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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잘나가는데…' 전기차 스타트업 사라지는 이유

투자 줄고 판매 부진, 기존 자동차업체까지 전기차 생산하면서 바이튼, 패러데이 퓨처 '위기'

2020.07.10(Fri) 15:25:14

[비즈한국] 미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테슬라가 미래 자동차 산업을 주도할 거란 기대를 받으며 무서운 속도로 기존 자동차 회사들의 시가총액을 제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의 경쟁 상대라 불렸던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속속 문을 닫으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임에도 전기차 업체들은 투자가 마르고 판매가 부진하다.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반면 다른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지난 1월 7일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 생산 모델 Y 오픈 행사에 참석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전기차 생산업체 바이튼(Byton)은 이달부터 연말까지 6개월간 운영 중단에 돌입했다. 코로나19로 심화된 유동성 위기를 관리하자는 차원에서다. 바이튼은 현재 구조적 적자 상태라 경영을 일시 중단함으로써 적자를 줄이는 한편 투자 유치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 투자 유치에 실패한다면 사실상 경영 중단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바이튼은 인건비도 줄이기 위해 이미 미국·중국 직원들을 일시 해고했으며, 전 직원을 상대로 퇴사 압력을 가하고 있다. 데이브 부코 바이튼 대변인은 지난달 29일 “코로나19로 재무·생산에 큰 어려움이 생겼다. 경영진·주주 간 회의를 통해 인건비 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을 세웠다”며 “사실상 전 세계 모든 직원이 해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 디트로이트뷰로는 “사업 재개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며 파산 가능성을 예측했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며 신데렐라처럼 데뷔한 바이튼이 이런 처지에 놓은 것은 전기차 산업의 구조적 변화 때문이다. 주요국들이 전기차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줄이고 있다. 

 

2010년대 들어 파리기후변화협약 등 국제 환경 기준 강화로 주요국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나서며 전기차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주요국 정부도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보급에 힘썼다. 이에 테슬라 같은 전기차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했다. 테슬라의 경우 트렌드세터를 겨냥한 스포츠카 타입의 고가 전기차를 내놓으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전기차를 경제적인 차에서 트렌드 아이템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더불어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자동차의 자동 생산과 더불어 스페이스X 등 여러 비전을 제시하면서 거액의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에 바이튼 등 후발 전기차 회사들도 테슬라를 흉내 내며 초고급 전기차를 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재정적 부담감에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기 시작한 게 화근이다. 테슬라의 경우 모델X·S 등을 통해 이미 시장을 선점한 뒤, 중저가인 모델3로 넘어간 상태다. 이에 비해 신생 전기차 회사들은 플래그십 모델만 내놓은 채 아직 중저가 모델을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바이튼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5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했지만,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은 물론 연구개발(R&D)도 중단할 계획이다. 테슬라가 증권시장에 상장된 것과 달리 바이튼은 아직 상장 전이라 투자금을 모으기도 어렵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시장이 위축될 전망인 데다,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기업에 대한 비관론이 앞서며 벤처캐피털(VC)들이 신중한 태도를 지키고 있어서다. 

 

올해 1월 13일 CES2020에 설치된 바이튼 부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며 신데렐라처럼 데뷔한 바이튼은 최근 파산 가능성까지 나오는 등 어려움에 처해 있다. 사진=바이튼 홈페이지

 

미국의 패러데이 퓨처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2017년 국제전자박람회(CES)에 처음 등장했을 당시 유려한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으로 테슬라의 맞수가 될 회사로 꼽혔다. 그러나 불과 3년 만에 몰락했다. 투자 유치에 애를 먹으며 전기차 양산에 실패했고,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 인근 공장의 전기차 생산을 포기했다. 사실상 사업을 접은 상태다. 패러데이 퓨처도 테슬라처럼 초고급 시장을 노렸지만, 전기차 가격 현실화와 보조금 삭감 등으로 사업 진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폴크스바겐·벤츠·BMW 등 기존 자동차 기업들도 전기차 생산에 나서며 경쟁력을 잃고 있다. 기존 자동차 기업들도 배터리 기업들과 손잡고 연합전선을 구축해 중저가 전기차 모델을 속속 선보이며 테슬라를 제외한 전기차 업체들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전기차도 2000만 원 이상 할인을 제공하고 있어, 보조금 없이도 충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해외 본사도 전기차 판매량을 중요하게 생각해 앞으로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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