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건 움직임이 심상찮다. ‘환매 중단’과 관련된 펀드 사기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법조계는 옵티머스 사건이 제2의 라임 사건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금으로 부실기업·부동산에 투자했고 △설립자가 정치권 활동을 한 점 등에서 금융범죄 및 정치로비 사건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일단 사건 자체만 수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옵티머스 측에서 환매 중단선언이 나와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고, 당장 검찰도 사기 등 금융범죄만 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매 중단 20일도 안 돼 대표 구속영장 청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이 자사 펀드 환매를 중단한다고 판매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 통보한 것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이 급히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고, 채 20여 일도 지나지 않아 검찰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및 2대 주주 이 아무개 씨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들로부터 수천억 원을 받아낸 뒤, 실제로는 대부업체와 부실기업 등에 투자했다(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서류 조작 등이 이뤄졌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인데, 이미 현재 환매가 중단된 금액이 1000억 원을 넘을 정도. 지난 5월 말 기준, 펀드 설정 잔액 5172억 원 중 사용처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는 금액만 2500억 원가량에 달해 추가 피해가 불가피하다.
#사라진 설립자의 정치권 인맥 주목
자연스레 수사 확대 필요성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환매 중단 후 수사가 속도가 붙은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가 전부터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국내에서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기소 중지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법조계는 이 전 대표가 해외로 도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는 이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로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던 인물. 같은 해 12월에는 문재인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다.
정치계로도 발이 넓었던 이 전 대표는 회사 자금에도 손을 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2013년 2월~2017년 3월 총 423회에 걸쳐 회사 명의 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회사자금을 이체해 개인용도로 사용, 총 70억 5000만 원을 횡령했다. 또 업무보고서 허위제출, 공모주 청약 관련 무인가 투자중개업 영위 등으로 2018년 12월 7일 해임요구에 상당하는 금감원 제재를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이 전 대표에 대해 처분예정 내용과 2018년 10월 10일 청문 실시를 통지하려 했으나 수취인부재 등 사유로 송달에 실패하자 같은 해 9월 공시송달을 했다. 그리고 지난해 1월엔 횡령 관련 사항을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로 제공했다.
이처럼 옵티머스자산운용을 정치권과 얽힌 인사가 설립하고, 횡령까지 벌어진 탓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횡령 자금의 정치권 로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은 금융범죄 수사만
하지만 수사는 당장 정치권 로비 등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건이 배당된 곳은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 옵티머스자산운용을 고발한 곳은 판매사 NH증권인데, 검찰은 이를 서민다중피해 금융범죄를 전담하는 조사1부에 배당했다. 하지만 조사1부는 통상 고발장이 접수된 사안에 대해서만 수사를 하는 곳이기에, 검찰 안팎에서는 “단순 금융범죄 사건 외 분야로 수사를 확대하려면 다른 부서에 배당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범죄 영역만 수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옵티머스 사건은 라임 사건과 다르게, 환매중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갑자기 화제가 급상승했다”라며 “당장은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이 판매 금융사들을 속이고 한 것인지, 아니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움직였는지를 파악하고 수사하는 게 먼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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