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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하회탈과 헛제삿밥, 안동에서 조선시대 타임슬립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 비롯해 부용대와 병산서원 등 살아있는 유교문화 즐기기

2020.06.16(Tue) 11:02:45

[비즈한국] ‘선비의 고향’ 안동은 지역 전체가 ‘조선 시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하회마을뿐 아니라 조선을 대표하는 퇴계 이황 선생의 퇴계고택과 도산서원, 아름다운 부용대와 병산서원까지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유교 문화가 가득하다. 유네스코가 안동의 하회마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택한 것은 하회탈 때문이 아니다. 그곳이 조선시대 전통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 것이 더 큰 이유였다. 여전히 조선 선비와 유교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 있는 안동을 둘러보자. 

 

‘선비의 고향’ 안동은 지역 전체가 조선 시대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용대에 오르니 ‘물돌이 마을’ 하회마을이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사진=구완회 제공

 

#하회마을로 떠나는 조선 시대 시간 여행

 

조선 명문 양반가인 풍천 류 씨의 집성촌인 안동 하회마을은 조선 시대 시간 여행이 가능한 곳이다. 하회마을은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500여 년 동안 엄격한 유교의 이상을 따라 촌락이 형성되었던 조선시대의 유교 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유네스코가 밝힌 등재 이유다. 1999년에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2005년에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방문했다. 

 

이런 화려한 이력이 아니더라도 안동 하회마을은 꼭 가볼 만한 곳이다. 지금도 고택마다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유교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좋고, 강 건너 부용대에 올라 낙동강이 휘감아 도는 가운데 고즈넉한 마을 풍경을 보는 것도 좋다. 조선 시대 내내 양반들을 풍자하고 서민들을 위로한 하회별신굿탈놀이 또한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안동 장씨 후손이 사는 칠계재 고택. 한옥 민박과 함께 안동 종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마을로 들어서면 입암고택, 충효당 등의 보물을 비롯한 옛 문화재들이 가득하다. 야트막한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인 가운데 가끔 기와집이 눈에 띄는 조선 시대 마을의 전형적인 모습이 마치 타임 슬립이라도 일어난 듯. 끝없이 펼쳐진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숲 또한 절경을 이룬다.

 

하회마을을 한눈에 보기 위해서는 부용대에 올라야 한다. 부용대는 하회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강 건너편에 깎아지듯 솟아오른 절벽을 가리킨다. 옥연정사와 겸암정사, 화천서원이 자리하고 있는 부용대에 가기 위해서는 하회마을에서 나와 배를 타고 낙동강을 건너야 한다. 이곳에 오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낙동강이 하회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모습이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하회(河回, 물돌이 마을)’라는 이름이 생긴 것도 이런 까닭이다. ​

 

하회별신굿탈놀이 뒤로 부용대가 펼쳐진다. 하회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강 건너편에 깎아지듯 솟아오른 절벽,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오주환 제공

 

#아름답기로 으뜸, 병산서원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보고 하회탈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면 하회마을에서 차로 5분이면 닿는 하회세계탈박물관으로 가보자. 이름처럼 안동뿐 아니라 한국, 나아가 세계의 탈과 가면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하회탈의 유래와 종류, 탈춤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의 탈 만들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라면 꼭 들러볼 만하다.

 

하회세계탈박물관에는 한국과 세계의 탈과 가면이 전시돼 있다. 하회탈의 유래와 종류, 탈춤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탈 만들기 체험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하회세계탈박물관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병산서원은 전국의 서원 중 아름답기로 으뜸이다. 사방이 탁 트인 만대루 앞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병풍처럼 펼쳐진 병산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서원 건축의 백미’라고 부르는 것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도대체 이런 곳에서 글공부가 되었을까 궁금하다가, 이런 곳에서도 글공부에 매진할 수 있다면 일가를 이루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기막힌 자리에 서원을 세운 것은 조선의 학자이자 관료인 류성룡이다. 1592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자 관료로 전쟁을 이끌었던 그는 은퇴 후 고향인 하회마을로 돌아와 노후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그는 부용대의 옥연정사에서 임진왜란을 돌아보며 ‘징비록’을 지어 후세에 역사의 교훈을 남겼다.

전국의 서원 중 아름답기로 으뜸인 병산서원. 징비록을 지은 서애 류성룡이 고향인 하회마을로 내려와 세웠다. 사진=구완회 제공

 

안동의 전통음식인 ‘헛제삿밥’도 유교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헛제삿밥이란 제사가 아닌데도 먹는 제삿밥을 가리킨다. 조선 시대 안동에서는 제사가 있는 날이면 제사상에 쓰인 각종 나물들에 밥을 비벼먹었는데, 이게 안동 양반들의 별미였단다. 그래서 제사가 없는 날에도 제삿밥을 먹었는데, 이를 헛제삿밥이라고 불렀다고. 

 

나물을 넣고 비벼먹는 헛제삿밥은 비빔밥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대신 비빔밥이 주로 고추장을 넣고 비비는 데 반해 헛제삿밥은 간장을 넣고 비비는 것이 차이점이다. 매운 것 못 먹는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 좋다. 
 

나물을 넣고 비벼먹는 헛제삿밥은 제사가 아닌데도 먹는 제삿밥을 가리킨다. 간장을 넣고 비빈 일종의 비빔밥인데, 매운 것 못 먹는 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사진=오주환 제공

 

<여행정보>


안동 하회마을

△위치: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문의: 054-853-0109

△관람 시간: 09:00~18:00(11~2월 1시간 단축), 연중무휴

 

하회세계탈박물관 

△위치: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전서로 206 

△문의: 054-853-2288

△관람 시간: 09:00~18:30, 1월 1일, 설날, 추석 휴관

 

병산서원

△위치: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병산길 386

△문의: 054-858-5929

△관람 시간: 09:00~18:00(11~2월 1시간 단축),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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