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대남 비방의 전면에 나선 모양새다. 지난 3월 청와대를 지목하며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고 비난을 한데 이어 이번 달 들어서는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 성과중 하나인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특히 김여정 제1부부장은 북한에서 김일성 직계 가족 즉 ‘백두혈통’ 가운데 할아버지 김일성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남한을 방문했다. 이러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강경발언에 우리 정부도 적지 않게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북한 통일전선부는 김여정 제1부부장에 대해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라고 소개했다.
백두혈통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을 총괄한다는 것도 북한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과거 김일성의 남동생이었던 김영주가 ‘7·4 남북공동성명’과 관련하여 남북조절위원회 공동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지만, 대남사업을 총괄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김여정 제1부부장의 행보에는 복잡한 평양의 속내가 담겨 있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사업에 전면에 나선 것이, 후계자보다는 오히려 2인자의 자리를 굳히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대남전문가는 아니지만, 믿을 수 있는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을 내세운다면 그 만큼 북한 내에서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정은, 김여정 오누이가 ‘굿캅 배드캅’처럼 대남사업에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되어 한 북한 전문가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남북 간의 긴장관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극적 타결을 하는 모양새를 만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과 관련되어 과거와 달리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북한군에 군사행동을 직접 지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것 또한 북한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북한은 여러 차례 대남도발을 했지만 누가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는 항상 모호한 입장을 취해왔다. 일례로 1968년 1·21 사태를 일으킨 김일성은, 1970년대 남북대화가 시작되자 좌경 극렬분자의 행동이라고 에둘러 표현한 바 있다. 향후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의 ‘굿캅 배드캅’ 전략이 남북관계에 과연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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