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고흐의 전기를 다룬 영화 ‘리빙 빈센트’, 이 영화에서는 수많은 이들이 아는 팝송 ‘스태리 스태리 나이트(Starry Starry Night)’가 흘러나옵니다. 다만 원곡이 아닌. 여성 가수의 리메이크 버전이 흘러나오지요. 이 곡을 쓴 가수가 바로 영국 가수 리앤 라 하바스입니다. 포크 음악 같기도 하고, 흑인 음악 같기도 한 음악을 하는 그는 대체 어떤 가수일까요?
리앤 라 하바스는 1989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리스인 아버지와 자메이카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다양한 음악을 듣고 자랐지요. 그의 음악에는 캐리비안풍의 진한 흑인 음악 느낌은 물론 록·팝 음악의 느낌이 살아 있죠.
그는 미술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에 SNS 마이스페이스에 올린 음악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고민 끝에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 음악계에 투신합니다. 워너뮤직과 계약을 맺고, 2년간 다양한 곡을 쓰며 준비했지요.
리앤 라 하바스(Lianne La Havas)의 ‘스태리 스태리 나이트(Starry Starry Night)’.
리앤 라 하바스는 2012년 앨범 ‘이즈 유어 러브 빅 이너프?(Is Your Love Big Enough?)’를 발표합니다. 미국 NBC방송의 유명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연주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알리시아 키스, 지금은 고인이 된 프린스와 함께 공연하는 등 유의미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리앤 라 하바스는 1집 투어 후 어머니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 자메이카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곳에서 자메이카의 다양한 음악을 듣고, 그 영감을 기반으로 2집 앨범 ‘블러드(Blood)’를 만들지요. 영국 소울의 레트로 정취가 가득 느껴지는 밝은 앨범이었습니다.
리앤 라 하바스는 2015년에 앨범을 발표한 이후 2019년까지 앨범을 만들지 않습니다. 4년의 공백 동한 그는 투어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지만 새 곡을 만들지 않았지요. 그는 2집이 자신답지 않다 느꼈고, 한계를 느꼈습니다.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앨범을 만들기 위해서는 계기가 필요했습니다.
리앤 라 하바스의 ‘위어드 피쉬(Weird Fishes)’.
2019년 6월, 리앤 라 하바스는 라이브 공연을 위해 라디오헤드의 ‘위어드 피쉬(Weird Fishe)’를 밴드와 함께 편곡해 공연합니다. 이 음악이 너무 마음에 든 그는 이 곡 느낌으로 앨범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12월까지, 단 반년 만에 앨범 녹음을 완료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그는 올해 7월, 본인 이름을 딴 앨범 ‘리앤 라 하바스(Lianne La Havas)’를 발표했습니다. 이 앨범은 강렬한 기타 사운드가 앨범 전체를 주도합니다. 리듬앤블루스(R&B, 알앤비)이면서도, 밴드 음악의 향취가 짙게 느껴지지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음악가인 무라 마사(Mura Masa)까지 참여하며 요즘 음악의 느낌도 가미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앨범은 이전 앨범보다 강렬한 감정이 가득합니다. 리앤 라 하바스가 직접 경험한 이별의 감정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누구보다 내밀한 감정을 다루었기에 훨씬 더 짙은 호소력을 가진 앨범이 됐습니다.
가끔은 본질로 돌아가는 게 해답이 되기도 합니다. 정통 보컬. 기타와 드럼 베이스의 단출한 구성 위주의 음악. 그리고 자신의 사랑과 이별을 담은 담담한 가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구성의 리앤 라 하바스의 신보는 자신의 기본에 충실했기에 지금껏 그가 발표한 그 어떤 음반보다 특별하고 독특한 음반이 됐습니다. 영국 소울 음악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알앤비 아티스트, 리앤 라 하바스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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