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삼성카드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대환 사장이 올 1분기 초라한 첫 성적표를 받은 데 이어 앞으로도 즐비한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1분기 시장점유율에서 KB국민카드에게 추월당하면서 3위로 밀려난 데 이어 7개 전업 카드사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었다. 현대카드의 맹추격으로 인해 삼성카드는 업계 3위 자리를 지키기도 버거울 것이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 일시불·할부 이용 전체 신용판매(기업구매 제외)로 집계하는 카드사 시장점유율에서 KB국민카드는 올 1분기 17.71%(23조 6382억 원)를 기록하며 17.67%(23조5910억 원)의 삼성카드를 따돌리고 2위에 등극했다. 부동의 1위는 신한카드로 21.97%(29조3347억 원)의 점유율을 보였다.
KB국민카드가 2위 자리에 오른 것은 2011년 KB국민은행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처음이다. KB국민카드는 2017년 3분기 현대카드를 따돌리면서 3위에 오른데 이어 마침내 삼성카드까지 제쳤다.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낮아지는 모양새다.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00년대 중후반 25%에 달하다가 최근 몇 년간 18%대를 유지하다가 이제 17%대까지 떨어졌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8년간 독점적 제휴를 맺어 왔던 코스트코와의 결별로 시장점유율에 타격을 받았다. 업계 4위의 현대카드는 지난해 5월 치열한 공방 끝에 코스트코와 독점적 제휴를 맺으면서 3위인 삼성카드를 위협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 1분기까지 시장점유율을 16.28%까지 늘려 삼성카드와의 격차를 1.39%포인트 차이로 좁혔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등과의 협업을 통해 회원 수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7만 명 이나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카드는 올 1분기 실적에서 지분을 보유한 르노삼성자동차로부터 배당금이 줄어든 탓에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7개 카드전업사 중 순이익이 감소한 곳은 삼성카드가 유일하다.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203억) 대비 6.8% 줄어든 11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카드가 19.9% 지분을 보유한 르노삼성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르노삼성으로부터 배당금이 200억 원이나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9억 원이었던 르노삼성 배당금은 올 1분기 97억 원으로 감소했다.
르노삼성은 2015년 이후 연 평균 순이익의 70% 안팎을 배당하면서 삼성카드에게 든든한 돈지갑 역할을 해 왔다. 르노삼성은 2015년 결산기준 1400억 원, 2016년 3104억 원, 2017년 2135억 원, 2018년 1552억 원을 배당했는데 이중 매해 5분의 1정도가 삼성카드에 배당됐다. 따라서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르노삼성 배당이라는 거품이 끼여 왔던 셈이다.
올 1월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김대환 삼성생명 부사장은 장수 최고경영자(CEO)였던 원기찬 사장 후임으로 삼성카드를 이끌게 됐다.
전임인 원기찬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2014년 1월 삼성카드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2018년 3연임에 성공해 2020년 3월 임기가 만료됐다. 2013년 원기찬 전 삼성카드 사장이 취임할 때부터 1위로 도약하겠다고 선포했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원 전 사장은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인사팀 임원 시절 발생한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와해 사건에 사용자 측 인물로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CEO는 실적으로 말해야 한다. 원 전 사장 체제에서 삼성카드 순이익은 2017년 3867억 원에서 2018년 3452억 원으로 10% 이상 감소했고, 지난해에도 34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줄었다.
주가 역시 반 토막이 난 상태다. 2016년 9월 한때 5만 5300원으로 정점을 찍은 삼성카드 주가는 올해 7월 8일 종가 기준 2만 8300원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2분기다. 3월 말부터 시행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그에 따른 소비 감소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2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비즈한국은 삼성카드에 수차례 문의했으나 어떠한 입장도 듣지 못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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