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최고가 아파트 ‘한남더힐’보다 더 비싼 고급빌라가 등장했다. 지난 3월,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완공된 ‘빌라 드 그리움’의 최고 분양가가 10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빌라 드 그리움’의 건축주는 우리나라의 세탁 문화를 바꾼 ‘하이타이 신화’의 주인공 고 허신구 전 GS리테일 명예회장의 네 자녀다. 비즈한국이 자세한 내용을 취재했다.
LG그룹 창업 1세대인 고 허신구 전 GS리테일 명예회장은 럭키(LG화학) 사장을 지내던 1971년 12월,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319.9㎡, 96.77평)의 단독주택을 지어 가족과 함께 살았다. 그러다 2005년 5월 34년 된 노후 주택을 허물고, 그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연립주택(빌라)을 지어 아내 고 윤봉식 씨와 공동 명의로 소유했다. 당시 장남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도 이 고급빌라에 자택주소지를 두고 있었다.
2016년 7월 윤봉식 씨가 별세하자 윤 씨가 가진 2분의 1 지분은 장남 허경수 회장에게 상속됐다. 이듬해 2월 허신구 전 명예회장도 세상을 떠났고, 그가 가진 2분의 1 지분은 2남 2녀의 자녀들에게 4분의 1씩 동등하게 상속됐다. 이로써 장남 허경수 회장이 8분의 5, 장녀 허연호·차녀 허연숙·차남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각 8분의 1씩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2017년 12월, 허경수 회장을 비롯한 네 남매는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어울릴 만한 고급빌라를 짓고자 부모가 살았던 연립주택을 철거하고, 부동산개발업 개인사업체를 설립했다. 허 회장 남매들이 설립한 사업자의 이름은 ‘빌라 드 그리움 한남’이며, 대표자는 허경수 회장이다. 2018년 7월과 2019년 8월, 허 회장은 대표자 자격으로 신한은행에서 채권최고액 93억 6000만 원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았다.
허 회장 남매들은 한남동 유엔빌리지, 제주 안덕, 하예 등에 다수의 고급빌라를 건설한 더프레임종합건설에 시공을 맡기고, 설계는 강원도 용평 포레스트레지던스, 알펜시아에스테이트 등을 설계한 바이페이퍼스케이프에 맡겼다. 1년 8개월 만인 지난 3월,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연면적 1548.36㎡, 468.38평)의 고급빌라가 완공됐다. 더프레임종합건설이 고급빌라를 시공할 때마다 ‘빌라 드 그리움’에 동명을 이름 붙이곤 하는데, 이번에도 ‘빌라 드 그리움 한남’이라 건물명을 정했다.
‘빌라 드 그리움 한남’은 지하 2층이 주차장(609.79㎡, 184.46평), 지하 1층~지상 3층은 한 개층에 한 가구씩 구성된 주택 용도로 신고돼 있다. 경사지에 지어져 지하층으로 구분될 뿐 사실상 지상이나 다름없는 구조이며, 집 안 어느 곳에서든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분양가는 지하 1층(428.32㎡, 129.57평)이 108억 원, 지상 1층(162.67㎡, 49.21평)과 지상 2층(181.89㎡, 55.02평)이 80억 원대, 펜트하우스인 지상 3층(165.69㎡, 50.12평)이 76억 8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분양이 완료된 가구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분양을 맡은 고급주택 전문 공인중개사는 “국내 최대 부촌인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남향이고 한강 조망이 가능한 프리미엄주택이다 보니 관심을 갖는 부호들이 많다. 하지만 분양가가 너무 높아 머뭇거린다”며 “허 회장 측은 공들여 지은 고급빌라라 분양가를 낮출 생각이 없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한남동 유엔빌리지는 이태원언덕길, 종로구 평창동, 성북구 성북동과 함께 국내 4대 부촌으로 꼽힌다. 특히 유엔빌리지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국내 재력 상위 0.1%에 속하는 대기업 재벌 총수뿐만 아니라 톱스타 연예인인 송혜교, 이종석,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 빅뱅 멤버 태양과 탑, 엄정화, 손담비, 박나래, 싸이(Psy), 션·정혜영 부부 등이 거주하고 있다. 고급빌라 전문 건설사인 장학건설이 지은 ‘장학파크르한남’도 조만간 완공 예정인데, 복층 구조의 펜트하우스가 강북 최고 분양가인 170억 원에 분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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