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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재벌] '청담동 재운'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자택에 아쉬운 한 가지

조선시대 사대부들 별장 터로 재운 좋아…긴 대지에 건물 여럿 '내분' 소지

2020.07.15(Wed) 14:25:21

[비즈한국] 1939년 경기도 부평에 문을 연 목재소 ‘부림상회’에서 시작된 대림산업은 건설업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IT, 상사, 에너지, 레저, 교육, 문화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국내 재계 서열 18위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다. 오너 3세 이해욱 회장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남양마을에 지은 주택의 풍수적 길흉을 알아본다. 

 

조선시대 겸재의 ‘압구정도(鴨鷗亭圖)’는 강남구 압구정·삼성동·청담동을 배경으로 삼았다. 그림을 보면 송파나루에서 흘러온 한강물이 중랑천과 저자도(楮子島)에서 만나 청담동과 압구정동을 금성환포하며 흘러 나가고, 주산(主山)인 수도산을 기대어 배산임수의 터에 절경을 이룬다. 모래사장을 끼고 흐르는 강물과 소나무숲이 있는 언덕에 기와집들이 있는데, 이를 통해 한양에 살던 사대부들의 별장이 청담공원 인근에 있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겸재 정선의 ‘압구정도’.  사진=간송미술관 소장

 

‘압구정도’의 가운데 부분에 보이는 먼 산은 ‘관악산’, 그 아래 산이 ‘우면산’이다. 그리고 그 뒤로 광교산에서 청계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 능선이 어릿하게 나타나 있다. 붉은색 동그라미 안에는 수양대군을 보좌해 세조를 세운 유명한 책사 한명회가 노후에 세상의 시름을 잊고 갈매기와 벗하여 살고자 지은 압구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재개발로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있는 곳이다. 

 

한가로이 떠 있는 배 옆으로 조선시대 별장이 있는데(녹색 동그라미), 이곳이 앞서 언급한 청담공원 인근이다. 조선시대에는 복잡한 주거지가 아니라 드문드문 별장이 있었던 곳임을 짐작해볼 수 있다. 바로 뒤에 보이는 산은 봉은사의 주산인 수도산이다. 조선시대 선비 심수경이 저자도에서 한강을 건너 봉은사를 다녀오면서 읊었다는 아래의 시로 당시의 경치를 대신한다. 

 

동호승개중인지(東湖勝槪衆人知, 동호의 좋은 경치는 사람들이 다 아는데)

저도전두경절기(楮島前頭更絶奇, 저자도 앞머리의 절경은 더욱 기이하네)

소사답천송엽경(蕭寺踏穿松葉徑, 절을 찾아가는 길은 솔 사이 길게 난 길이고)

어촌간진행화리(漁村看盡杏花籬, 어촌은 살펴보니 온통 살구꽃 울타리일세)

사훤초연쌍연수(沙暄草軟雙鳶睡, 따듯한 모래밭 연한 풀숲에는 원앙새 한 쌍 졸고 있고)

랑세풍미일도이(浪細風微一棹移, 잔물결로 잔잔한 바람을 타고 돛배가 유유히 흘러가네)

춘흥춘수음미료(春興春愁吟未了, 봄 흥취와 춘수를 미처 즐기기도 전에)

압구정반석양시(狎鷗亭畔夕陽時, 압구정 언덕 언저리엔 석양이 기우누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의 주택.  사진=비즈한국DB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의 자택. 사진=비즈한국DB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은 ‘압구정도’에서 보이는 수도산 아래 언덕 남양마을(강남구 삼성동)에 산다. 2017년 기존 단독주택을 허물고 성처럼 생긴 새 집을 지었다. 수도산은 강남의 조산인 관악산으로 이어진 용맥으로, 서초구청이 있는 우면산을 거쳐 말죽거리고개, 역삼동 언덕을 지나 중종이 잠들어 있는 선정릉에 이른다. 이 용맥(龍脈)이 다시 머리를 돌려 수도산을 세워 남쪽은 봉은사에 자리를 내주고, 북(北)쪽으로 나아가 동호(東湖)를 만나 산수(山水)가 조화를 이룬 절경의 터를 만들어 예부터 사대부들의 별서(별장)로 사랑받았다.

 

이해욱 회장의 집터는 관악산의 큰 기운이 한강과 조우하면서 만들어진 자리로, 조용한 듯하지만 매우 강한 땅의 기운이 잠재돼 있다. 소재지는 삼성동이나, 실제로는 재운이 좋은 청담동의 기운을 받는다고 봐도 무관하다. 좁고 긴 건물 세 채를 구름다리로 연결해 지은 점은 다소 아쉽다. 풍수에서는 긴 모양의 대지는 정방형의 터에 비해 기운이 약한 빈상(貧相)으로 본다. 더구나 한 울타리 안이라 내분(內紛)의 기운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터에는 문제가 없으나 건물의 배치와 울타리, 그리고 출입문의 위치가 불리하다 보니 재운이 약해질 수 있겠다. 가족이나 조직의 화합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석우 풍수지리학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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