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시승기] 전기차로도 '럭셔리 SUV'를, 아우디 e-트론

기술적 혁신 대신 편의·다목적·완성도에 주력…테슬라와 다른 길 간다

2020.07.17(Fri) 16:52:35

[비즈한국] 흔히 ‘전기차’라고 하면 ‘혁신’을 떠올린다. 엔진음 없이 고요한 실내,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순발력, 화석연료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연료비는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나 전기차 열풍을 주도하는 테슬라의 차들은 실내외 디자인에서도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앉는 순간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느끼게 만든다.

 

그러나 ‘테슬라 쇼크’가 지나면 다시 자동차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것이다. 자동차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자동차는 출퇴근, 쇼핑, 여행, 데이트를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를 즐기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전기차에 대한 불만은 ‘왜 작은 차밖에 없는가’, ‘왜 세단밖에 없는가’이다.

 

전기차 e-트론의 외형은 일반적인 아우디의 SUV와 유사하다. 사진=우종국 기자


그런 의미에서 1일 출시된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은 기존 전기차들에서 느껴지는 아쉬움을 채워준다. 우선 크다. 얼핏 봤을 때 아우디의 상위급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인 Q7, Q8과 유사한 외형과 인테리어를 지녔다. Q7, Q8보다 조금씩 작지만 Q5보다는 확실히 크다. 전기차로도 얼마든 대형 SUV를 고를 수 있게 됐다.

 

최신의 아우디 제품들은 대시보드 디자인이 유사한 형태로 통일감을 갖췄는데, e-트론도 이를 따르고 있다. 실내에 탑승하면, 엔진음이 들리지 않는 것 외에는 일반적인 아우디를 타는 느낌이다. 전기차니까 특별한 디자인을 한다기보다는, 아우디에서 고를 수 있는 제품 중 하나처럼 보인다.

 

기존 전기차들이 준중형 세그먼트로 나오는 이유는 가격과 주행거리 때문이다.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배터리 용량이 커야 하는데, 배터리가 많아지면 가격이 비싸진다. 가볍게 만들어서 저렴하게 내놓아야 팔린다. 그러나 e-트론은 아우디의 고급 준대형 SUV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런 제약에서 자유롭다. e-트론의 가격은 1억 1700만 원인데, 이는 Q8 가격 1억 1억 1650만 원과 거의 동일하다. ‘전기차를 살까, 내연기관을 살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Q8을 살까, e-트론을 살까’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다.

 

e-트론의 실내 또한 최근 아우디 스타일을 반영했다. 사진=우종국 기자


따라서 개발 콘셉트도 테슬라처럼 기술 혁신을 과시하기보다는 실생활에서 럭셔리함을 느낄 수 있도록 포커스가 맞춰졌다. e-트론의 ‘제로백(0→100km/h 가속시간)’은 6.6초이고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5.7초다. 최고속도도 시속 200km로 제한을 두었다. 이에 대해 아우디 측은 “시속 200km 이상의 속도에서는 배터리가 ‘상상 외로’ 급속하게 닳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로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실생활에서 부족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갖추되 주행가능거리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307km(도심 308km/고속도로 306km)다. 아우디 제품 담당자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주행이 가능한지 테스트해본 결과, 가능했다. 400km 넘게 주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기차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타력주행 하며 충전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e-트론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도 회생제동이 가능한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를 적용했다. 브레이크를 밟는 압력이 0.3G까지는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를 사용하지 않고 충전에 사용된다. 아우디 담당자는 “테스트 결과 운전자가 보통 브레이크를 밟는 압력은 0.05G, 아무리 세게 밟아도 0.3G를 넘어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를 교체하지 않고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버츄얼 사이드 미러는 악천후와 야간에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우종국 기자


충전시간 단축에도 공을 들였다. 배터리 100% 완충까지 47분, 80% 완충까지 25분이 걸린다. “10분 충전 시 가장 많은 거리를 가는 전기차는 e-트론”이라고 아우디 측은 말했다. ​

 

배터리 용량, 주행가능 거리, 가격 등의 이유로 전기차에서는 사륜구동을 적용한 차를 보기 힘들다. 아무래도 사륜구동의 연비가 나쁘기 때문이다. e-트론은 아우디의 상시사륜구동 브랜드인 ‘콰트로’가 적용되어 있는데, 기존의 기계식에 사용한 알고리즘을 그대로 모터 구동에 적용한 전자식 콰트로다. 오프로드도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 선택의 폭을 넓혔다.​

 

전기차지만 후드 아래에 대부분의 제어장치를 모아두었다. 사진=우종국 기자


전기차로서 유일한 차별화 부분은 ‘버츄얼 사이드 미러’다. 거울이 아닌 카메라와 모니터를 이용해 후면을 보여주는 기능이다. 세단에 비해 면적이 넓은 SUV의 사이드 미러는 공기저항을 많이 받게 되는데, 이를 최소화해 SUV 세그먼트 최고 수준인 0.27의 항력계수를 찍었다. 공기저항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 세단의 항력계수가 0.26 정도다. 카메라를 사용함으로써 악천후와 야간에 선명한 후면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

 


서스펜션 등을 통한 승차감은 럭셔리 SUV에 걸맞은 수준이다. 대시보드와 시트, 천장 등 실내 마감 수준 역시 럭셔리급이다. 테슬라가 인기를 끌지만, 구매에서부터 유지·보수와 고장수리에까지 일일이 ‘셀프 서비스’ 하는 수고가 싫고,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제공하던 선택의 다양성, 활용성, 서비스 편의를 원한다면 e-트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핫클릭]

· 스타벅스 '2020 서머 e-프리퀀시' 이벤트 매출 신장 '꼼수' 논란
· 입점업체는 주문 제한, B마트는 무사 배달? 배민라이더스 '거리제한' 논란
· 차량 결함 컴플레인에 아우디 "딜러에 항의하라" 황당 입장 논란
· [시승기] 어겐 2016? 르노삼성 더 뉴 SM6, 쏘나타 자리 넘본다
· [현장] 요즘 영화관엔 직원은 없고 스타트업만 있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