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 고의 후속작 서피스 고2를 출시했다. 서피스 고 시리즈는 이름처럼 외부에 가지고 나가기 좋은 제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출시 시기가 좋지는 않다. 하지만 간혹 밖에 나갈 때라도 가벼운 제품이 좋다. 오래된 실내 생활로 인해 근손실이 많아졌을 테니까. 서피스 고2의 무게는 스펙상 544g으로 가볍다. 태블릿 정도 무게다. 우리가 고를 수 있는 가장 가벼운 윈도우 노트북 중에 하나다. 이 제품은 어느 정도의 성능과 어떤 쓰임새를 가지고 있을까? 리뷰를 통해 알아보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 시리즈를 꾸준히 내놓고 있는데 신버전이 나와도 디자인 변화가 거의 없다. 그만큼 하드웨어 디자인은 완성형에 가깝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이번 서피스 고2 역시 디자인 변화가 거의 없다. 크기가 175 x 243 x 8.3mm로 전작과 완전히 동일하다. 전작과 동시에 두고 외형 디자인의 변화를 세세히 찾아봤는데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화면 사이즈는 살짝 차이가 있다. 제품 크기는 같지만 베젤이 살짝 줄어들며 10인치에서 10.5인치로 살짝 커졌다. 기존 제품은 베젤이 지나치게 두꺼웠는데 이번에는 지나친 정도는 아니다. 그냥 두껍다.
무게는 배터리 용량이 살짝 늘어나면서 스펙상 522g에서 544g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전용 액세서리인 타입커버(키보드)를 합치면 약 788g의 무게다. 마그네슘 바디 재질과 색상, 두께 등도 전작과 완전히 동일하다. 카메라도 전면 500만 화소, 후면 800만 화소가 변함이 없다.
포트도 동일하다. USB타입C 1개와 3.5mm 이어폰 잭만 지원한다. 후면에는 마이크로 SD카드 슬롯을 지원해 메모리를 옮기기 좋다. LTE 모델은 측면에 LTE슬롯이 추가돼 있다. 후면 킥 스탠드의 형태도 여전히 같다. 리뷰의 대부분을 ‘같다’만 반복하고 있어 죄책감이 들 정도다.
드디어 다른 부분을 소개할 차례다. 디스플레이는 10.5인치 터치디스플레이다. 3:2 비율로 문서 등을 보기 좋은 비율이다. 지난 모델은 10인치였는데 0.5인치가 확장됐다. 해상도도 달라졌다. 지난 모델은 1800x1200 해상도였는데 이번에는 풀HD로 살짝 더 세밀 해졌다. 하지만 눈으로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화면 밝기는 350칸델라로 최근 아웃도어 노트북에 비해서는 좀 떨어지는 사양이다. 밝은 햇빛 아래에서는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색재현성은 평균 수준이다. 색감이 화려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이 제품의 용도는 업무용에 가깝기 때문에 눈이 덜 피로한 이런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디스플레이가 달라지면서 서피스 펜의 사용 감도도 미세하게 나아진 것이 느껴진다. 더 민감하게 작동하고 시차도 느낄 수 없다.
성능 부분은 변화가 크다. 프로세서가 일반 모델과 나름 고성능 모델로 나뉘었다. 4425Y 모델은 기존 모델에 쓰였던 인텔 4415Y 프로세서의 후속 프로세서다. 이 모델은 큰 성능 차이는 느낄 수 없다. 반면 새로 추가된 인텔 코어 M3-8100Y 프로세서는 성능이 꽤 향상됐다. 기존 모델은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리는 게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로 힘들었는데 이번 제품은 그래도 적당한 수준의 성능이 나온다. 특히 터보부스트를 지원하므로 포토샵 작업이나 게임도 살짝 즐길 수 있다.
긱벤치4 점수는 3768점, 멀티코어는 6765점이 나왔고 일반적인 업무 환경을 평가하는 PC마크8에서 ‘홈’ 부분 점수는 3120점이다. 이 정도면 인텔 코어 i3 노트북과 큰 차이가 없다. 크리스탈 마크는 읽기 1775점, 쓰기는 839점이 나왔다. 읽기, 쓰기 속도도 평균 수준이다. 실제 사용시에도 지난 모델에 비해 훨씬 더 쾌적한 사용이 가능하다. 롤 정도의 게임도 옵션만 낮추면 구동이 가능할 정도다. 하지만 본격적인 업무용도로 쓰려면 화면 크기나 키보드 등에 있어서 제약이 있다. 회사 업무나 학습용 노트북은 분명 아니다. 대신 ‘서브 노트북’이라는 좋은 핑계가 있다.
만약 4425Y모델을 고른다면 태블릿 정도의 쓰임새를 생각하고 골라야 한다. 간단한 워드나 영화 감상, 공인인증서 사용, 웹서핑 용도가 알맞다. 코어 M3-8100Y 프로세서 모델을 고른다면 포토샵과 2~3가지 프로그램의 멀티태스킹이 잦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특히 LTE 모델에 유심을 꽂고 외부에서 사용하니 참 편리하다. 와이파이 존을 찾거나 스마트폰 테더링을 할 필요가 없고 전원을 켜면 바로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태블릿처럼 들고 사용하는 일이 많다면 LTE 모델을 고르는 것이 좋다.
타입커버(키보드)는 별매다. 무게는 244g으로 가볍고 크기도 작지만 키패드 하나하나는 작지 않다. 다만 키간 간격이 좁기 때문에 일반 키보드를 쓰던 사람은 약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생각보다 좋은 타이핑 환경과 키감이 만족스럽다. 비슷한 크기의 아이패드 키보드보다는 키감이 훨씬 뛰어나다.
배터리는 28Wh로 기존 26Wh에 비해 살짝 늘어났다. 스펙상 10시간 활용이 가능하다. 실제 배터리 테스트를 해봤다. 화면 밝기 60%, 음량 40%, 넷플릭스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감상하는 테스트에서 7시간 정도 재생이 가능했다. 살짝 사용시간이 짧게 느껴지지만 PD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터리 스트레스는 적다. 다만 LTE 사용시는 10% 정도 배터리 소모가 더 심해진다. 스피커 성능이 생각보다 괜찮고 팬리스 제품이라서 작동 소음이 없다는 점은 사용하면서 만족감을 높이는 장점이다.
단점이 있다면 4425Y 프로세서 모델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굳이 이 라인업을 유지해야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모델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eMMC 저장장치를 사용하는데 읽기 쓰기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실사용시 답답함이 느껴질 것이다. 코어 M3-8100Y모델은 90만원대 가격인데 타입커버까지 포함하면 110만원대까지 가격이 상승한다. 윈도우가 돌아가는 제품 중에 가장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볍다는 장점이 있지만 110만원대는 1kg 이하 초경량 노트북들이 존재한다. 공략이 쉽지 않은 가격대다.
필자 김정철은? IT기기 리뷰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기즈모’를 운영 중이다.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더기어’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내며 노익장을 과시 중.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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