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나이스그룹과 신동해그룹 사옥이 케이티에스테이트(kt estate)에 팔린다. 나이스그룹은 최근 최영 전 부회장이 아들의 ‘황제 복무’ 논란에 휩싸여 사퇴했으며, 신동해빌딩은 과거 대권 주자들의 야전사령부이자 민주당의 옛 당사로 사용됐다. 이 두 건물의 매각 배경과 향후 활용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KT에스테이트, 국회의사당역 초역세권 건물 두 동 930억 원 매입
부동산업계와 국토부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케이티에스테이트는 지난 5일과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동해빌딩’과 바로 옆 건물인 ‘나이스2사옥’을 각각 430억 원, 500억 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각 건물의 소유주는 부동산개발업체 신동해홀딩스와 나이스그룹을 실질적으로 소유한 인수·합병 전문 기업 에스투비네트워크다. 부동산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KT에스테이트는 각 건물 계약 당일 채권최고액 43억 원, 60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선납한 계약금을 보호할 목적으로 보인다.
향후 두 빌딩은 민간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케이티에스테이트는 앞서 2016년 3월 기업형 임대주택 브랜드 ‘리마크빌(Remark Vill)’을 선보였다. 기업이 직접 임대주택을 지어 민간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당시 최일성 KT 대표는 “(케이티에스테이트가) 2020년까지 기업형 임대주택 1만 가구를 관리하는 전문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티에스테이트는 현재 서울 동대문점(중구 흥인동 797세대), 영등포점(760세대), 관악점(관악구 봉천, 128세대), 부산 대연점(546세대) 총 4곳에서 기업형 임대주택 2231가구를 운영하고 있다.
케이티에스테이트 측은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검토하기 위해 해당 건물 두 동을 매입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4개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장을 개발·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리마크빌 같은 기업형 임대주택 개발을 검토 중이다. 입주사 이전 등 세부 계획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케이티에스테이트는 2010년 설립된 종합부동산회사로 KT가 지분 100%를 소유한 KT 자회사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케이티에스테이트가 가진 비유동자산 규모는 1조 4636억 원(유동자산은 2228억 원)에 달한다. 2019년 케이티에스테이트의 순이익은 486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5% 감소했다.
#‘정치·경제 핫 스폿’ 1990년대생 신동해빌딩과 나이스2사옥
신동해빌딩은 서울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에서 약 100미터 떨어진 지하 4층~지상 11층 연면적 9989㎡(3022평) 규모 건물이다. 미주실업이 1992년 신축해 사용하다 2002년 부동산개발업체 신동해홀딩스가 임의경매로 낙찰받았다. 현재 신동해홀딩스 계열사인 신동해인터내쇼널, 신동해개발에이엠씨 등이 입주했다.
여의도에서 신동해빌딩은 기업 사옥보다는 정치적 요지로 유명하다. 2012년 제18대 대선 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로 나선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신동해빌딩 일부 층을 선거캠프로 사용했다.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는 당시 새누리당 경선 후보였던 남경필 경기지사가 일부 층을 대선캠프로 사용했다.
2013년 말에는 안철수 당시 무소속 의원이 신당 창당 모태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의 사무실로 사용했다. 신당이 2014년 민주당 등 야권 통합 정당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거듭나면서 2년간 일부 층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앙당 사무실로 쓰였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은 신동해빌딩 건너편 장덕빌딩을 매입해 중앙당사를 옮겼는데, 2017년 19대 대선 과정에서 신동해빌딩이 단기 임차돼 장덕빌딩과 함께 중앙당사로 사용됐다. 두 건물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 선거 캠프가 자리한 대산빌딩과 약 50m 떨어져 있다.
나이스2사옥은 신동해빌딩과 맞닿은 지하 4층~지상10층 연면적 9939㎡(3006평) 규모 건물이다. 금융인프라 기업집단인 나이스그룹 계열사 ‘한국신용평가(나이스평가정보 전신)’가 1990년 부지를 매입해 5년 뒤 새로 건물을 지었다. 회사분할로 2012년 소유권을 넘겨받은 나이스인프라는 2017년 12월 나이스그룹의 지분을 소유한 에스투비네트워크에게 340억 6450만 원에 매각했다. 현재는 나이스그룹 주요 계열사인 신용평가사 ‘나이스평가정보’와 CD/ATM 관리 기업 ‘한국전자금융’ 등이 입주했다.
나이스그룹은 신용평가사업, 기업정보 및 개인신용 정보사업, CD/ATM 관리 사업, 신용카드거래승인사업, 제조업 등에 37개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2010년 나이스그룹은 계열사인 한국신용정보와 한국신용평가정보의 사업부문을 분할 합병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나이스홀딩스’와 신용조회회사인 ‘나이스신용평가정보(지금 나이스평가정보)’, 채권추심회사인 ‘한신평신용정보’로 재편했다.
2018년 3월 김광수 나이스그룹 회장이 사망한 후 김원우 씨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물려받아 최대주주가 됐다. 2019년 기준 나이스홀딩스 주요 주주는 김원우 외 특수관계인 2인(29.88%), 에스투비네트워크(18.09%), 한국밸류자산운영(7.86%)이다. 에스투비네트워크는 나이스그룹 최대주주(2019년 말 기준 24.61%)인 김원우 씨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소유한 인수·합병 전문 기업이다.
건물 매도자인 나이스홀딩스와 신동해홀딩스 측에 매도 경위와 입주사 이전 계획을 물었지만 답을 들을 순 없었다. 나이스홀딩스 측은 “이 건은 잘 모른다”고만 답했고, 신동해홀딩스 관계자는 “(매매)계약이 완료됐다”고만 확인했다.
차형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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