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명실상부 3·4세 경영시대다. 건재한 2세대를 뒷배로 두고 이재용, 정의선 등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에 섰다. 대부분 계열사로 입사해 경영에 참여하며 승계 수업을 받는 형태다. 경영 전면에 나선 후계자부터 베일에 싸여 있는 후계자까지 구석구석 조명했다.
SK네트웍스가 ‘3세 경영’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SK네트웍스 기획실장은 올해 초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23차례에 걸쳐 지주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룹 내 3세 가운데 장남인 최 실장이 경영 능력을 인정받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태원·최기원·최재원 이어 SK 지분율 4위
지주회사 지분 매입으로 존재감이 부각되는 최성환 SK네트웍스 기획실장은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이다. SK그룹 3세 가운데 가장 먼저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 최 실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7월 8일 기준 0.74%로, 올해 초부터 23차례에 걸쳐 꾸준히 매입했다. 최 실장의 지분은 SK 오너가 중 최태원 SK그룹 회장(18.44%),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6.85%),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2.36%) 다음으로 많다.
1981년생인 최성환 실장은 중국 푸단대학교를 졸업하고 런던비즈니스스쿨 MBA를 거쳐 2009년 SK에 입사했다. SKC 회장실 담당 임원과 SK 사업지원담당, 글로벌사업개발실장 등을 지낸 뒤 BM(Business Model)혁신실 임원직에 올랐다.
올해 3월에는 SK렌터카 등기임원에 선임됐으며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 임원을 겸직 중이다. 또한 SK BM혁신실 임원과 행복디자인센터 그룹장도 겸임하고 있으며 작년부터 SK매직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선 최 실장이 SK렌터카 등기임원과 SK매직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는 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받는다는 뜻으로 분석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사회 제출 의안을 심사해 회사 주요 결정에 참여하는 자리다. 경영에 직접 참여하진 않지만 사내 주요 의안을 파악하고 결정할 수 있다.
SK렌터카와 SK매직, 두 회사는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 회장직에 올라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꼽은 ‘렌털’과 ‘모빌리티’ 분야 계열사다. 최 실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할 기회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만큼 현안도 산재해 있다. SK매직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SK렌터카 역시 인수합병을 통해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성환 실장이 그룹 내 3세 가운데 장남이기 때문에 지분율 변동과 임원직 수행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아직 능력을 인정받거나 외부에 노출된 내용이 적다. 따라서 후계구도를 논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 (SK네트웍스 자회사 또는 SK그룹에서) 맡은 자리가 결국에는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신원 회장의 맏딸인 최유진 씨도 올해 3월 SK 주식 3332주를 매수해 눈길을 끌었다. 7월 14일 기준 최 씨가 보유한 SK 지분은 0.14%다. 최 씨는 1978년생이며, 현재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
SK그룹 3세 가운데 경영에 참여하는 이는 최성환 실장 외에도 최윤정 SK바이오팜 책임매니저와 최민정 SK하이닉스 대리가 있다. 최윤정 책임매니저는 최태원 회장의 장녀로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해 전략팀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휴직 중으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최태원 회장 차녀인 최민정 SK하이닉스 대리는 중국 베이징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2014년 9월 해군사관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했다. 2017년 11월 전역한 뒤에는 중국 투자회사에서 근무했으며 지난해 하반기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2000년 별세한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장남인 최영근 씨는 1987년생으로, SK D&D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변종 대마를 상습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버지 최신원 회장은 SK네트웍스 주식 꾸준히 매입
현재 SK네트웍스를 이끌고 있는 최신원 회장은 최종건 창업주의 차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형이다. 아들 최성환 실장이 지주회사 지분을 늘리는 사이 아버지 최신원 회장은 꾸준히 SK네트웍스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7월 14일 최 회장은 SK네트웍스 2만 주를 장내 매수함으로써 지분율을 0.85%까지 높였다.
최신원 회장은 2016년 SK네트웍스 회장직에 올라 기업의 체질구조 개선을 성공적으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네트웍스는 지난달 직영 주유소를 코람코, 현대오일뱅크에 이관하면서 1조 3000억 원대의 매각자금을 마련하는 등 2016년부터 이어진 사업구조 재편을 마무리하고 있다. 매각 대금은 렌털사업으로 높아진 부채비율을 낮추고 신사업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된다. 렌터카, 가전 렌털업 등의 성장동력으로 삼은 사업들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성환 실장이 SK 주식을, 아버지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 주식을 늘리는 이유에 대해 앞서의 증권사 관계자는 “SK가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다. 따라서 최 실장이 지주사 지분을 늘리는 건 결국 SK네트웍스 내부에서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과도 이어질 것이다. 최 회장이 SK네트웍스 지분율을 확대하는 건 꾸준히 이야기 나온 계열 분리와 관련 있을 수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SK그룹과 계열분리할 가능성은 꾸준히 점쳐진다”고 분석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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