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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 배달앱 '제로배달 유니온'을 향한 기대와 우려

가맹점엔 낮은 수수료, 소비자엔 할인 혜택…중소 배달앱끼리 내부 경쟁 우려도

2020.08.20(Thu) 14:41:26

[비즈한국] 9월 출시되는 서울시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제로배달 유니온’​을 두고 벌써부터 여러 전망이 나온다. 낮은 수수료와 할인 정책 같은 장점이 있는 반면, 가맹점 확보를 위한 중소 배달앱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배달앱마다 전략이 다르고, 홍보·마케팅을 통해 앱 간 경쟁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자 서울시가 마련한 이른바 ‘배달앱 연합’이다. 출시일은 9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제로배달 유니온에는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통해 사업에 참여한 배달앱 10개 사와 추가 공모를 통해 선발한 6개의 배달앱이 합류한 상태다. 서울시는 현재 가맹점 확보에 몰두하고 있다. 제로페이 가맹점에 선제적으로 가입을 권유하며, 소상공인단체별 회원사에도 가입을 안내하고 있다. 지역신용보증재단 등과 연계한 소상공인이라면 가맹비와 교육비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6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로페이 기반의 제로배달 유니온 협약 및 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제로배달 유니온을 통해 가맹점이 부담하는 중개 수수료율을 2%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 인프라를 활용해 7만~10만 원 수준인 가맹점 모집 비용을 없애고, 제로페이를 통해 가맹점들의 홍보·마케팅 지원을 통해 수수료를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로배달 유니온에 합류한 배달앱에는 ‘지역사랑상품권 결제 시스템’ 구축이 필수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가맹점의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상품권 결제 시스템을 마련한 배달앱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6개 사가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1차(9월)와 2차(11월)로 나눠 서비스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품권 결제 시스템은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상품권을 7~15%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결제 시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서비스 초기에 소비자에게 상품권 결제 시 10% 할인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보조금으로 5억 원을 확보해뒀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로배달 유니온 이용자가 상품권으로 결제할 경우 하루 2000원, 월 5만 원 한도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로배달 유니온에는 총 16개 배달앱이 참여했다. 자료=서울시 제공


그러나 제로배달 유니온에 대한 우려도 있다. 소상공인들이 제로배달 유니온 가맹점으로 합류하려면 직접 함께 일할 배달앱을 선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배달앱 관계자들은 가맹점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서울시가 당초 10개 회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그런데 추가로 공모를 받더니 6개 회사가 추가로 투입됐다”며 “사업에 참여한 배달업체 모두의 시장 점유율을 더해도 5%가 채 안 될 텐데, 가맹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우리끼리 경쟁해야 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상품권 결제 시스템 구축도 문제다. 배달앱마다 회사 규모에 차이가 있다 보니 시스템 구축 시간에 차이가 생길 것이다. 결제 시스템을 먼저 마련한 배달앱들이 1차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가맹점과 소비자를 선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수 있다. 배달앱 시장은 시장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이름만 ‘연합’이고 실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기우에 불과하다. 배달업이라는 큰 틀에서는 16개 사의 사업 목적이 같지만, 배달 품목, 지역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제로배달 유니온을 통해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도 “다만 서울시는 지속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통해 배달앱 관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도 해결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사업은 굉장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업계에서 오래도록 일해온 이들도 어려워하는 사업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쉽게 나서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이 사업을 하려 한다면 지자체에서 이 앱만 들여다볼 수 있는 인원들로 전담팀을 꾸려야 한다. 가맹점, 민간 배달앱, 고객들의 요구 사항을 빠르게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주를 맡긴다든지, 어쩌다 한 번씩 업데이트할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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