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여수 경도 해양단지 조성사업의 개발과 운영 주체에 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미래에셋그룹 와이케이디벨롭먼트가 개발 진행을 위해 매입했던 부지 대부분을 매각한 것으로 확인된 것. 일부는 외부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기로 계약했으며, 나머지는 계열사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매각했다. SPC가 매입한 부지는 레지던스 호텔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계열사 펀드가 매입한 경도 골프장 부지는 계속해서 그룹의 관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매각 부지 규모는 전체 개발부지의 95%가량이다. 계열사가 운영하는 펀드와 SPC에 넘긴 매각가는 총 3300억 원이다. 매각 대상 부지 규모는 206만㎡를 웃돈다. SPC에는 6만 5000㎡ 부지를 1300억 원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열사가 운용하는 펀드에는 200만㎡ 상당의 부지를 2000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반적인 개발 관련 사업은 여전히 미래에셋그룹의 와이케이디벨롭먼트가 주도한다.
여수 경도 해양단지 개발부지는 전라남도 여수시 경호동 대경도 일원으로 대상 면적은 215만 3000㎡이다. 사업 기간은 2007년부터 2023년까지다. 1조 5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 사업은 골프장 27홀, 콘도미니엄, 오토캠핑장, 골프빌라, 호텔, 테마파크, 상업시설, 마리나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해양관광 단지 설립을 골자로 한다.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사업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특별히 공을 들이는 사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17년 이낙연 전 총리가 전남도지사 시절 직접 전남도청에서 여수 경도 투자협약을 체결할 만큼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비상하다. 박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투자에 참여하고 있기도 했다. 우선 사업시행자인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박 회장의 개인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최대주주로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와이케이디벨롭먼트 보통주 지분 66%를 확보해 회사의 지배력을 갖췄다. 2대주주는 싱가포르계 회사 SG Plus Investment and Development PTE LTD으로 5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33% 지분을 확보했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2016년 8월 8일 설립됐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의 대표이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출신인 이종길 대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 회장의 지분이 80% 이상으로 사실상 개인회사로 분류되는 회사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을 위해 사업과 관련된 토지를 전남개발공사로부터 모두 매입했다. 재무 상태는 최근까지 자본잠식상태였다. 지난해 말 기준 와이케이디벨롭먼트의 자산은 660억 7227만 원이다. 자본총액 -19억 1962만 원, 부채총액 679억 9189만 원으로 완전자본잠식상태였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개발 부지를 매각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관측했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4월 24일 지알디벨롭먼트에 여수 경도 레지던스 생활형 숙박시설 개발부지 6만 5091㎡를 1300억 원에 매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알디벨롭먼트는 현대건설, 호반건설 등이 주요주주로 있는 회사로 파악된다. 일부 지분은 와이케이디벨롭먼트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지난 1월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여수 경도 골프장 부대시설을 포함한 부지 약 200만㎡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 미래에셋맵스전문투자형사모 부동산투자신탁11호에 200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미래에셋맵스전문투자형사모 부동산투자신탁11호는 박 회장이 대주주인 미래에셋컨설팅이 186억 원을 투자한 펀드다.
다만 미래에셋그룹 측은 당시의 거래와 관련된 차익이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와이케이디벨롭먼트가 전남개발공사로부터 해당 부지를 매입한 금액과 이번 매각가 사이에 큰 차이 없이 지알디벨롭먼트와 미래에셋맵스전문투자형사모 부동산투자신탁11호에 대부분의 부지를 넘겼다”면서 “와이케이디벨롭먼트의 수익구조가 해당 관광단지 운영수익에 따라 이익을 남기는 구조라 토지 매매차익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여수 경도 개발 건은 수익성이 확실하게 전망되는 사업이 아니었다”면서 “앞으로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여수 경도에 회사가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결정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수익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여수 경도 개발 산업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높다. 지난달 박 회장은 착공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며 “1997년에 회사 설립 후 착공식에 참석한 적이 거의 없는데 (참석했다.)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사업은 가슴 설레고 무척 기대된다”며 “여기서 나온 수익이 있다면 서울로 보내지 않고 지역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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