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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기업 부채도 비상, 2년 치 증가폭 G20 중 최고

기업 부채 최고 증가폭, 가계는 2번째…코로나 사태로 회복 쉽지 않을 듯

2020.07.17(Fri) 12:30:55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의 부채비율이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가계 수입과 기업 수익을 높인다며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 성장을 내세웠지만, 실제 정책은 갈지(之)자를 걸으면서 민간 부채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간 부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더욱 늘어나는 추세여서 향후 경제 회복에 아킬레스건이 될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호흡기안심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부채와 기업 부채를 합한 민간 부문 부채는 2019년 4분기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197.6%로 조사됐다. 이러한 민간 부문 부채 비율은 G20 중에서 캐나다(215.4%)와 프랑스(215.1%), 중국(204.6%)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또한 G20 민간 부문 평균 부채 비율인 GDP 대비 154.7%보다 4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는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이 빚으로 운용되는 상황이 심각함을 의미한다. 게다가 이러한 민간 부문 부채는 문재인 정부 들어 G20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문재인 정부가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가기 전인 2017년 2분기에 우리나라 민간 부문 부채 비율은 GDP 대비 182.9%였다. 이러한 민간 부문 부채 비율이 2년 6개월 만에 14.7%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G20의 민간 부문 평균 부채 비율(2017년 2분기 154.7%→2019년 4분기 154.7%)은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

 

한국 다음으로 민간 부문 부채 비율이 많이 증가한 국가는 프랑스로 2년 6개월 사이 11.5%포인트 증가했고, 일본이 7.3%포인트 늘어나 그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민간 부문 부채 비율이 감소한 국가들도 적지 않았다. 호주는 같은 기간 민간 부문 부채 비율이 GDP 대비 196.6%에서 191.2%로 5.4%포인트 줄면서 한국보다 민간 부문 부채 순위가 하락했다. 이탈리아는 민간 부문 부채 비율이 5.3%포인트, 터키는 5.2%포인트, 사우디아라비아는 4.8%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가계 부채의 경우 우리나라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G20 중에서 2번째로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2017년 2분기 88.3%였으나 2019년 4분기에는 95.5%로 7.2%포인트 증가했다. 우리나라보다 가계 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곳은 중국으로 같은 기간 8.6%포인트 증가했다. 또 우리나라 가계 부채 비율 자체로는 호주(119.5%), 캐나다(101.3%)에 이어 G20 중에서 3번째로 높았다. 

 

기업은 이보다 심각해서 G20 중에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우리나라 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은 2017년 2분기 94.5%에서 2019년 4분기 102.1%로 7.6%포인트 늘어나며 100% 선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G20 평균 기업 부채 비율이 GDP 대비 94.8%에서 94.0%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중국은 같은 기간 기업 부채 비율이 10.0%포인트 감소했고, 이탈리아(-4.8%포인트), 러시아(-4.1%포인트), 사우디아라비아(-3.7%포인트), 터키(-2.4%포인트), 영국·호주(-2.1%포인트) 등도 기업 부채 비율이 줄었다.

 

우리나라 가계와 기업 부채가 늘어난 것은 소득주도 성장에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실업난이 지속되면서 가계의 경우 부동산 대출이나 생계형 대출이 늘어난 때문이다. 정부가 21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매매나 전세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했다. 또 청년층 실업난과 자영업 위기 등으로 생계를 위해 대출하는 이들도 늘었다. 기업은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이라는 모토와 달리 규제 철폐에 소극적인 데다 여당은 각종 규제법안을 내놓으면서 경영활동이 위축돼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민간 부문 부채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들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의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우리나라 민간 부문 부채는 GDP 대비 201.1%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GDP의 200% 선을 넘어섰다. 가계 부채는 GDP 대비 96.8%까지 높아졌다. 가계 부채(1611조 3000억 원)의 절반 이상은 주택담보대출(858조 2000억 원)이 차지했다. 기업 부채는 GDP 대비 104.3%까지 상승했다. 경영 사정이 악화된 기업들이 금융기관 대출을 1년 전에 비해 11.6%나 증가한 1229조 2000억 원까지 늘린 때문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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