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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기암괴석 사이로 노를 저어라! 제천 청풍호 카누카약체험

카누·카약 타고 국궁 쏘고 측백나무 숲길서 힐링…수산마을선 느릿느릿 '슬로시티' 체험

2020.07.14(Tue) 10:56:40

[비즈한국]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제천 청풍호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까운 비봉산 정상에서 호수의 풍광을 한눈에 조망하거나, 유람선을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호수를 누비거나, 청풍랜드 번지점프대에 올라 호수를 향해 뛰어내리거나. 몇 해 전부터는 청풍호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 생겼다. 카누 혹은 카약을 타고 기암괴석 사이로 노를 저으면서 하늘과 바람과 산과 물을 천천히 음미하듯 즐기는 것이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에 자리 잡은 청풍호 카누카약체험장에서는 이런 경험이 가능하다. 

 

청풍호 카누카약체험장. 잔잔한 호수라 물결이 거의 없어서 노를 젓는 게 별로 힘들지 않다. 뒤로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는 금수산이 펼쳐진다. 사진=청풍호 카누카약체험장 제공

 

#병풍처럼 펼쳐지는 옥순봉과 옥순대교

 

카누카약 체험은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선착장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10분만 노를 저어 나가면 죽순처럼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오른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지는 옥순봉이다. 잔잔한 호수라 물결이 거의 없어서 노를 젓는 게 별로 힘들지 않다. 가까이에 호수를 가로지르는 옥순대교가 있고 멀리에는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는 금수산이 보인다. 

 

가이드이자 안전요원이 모터보트를 타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주니 셀카 부담도 없이 그저 느릿느릿 풍경과 여유를 즐기면 된다. 안전교육과 준비운동까지 포함한 체험 시간은 1시간 정도. 최근에는 햇빛을 받아 움직이는 4인용 친환경 태양광 카누를 들여와서 더 편안하게 체험할 수 있다.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청풍호 카누카약체험 선착장. 사진=구완회 제공


선착장에서 10분만 노를 저어 나가면 죽순처럼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오른 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지는 옥순봉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제천시가 조성한 청풍호 카누카약체험장의 운영은 수산면 주민들이 설립한 ‘수산나들이 영농조합’에서 맡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합심해 자발적으로 사업체를 만들어 지역 관광을 주도하는 ‘관광두레 사업’의 일환이다. 

 

2013년에 처음 시작한 관광두레 사업은 2019년 현재 46개 지역에서 1200여 명의 주민들이 만든 190여 개의 주민사업체가 참여 중이다. 주민들이 지역 고유의 특색을 살린 관광사업을 벌일 수 있도록 정부가 사업체 발굴에서 경영 컨설팅까지 밀착해서 지원하고 있다. 지역 관광이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는 관광생태계를 조성하여 지역 일자리도 창출하려고 한다.

 

수산나들이 영농조합에서는 청풍호 카누카약체험장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지역 관광 사업을 벌이고 있다. 체험장 안에 수산농특산물 직판장을 운영 중이고 체험장 가까이에는 전통 스포츠인 국궁을 즐길 수 있는 ‘옥순정 국궁장’을 열었다. 여러 종류의 국궁이 있어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국궁장과 함께 운영 중인 체험장에서는 목각, 비누, 방향제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다. 

 

체험장 가까이에는 전통 스포츠인 국궁을 즐길 수 있는 ‘옥순정 국궁장’이 있다. 여러 종류의 국궁이 있어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국궁장은 수령 60여 년의 측백나무 수천 그루가 숲을 이룬 ‘측백나무 숲길’과도 연결된다. 숲길을 느리게 걸으며 아름다운 측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며 삼림욕을 즐기면 숨 가쁜 도시의 스트레스는 어느새 사라질 것이다. 성인뿐 아니라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태지도사가 진행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쉬엄쉬엄 ‘슬로시티 수산’ 즐기기

 

조금 더 여유 있게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슬로시티 수산 체험휴양마을’에서 하룻밤 머물러 가는 것이 좋다. ‘물과 산을 벗 삼아 시간도 쉬었다 가는’ 제천시 수산면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마을이기도 하다. 자그마한 마을 집마다 처마 밑에는 제비 가족들이 모여 사는 제비 집들이 있다. 

 

몇 년 전부터 제비 집을 보호하면서 제비는 더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여기에 제비를 모티브 삼아 마을 벽화 작업도 진행해 그야말로 ‘흥부네 제비 마을’로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손바닥만 한 마을을 느릿느릿 걸으며 곳곳에 그려진 제비 벽화 사이로 진짜 제비들이 둥지를 틀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 또한 색다른 경험이다.

 

슬로시티 수산의 상징인 달팽이와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든 마을 숙소. 사진=구완회 제공

 

폐교를 활용해 만든 마을 숙소에는 커플에서 가족, 단체까지 머물 수 있다. 2017년 말에 리모델링을 마쳐 고급 콘도 부럽지 않은 깔끔한 시설을 자랑한다. 숙소 앞의 커다란 달팽이 모형은 슬로 시티 수산의 상징이다. 마을 곳곳에 있는 달팽이 표지판은 이곳이 ‘국제슬로시티협회’가 인증한 슬로시티임을 알려주고 있다. 느릿느릿 마을 산책, 쉬엄쉬엄 숲길 걷기, 놀멘놀멘 카약 노젓기. 모두가 ‘슬로시티 수산’에서 할 수 있는 느린 체험들이다. ​

 

제천시 수산면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마을. 제비를 모티브 삼아 마을 벽화를 그려 그야말로 ‘흥부네 제비 마을’로 다시 태어나는 중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메모>


청풍호 카누카약체험장 

△위치: 충북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 산105-4

△문의: 043-646-8311

△운영 시간: 09:00~17:00, 월요일 휴무

 

수산체험휴양마을 

△위치: 충북 제천시 수산면 월악로 26길 36

△문의: 043-647-8311

△운영 시간: 24시간, 월요일 휴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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