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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소 배달앱이 배민과 싸우는 법' 송효찬 허니비즈 COO

중소앱 '띵동' 2% 수수료와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으로 차별화 "연내 1% 이상 점유율 확보 목표"

2020.08.27(Thu) 16:25:55

[비즈한국]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이 연일 화제다. 시장의 90%를 점유 중인 대형 배달앱들이 펼치는 수 싸움도 관심사지만, 시장 점유율 1% 확보를 위해 힘쓰는 중소형 배달앱들의 고군분투도 눈에 띈다. 

 

중소형 배달앱들의 주 무기는 ‘착한 수수료’와 ‘지역화폐 연동’이다. 허니비즈가 운영하는 ‘띵동’은 두 무기를 잘 활용하는 배달앱 중 하나로 꼽힌다. 2012년 사업을 시작한 허니비즈는 서울 강남·서초구 일대에서 기틀을 다졌고 현재는 전국 단위로 배달 대행업체들과 협업해 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띵동의 중개 수수료는 2%다. 10%대를 웃도는 대형 배달앱의 중개 수수료에 비하면 파격 할인인 셈이다. 여기에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을 앱에 연동해 새로운 소비자 유입 경로도 마련 중이다. 서울시가 9월 출시할 공공 배달앱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가한 16개 배달앱 중 가장 먼저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고, 상용화에 성공했다. 

 

“배달앱은 중개 플랫폼 그 이상의 가치를 지녀야 한다. 앞으로 배달 중개 플랫폼은 가맹점주, 소비자, 배달 기사뿐만 아니라 지자체까지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제반 장치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송효찬 허니비즈 최고운영책임자(COO)로부터 중소형 배달앱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들었다. 

 

송효찬 허니비즈 COO. 그의 목표는 소상공인, 소비자, 배달 기사, 플랫폼 사업자 모두가 상생하는 배달앱 시장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사진=임준선 기자


Q. 배달의민족, 요기요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다. 띵동은 배달의민족과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A. 전국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배달의민족, 요기요와는 다르게 띵동은 서울 강남·서초구에서 사업을 집중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만 중개하는 두 업체와 띵동은 사업 목적이 달랐다. 띵동은 고객 맞춤형 배달이 주된 서비스였다. 가령 한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가 배달 기사에게 “오는 길에 다른 음식점에서 주문한 음식도 같이 배달해달라”고 하는, 이른바 합배송이 가능하다. 약, 렌즈, 화장품을 배달 기사가 대신 사다 준다든지, 형광등 교체, 대신 줄 서주기와 같은 심부름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강남·서초구민들에게 꽤 인기 있는 서비스였다고 자부한다. 

 

Q. 강남·서초구에 집중한 이유는 무엇인가.

 

A.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다 보니 아무래도 기술적 문제들과 고객 응대 부분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9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 밑거름을 바탕으로 이제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Q. 띵동이 내실을 다지는 사이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이 있는가. 

 

A. 인정한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사업 초반 공격적으로 시장을 확장한 결과다.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두 업체는 쉽게 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었다. 소상공인들은 습관처럼 두 업체에 입점하고,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두 업체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세상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재 배달앱 시장의 생태계는 심하게 왜곡됐다. 소상공인들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부과하는 광고비와 수수료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2만 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았을 때 소상공인이 순수익으로 2000원을 가져가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그런데도 플랫폼 사업자들은 본인들이 소상공인들의 매출과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줬다고 자부하고 있다. 띵동은 가장 먼저 이 악순환을 끊으려 한다. 소상공인들에게 중개 수수료를 2%만 받기로 한 이유다. 

 

송효찬 COO는 “대형 배달앱들의 독과점으로부터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면 플랫폼과 소상공인, 그리고 소비자와 정부, 지자체가 모두 함께 상생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Q. 대형 배달앱들의 수수료가 10%대를 웃돈다. 2% 수수료로는 사업 유지가 쉽지 않을 듯하다.

 

A.  배달앱 서비스는 타 플랫폼 사업보다 어렵다. 날마다 쏟아지는 수백, 수천 건의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조직 규모와 노하우,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우리는 9년이라는 시간 동안 플랫폼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더 이상 플랫폼에 투자할 내용이 없을 만큼 배달 분야에서 수많은 문제에 대응했다.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고정비용이 증가하는 단계가 지난 것이다. 그 결과 2%의 중개 수수료로도 충분히 띵동도 먹고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시장 반응도 좋다. 지역 상인회, 번영회가 대형 배달업체와의 가맹을 중단하고 띵동에 입점하고 있는 사례도 꽤 나왔다. 

 

Q. 그렇다 해도 소비자들이 띵동을 이용하지 않으면 소상공인들이 떠나는 건 시간문제다. 

 

A. 알고 있다. 그렇다고 타 배달앱처럼 소비자들에게 무분별하게 할인 쿠폰을 제공하진 않을 것이다. 할인 쿠폰 발급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대부분 소상공인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띵동은 소상공인들이 직접 마케팅을 하게 해 그 부담을 덜 계획이다. 단골 회원이나 휴면 회원에 대한 정보를 소상공인에게 제공해 마케팅을 장려할 생각이다. 또 마감 시간에 남는 빵을 몰아서 할인 판매할 수 있는 ‘타임 세일’ 서비스 등 소상공인 본인들이 원하는 마케팅을 펼치게 할 예정이다. 회원들은 알림 기능을 통해 할인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지역화폐 연동이다. 지역화폐의 가장 큰 문제는 사용처가 적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이 배달앱에서 지역화폐를 사용하게 한다면 사용처가 꽤 늘어날 것이다. 지역화폐는 정가보다 7~15% 저렴하게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주문 전부터 할인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연말에는 지역화폐 이용 금액에 따라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띵동의 현실적인 목표는 연내 시장 점유율 1%를 확보하는 것이다. 송효찬 COO는 “독과점 구조는 다른 대안이 없을 때 주로 나오는 것”이라며 “더 좋은 대안이 나온다면 이 구조는 얼마든지 깨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Q.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 분야에선 띵동이 가장 앞서있나.  

 

A. 서울시 공공 배달앱인 ‘제로배달 유니온’에서도 참가 업체 16곳 중 가장 먼저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9월 출범할 예정이지만, 띵동은 이미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을 상용화했다. 특별히 마케팅을 펼치지 않았는데도 소비자들이 지역화폐로 음식을 주문한 사례가 늘고 있다. 지자체 예산 없이도 이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타 지자체에서 협업 요청이 늘고 있는 이유다. 

 

Q. 향후 대형 배달앱이 이 분야에 뛰어들 가능성은 없나. 

 

A. 없다. 지역화폐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지자체와의 협업이 필요하다. 지자체가 공공 배달앱 사업을 추진하거나 중소형 배달앱과 사업을 하려했던 건 대형 배달앱이 소상공인에 부과하는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특히 서울시는 제로배달 유니온을 통해 배달앱 시장의 독과점 형태를 개선하기를 희망한다. 또 지자체와의 협업에는 수수료율 5% 미만이 필수조건이다. 대형 배달앱은 지분 관계가 복잡해 수수료를 하루 아침에 낮출 수 없을 것이다. 

 

Q. 착한 수수료와 지자체와의 협업이 중소형 배달앱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키포인트가 될 것 같다. 띵동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A. 대형 배달앱들이 자금력을 앞세워 제로섬 게임을 하는 시장에서 중소형 배달앱들이 살아남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열심히 해도 배달의민족 점유율의 50%를 차지할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띵동의 현실적인 목표는 연내 시장 점유율 1% 확보다. 조금씩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면서 지자체, 소비자, 소상공인들과의 협업에 집중할 생각이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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