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배달의민족(배민) 자체 배달대행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입점 업주들이 거리제한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업주들은 거리제한으로 인해 음식 주문이 제한되는 이유가 배민이 직접 운영하는 마트 즉석배달 ‘B마트’ 사업 확장 때문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 배민 측은 “B마트에 라이더를 우선 배정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배민라이더스는 배달의민족이 2015년 시작한 맛집배달 서비스다. 배민라이더스 배달은 배달의민족 자체 배달기사인 배민라이더가 주로 담당한다. 일반 배민 입점 수수료가 6.8%(오픈리스트 기준)면 배민라이더스 입점 수수료는 15%다. 배민라이더스에 입점하면 배달대행업체를 따로 찾아 계약할 필요 없이 배민이 주문 중개부터 배달 대행까지 모두 책임진다.
문제는 최근 B마트가 서울 외 지역으로 확장되면서 주문량이 는 데 반해 코로나19 사태로 배달기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입점 업주들은 “B마트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기사 부족 사태가 초래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민이 일반 업주들의 음식 주문을 제한하는 ‘거리제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자사몰인 B마트에 특혜를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리제한 시스템, 직접 운영하는 ‘B마트’에 유리하게 작동?
배민이 배민라이더스 입점 업체 주문을 통제하는 수단은 ‘거리제한’이다. 기상 악화, 배달기사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배민은 배민라이더스 입점 업체의 위치를 기준으로 거리제한을 걸 수 있다. 배민 측은 “고객과 업주, 라이더 모두 최적의 배달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고객에게 노출되는 거리를 제한한다”고 설명한다. 평소에 주문이 가능한 상점이었더라도 배민에서 거리제한을 걸면 앱에서 ‘준비 중’이라는 상태 알림이 뜨면서 주문을 할 수 없게 된다.
반면 B마트는 별도의 거리제한을 두지 않는다. 배민 관계자는 “B마트는 비가 많이 오거나 배달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역 차단이 필요할 경우에 한해 일시적으로 주문 중단을 진행한다. 입점 업체들과 달리 B마트는 배민 시스템에서만 주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거리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입점 업주들은 배민라이더스에 거리제한이 걸려도 B마트는 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경우를 자주 봤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피자가게를 운영 중인 배민라이더스 입점 업주 A 씨는 “한참 배달 주문이 들어올 시간에 거리제한이 걸렸는데, 근처 B마트 앞에는 배달 기사들이 줄을 서 있다. 우리 가게 근처만 해도 이미 배민라이더스를 나간 사업장이 여럿이고, 나가려고 고민하는 사업장도 다수다. 배민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높은 수수료에도 불구하고 배민라이더스를 신청한 건데, 배달기사 수급이 제대로 안 돼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부천의 경우, 6월 말 B마트가 새롭게 생긴 지역이라 배민라이더스 입점 업주들이 느끼는 배달기사 부족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배민 관계자는 “B마트에 라이더를 우선 배정하거나 차별 배차하지 않는다. 라이더가 직접 배차를 하는 구조다. 배달기사 부족 문제는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라이더 수급이 원활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지입라이더 모집을 17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입점 업주들은 이외에도 올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AI 배차, 라이더에게 허용된 5배송(한 번에 5건까지 묶어서 배송하는 시스템)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카페 영업을 하며 배민라이더스를 이용 중인 입점 업주 B 씨도 “거리제한뿐만 아니라 AI 배차 시스템도 입점 업주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라이더가 주문을 거절할 수 있게 시스템이 설정되다 보니, 골목이나 비주류상권에 있는 매장의 경우 배차가 잘 안 된다. 또 배민 측에서 열어놓은 5배송으로 인해 배달이 늦어지고 고객들의 불만도 높아졌다. 배민이 어플 상단에 배치해놓고 배달비 무료 등의 행사를 항상 펼치는 B마트도 입점 업체들 입장에서는 경쟁사다. 배민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현재 구조에서 양쪽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셈”이라고 전했다.
#입점 업주 “알고리즘·배차시스템 파악 어려워”
배달의민족이 변경하는 알고리즘과 배차 시스템이 입점 업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의 배민라이더스 입점 업주 A 씨는 배차 제한 시스템을 스스로 알 수 없는 게 가장 답답하다고 말했다.
A 씨는 “배민에서 거리제한을 걸어도 업주들은 알 수 없다. 단골 고객으로부터 왜 배달 주문을 안 받냐고 전화가 와야지만 안다. 이상하게 주문이 안 들어온다 싶을 때 직접 앱으로 위치 변경을 하면서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전화를 안 받기 위해서 비싼 수수료를 내면서 배민라이더스를 선택한 건데, 웃긴 상황이다. 젊은 사장들은 바로바로 캐치를 하지만, 나이가 있는 사장님들은 그냥 ‘주문이 없나 보다’ 하고 기다리는 경우도 많이 봤다. 배민 측에 연락해서 해결해달라고 요구해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배민 관계자는 “알고리즘과 관련한 구체적인 것은 배민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이 저마다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기에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입점 업주분들이 거리제한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현재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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