년 단기 계약이다. 이 점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달 진행한 유상증자 실권주 청약공모에서 1조 1854억 원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쌍방울이 공개한 마스크 광고의 한 장면. 김 대표를 포함 계열사 대표들이 직접 등장해 B급 감성이 물씬 풍기는 광고를 제작했다. 사진=쌍방울 유튜브 동영상 캡처

 

그러나 쌍방울의 기업 역량을 마스크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한 덕분에 지오영과의 마스크 공급 계약에 성공했지만 1년 단기 계약에 그쳐 재계약으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마스크를 생산하는 쌍방울이 제대로 마진율을 확보했을지도 의문이다. OEM 방식의 생산은 제조업자가 원천 기술이 없어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낮다. 

 

또 생산업체 증가 등으로 생산 물량이 급증한 마스크 시장 자체에 ‘틈새’가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1월 말 기준 137개 사였던 마스크 생산업체는 현재 396개 사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에도 마스크 공급이 충분한 까닭이다.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마스크 수요가 감소하면 마스크 생산 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 쌍방울에 그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쌍방울은 마스크 생산 투자를 계속 늘릴 방침이다. 전북 익산 지역에 마스크 공장 설비를 갖추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로 모인 자금 565억 원 가운데 129억 원을 연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인력도 충원할 계획이다. 

 

일단 연간 마스크 생산량 4억 장 달성 목표는 순조롭게 이룰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어서다. 최근 국내 마스크 주간 생산량이 2억 장을 돌파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쌍방울이 수요와 공급의 변동성을 극복할지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쌍방울 관계자는 “본원 사업인 내의 사업의 경우 오프라인 유통뿐 아니라 온라인 유통채널을 강화해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사업은​ 기존의 OEM 방식이 아니라 직접 생산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안정적으로 시장에 마스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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