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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현명한 내 집 마련을 위한 4가지 제언

정부는 경쟁자도 적도 아냐…내 집 마련을 위한 파트너라 생각하고 접근해야

2020.07.13(Mon) 10:27:59

[비즈한국] “1~2년 살고 말 게 아닌, 적어도 20년을 살 수 있는 ‘현명한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어요.”

 

7월 10일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어떤 ‘부동산 인사이트’ 독자가 댓글로 문의한 내용이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아래와 같이 네 가지 이슈로 정리해 봤다. 그 전에 분명히 해 두고 싶은 전제가 있다. 내 집 마련도 결국 투자다. 집값이 하락할 걸 예상하고 내 집을 마련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도 가격이 상승할 조건을 갖춘 아파트를 구매해야 한다는 뜻이다. 

 

서울 마포와 여의도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①규제지역 내 대출 규제에 대한 전망

 

우선 살펴봐야 할 것은 ‘규제지역 내 대출 규제에 대한 전망’이다. 대출 규제 정책은 한쪽으로만 과열되는 것을 막으려는 정부의 의도다.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 세력이 대출을 받아 단기 매매를 함으로써 아파트 시세가 급등하는 걸 막기 위함이다. 결국 아파트 투자를 적당한 선에서 통제하는 정도이지, 완전히 거래를 막는 경우는 없다. 

 

매매·전세 담보 대출을 통한 단기성 투자를 막거나 최근 지나치게 판단되는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걸 방지하기 위한 경고성 메시지 정도로 보면 된다. 

 

대출을 규제할 정도의 지역에 이미 내 집을 마련한 실수요자라면 맘 편하게 거주하면 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입지, 즉 수요가 많은 아파트를 선택했으니 미래가치가 하락할 리스크가 적다. 물론 그런 지역이라도 이미 시세가 많이 오른 뒤 매수하는 건 일정기간 하락하지 않을지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장기간 소유하거나 거주할 세대라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반대로 대출 규제 정책과 무관한 지역, 즉 비규제지역이면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선호도가 낮은 지역이니 매수 여부를 고민해 봐야 한다. 꼭 거주해야 하는 상황이면 오히려 전세나 월세로 거주 형태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3기 신도시 정책에 대한 전망

 

다음은 ‘2·​3기 신도시 정책에 대한 전망’이다. 2·3기 신도시는 문재인 정부가 유일하게 신경 쓰는 공급 정책의 일환이다. 노무현 정부의 2기 신도시,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 주택,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과 같은 정책적 결과물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3기 신도시는 시간의 문제이지 공급은 될 것이다. 다만 실거주를 위해서는 상당 시간 대기해야 한다는 걸 전제해야 한다. 그래야 3기 신도시에 대한 대처 방법이 나온다. 만약 당장 거주할 집이 필요한 세대라면 다른 청약 전략 혹은 이사 전략을 세우면 된다. 되도록 목표로 하는 3기 신도시가 개발되는 지자체 내에 거주해야 한다. 그래야 청약 당첨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거주가치가 더 중요한 세대에게는 3기 신도시를 기다리는 게 합리적인 선택인지 따져봐야 한다. 또한 3기 신도시의 개발·​입주로 수요층을 빼앗기는 기존 도심의 전망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는 인구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그 총량을 가지고 수요층을 나누어야 하는 지역은 기존 도심의 아파트 거주민들이 싫어할 수 있다. 따라서 3기 신도시가 어떤 지역에 들어오냐를 가지고 호재인지 비호재인지 따져봐야 한다.

 

​세금 규제 강화 정책으로 정부가 의도하는 바

 

 어떤 정부든 부동산이 침체된 시장보다 활성화된 시장을 선호한다. 그래야 국가 예산으로 활용할 세금이 더 걷히기 때문이다. 취득세는 해당 지자체, 양도소득세는 정부의 주요 수입원이다. 보유세에는 지자체 수입원인 ‘재산세’와 국세 수입원인 ‘종합부동산세’가 있다.

 

결국 정부가 부동산 세금을 더 걷으려는 건 국가 예산이 부족한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다. 어떤 정부든, 지자체장이든 국민의 저항이 발생하지 않는 수준에서 세금을 최대한 많이 걷고 싶어할 것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조세 저항이 어느 수준까지 발생하는지에 대한 테스트를 하고 있는 듯하다. 

 

향후 세금의 중과를 축소할 수도 강화할 수도 있지만 결국 과거보다는 세금을 더 많이 낼 수밖에 없는 사회가 됐다. ‘자산의 증가가 있다면, 그리고 소득이 많다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자세로 부동산 활동에 임했으면 좋겠다. 그게 곧 선진국이 되는 길이다. ‘이익이 발생하면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며 정부 정책을 보면 서서히 익숙해질 것이다. 

 

​벤치마킹한 해외 부동산 정책

 

마지막은 ‘벤치마킹한 해외 부동산 정책’이다. 이 부분에는 역으로 질문하고 싶다. 어느 나라의 부동산 시장처럼 되면 좋을까? 일본? 미국? 중국? 영국? 북한? 

 

대통령을 포함한 그 누구도 일본과 같은 폭락의 경험을 하고 싶진 않을 것이다. 정부는 부동산이 적당히 활성화되고 세금이 꾸준히 걷히는 정책을 원한다. 속마음 또한 부동산 투자층이 계속 꾸준한 수익을 얻고 이를 통해 부동산 거래와 소득이 모두 노출돼 세금을 안전하게 걷을 수 있길 원할 것이다. 

 

당연히 누구도 일본처럼 거품이 생긴 뒤 붕괴로 이어져 세금을 걷을 수 없는 형태를 희망하진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세금을 확실하게 걷을 수 있는 매매와 월세만이 가능한 나라를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그래서인지 전세를 축소하려는 시도도 보인다. 핵심은 국민들의 조세 저항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세금을 꾸준히 걷을 수 있는 방향이다. 

 

‘현명한 내 집 마련’에 대한 답변을 4가지로 나눠서 정리해 보았다. 1~2년이 아니라 20년 이상 거주할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제안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조언은 정부 정책을 예견하지 말고 어떻게 활용할까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정부는 경쟁자도, 적도 아니다. 우리 편이라고 생각한 뒤 그에 대한 전략을 짜는 게 가장 합리적인 태도와 방법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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