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기업공개(IPO)를 앞둔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를 둘러싼 열기가 뜨겁다. 빅히트는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상장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타격과 BTS에 치중된 빅히트 사업 구조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결국 사업 다각화가 관건이다. 빅히트가 연예기획사 빅3 SM·YG·JYP처럼 이종 산업으로의 길을 모색할지 관심이 모인다.
#BTS 입대, 후속 그룹 불안으로 향후 성장성 우려 적잖아
빅히트는 연내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에 대해 45영업일 정도 심사를 진행한 후 상장적격성 심사 결과를 통보한다. 상장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빅히트에 대한 심사 결과는 오는 7월 중순 발표된다. 결과가 나오면 빅히트는 6개월 안에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액을 확정하고 공모청약을 실시한 후 신규상장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빅히트 시가총액은 3조~5조 원을 넘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의 2021년 예상 매출액은 최소 7500억 원, 영업이익은 1500억 원 이상이다. 기업 가치는 3조 9000억~5조 2000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엔터 대장주로 꼽히는 SM의 시가 총액은 18일 종가 기준 5511억 원, JYP는 7723억 원, YG는 5389억 원이다. 그동안 중소 기획사였던 빅히트가 상장에 성공만 하면 엔터 대장주를 예약해둔 셈이다.
그러나 공모가가 낮춰지고 상장 이후 흥행에 실패할 여지도 적잖다.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다. 빅히트는 코로나 여파로 BTS 월드투어 콘서트 ‘MAP OF THE SOUL TOUR’를 전면 중단했다. 당초 BTS는 4월 서울을 시작으로 미국과 캐나다, 일본, 영국 등 18개 도시를 순회할 예정이었다. 특히 북미 지역의 공연이 취소된 부분이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빅히트 총 매출에서 북미가 차지하는 비중은 29.3%로 국내(38.5%) 다음으로 컸다.
올해 혹은 내년부터 BTS 멤버들의 입대도 예정돼 있다. 1992년 12월 4일생인 진은 만 28세로 늦어도 내년까지는 입대를 해야 한다. 2018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르면 만 28세부터는 입영통지서가 나오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연기할 수 없다. BTS 멤버들 간 나이 차이도 적지 않아 공백기 우려도 나온다. 막내 정국은 1997년 9월 1일생으로 2027년경 입대가 예상된다. 공백기를 줄이기 위해 멤버들의 동반 입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BTS 공백기는 BTS 동생 그룹인 TXT와 지난해 쏘스뮤직 인수와 플레디스 경영권 인수를 통해 확보한 여자친구, 세븐틴, 뉴이스트 등이 채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BTS 의존도는 90%였지만 플레디스 인수 시 75%까지 감소한다”고 했다. 다만 후속 그룹이 아직 BTS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다.
#사업 다각화가 관건, 이종업계도 진출할까
빅히트 몸값과 향후 성장성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IPO 성공과 BTS 위주의 비즈니스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가 핵심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YG가 대표 가수였던 빅뱅의 입대로 공백기가 시작된 2018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017년보다 62% 줄어든 94억 원, 매출액은 18% 감소한 2858억 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비춰봐도 그렇다.
이제껏 빅히트는 BTS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해 사업을 창출하려고 시도했으나 큰 성과를 보지는 못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넷마블과 함께 BTS 실사 사진과 영상을 이용한 시네마틱 육성 게임 ‘BTS월드’는 게임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았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19일 기준 BTS월드는 게임 매출 순위 톱 100에도 들지 못했다.
다만 SM·YG·JYP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처럼 매출 규모를 키우기 위한 이종 분야 신사업은 쉽게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제껏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소속 연예인의 콘텐츠를 활용해 외식업과 화장품 사업 등을 펼쳐왔다. 마케팅 비용을 줄여 이익률을 높일 수 있는 사업분야기 때문이다. 문제는 성적표다. 가령 YG는 YG플러스를 통해 화장품·외식·골프·금융투자업 등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2월 YG는 외식사업을 전담하는 YG푸즈를 매각하고 방송 프로그램 제작업을 중단했다.
빅히트는 이러한 움직임이 아직 없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빅히트는 지난 5월 10개의 신규 사업목적을 추가했는데 모바일 콘텐츠 사업, 예술학원 운영업 등 모두 동종 업종이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거대기업화 되면서 이종 산업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그러나 성공이 쉽지 않았고 실제로 실적이 악화한 사례도 나왔다. 따라서 빅히트가 뜬금없는 신사업에 도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은 잘 기획된 콘텐츠나 스토리를 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하는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사업을 구축하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방안이 오히려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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