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5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 원 이상 기업집단 64개를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일반적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 순위를 ‘재계 순위’, 이 가운데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을 ‘재벌’이라 말한다. ‘비즈한국’은 재계 순위 30위권 대기업의 재벌 총수 24명이 보유한 주택의 부동산 가치를 살펴봤다.
#총수 4명 중 1명은 한남동 거주
재계 순위 30위권에 속하는 대기업 재벌 총수 24명 중 6명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태원역에서 그랜드하얏트호텔로 오르는 언덕길, 일명 ‘이태원언덕길’에 재계 순위 1위 삼성그룹의 이재용 부회장, 11위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 17위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산다. 한남오거리 인근에 위치한 유엔빌리지에는 2위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5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살고 있다. 4위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알려진 유엔빌리지 바로 옆 한남더힐에 거주하며, 이태원언덕길에 보유한 단독주택을 전세로 내주었다.
재계 순위 3위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동거녀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함께 종로구 인근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데, 올 12월 이태원언덕길에 짓고 있는 단독주택이 완공되면 한남동으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 지난해 부실 회계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전 회장도 18년간 유엔빌리지 내 단독주택에서 살았으나, 지난 2월 단독주택을 매각한 후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박 회장의 현 거주지는 아직까지 알려진 내용이 없다.
한남동 다음으로 대기업 재벌 총수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동네는 성북구 성북동이었다. 재계 순위 15위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22위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 25위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26위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 등 5명의 총수가 성북동에 거주지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8위 GS그룹 허창수 명예회장은 용산구 이촌동 LG자이아파트 펜트하우스에 거주하며, 성북동에도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한남동 이태원언덕길과 유엔빌리지, 성북동과 함께 국내 4대 부촌으로 꼽히는 종로구 평창동에는 재계 순위 30위권 내 재벌 총수가 한 명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친동생이자 재계 순위 9위 현대중공업의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다. 종로구 가회동에는 한화건설이 보유한 업무용 단독주택이 있는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21년째 거주하고 있다. 이 동네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영빈관으로 활용하는 한옥도 있다.
구광모 회장처럼 단독주택이 아닌 공동주택에 사는 총수들도 있다. 13위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중구 장충동1가 제원빌라 3층에, 14위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아파트에, 16위 LS그룹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강남구 신사동 알파임하우스아파트에, 19위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서초구 방배동 월드빌리지에, 24위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회장은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3차에 거주한다. 23위 카카오 김범수 의장은 재계 순위 30위권 내 대기업 재벌 총수 중 유일하게 경기도에 사는데, 그의 자택은 재벌들만 입주할 수 있다는 남서울파크힐 내에 위치한다. 마지막으로 28위 영풍그룹 장형진 회장의 단독주택은 강남구 논현동에 있다.
#유일한 여성 총수 신세계 이명희, 국내 가장 비싼 단독주택 소유
재계 순위 30위권 내 대기업 재벌 총수 중 유일한 여성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태원언덕길에만 단독주택 두 채를 보유하는데, 그 중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그랜드하얏트호텔 바로 옆에 2017년 11월 완공한 단독주택이 3년 연속 국내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단독주택(2604.78㎡, 787.95평)의 개별주택 공시가격은 2019년 279억 원에서 올해 287억 4000만 원으로 8억 4000만 원(3.01%) 올랐다. 인근에 보유한 또 다른 단독주택(2861.83㎡, 865.7평)도 270억 원에서 277억 1000만 원으로 7억 1000만 원(2.63%) 높게 평가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종로구 가회동에 단독주택 한 채를 보유하면서 한화건설 명의의 업무용 단독주택에 거주하는데, 두 단독주택의 올해 개별주택 공시가격이 각각 125억 9000만 원(584.89㎡, 176.93평), 76억 6700만 원(1181.02㎡, 357.26평)으로 비슷하게 평가됐다. 지난해보다 5.79%, 1.42%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네 번째로 비싼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대기업 재벌 총수는 재계 순위 26위 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이었다. 그가 보유한 성북동 단독주택(753.16㎡, 227.83평)의 개별주택 공시가격은 2019년 120억 원에서 올해 125억 5000만 원으로 5억 5000만 원(4.58%) 올랐다.
유엔빌리지에 거주하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이태원언덕길에 거주하는 이중근 부영 회장의 단독주택도 100억 원 이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정 회장 집(950.74㎡, 287.6평)은 2019년 109억 원에서 올해 113억 2000만 원으로, 이 회장 집(413.16㎡, 124.98평)은 2019년 107억 원에서 올해 110억 3000만 원으로 3%가량 높게 공시가격이 책정됐다. 이 회장은 나란히 붙은 단독주택을 두 채 보유하는데, 또 다른 단독주택(325.86㎡, 98.57평)의 공시가격은 85억 3000만 원으로 평가받았다.
재계 순위 30위권 내 대기업 재벌 총수가 보유한 주택 중 공시가격 증가율이 가장 큰 건 재계 순위 14위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이 거주하는 래미안퍼스티지아파트(222.76㎡, 67.38평)로 조사됐다. 그가 보유한 아파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019년 27억 5200만 원에서 올해 36억 8800만 원으로 34.01%(9억 3600만 원) 올랐다.
다음으로 16위 LS그룹 구자홍 회장이 거주하는 신사동 알파임하우스아파트(242.16㎡, 73.25평)가 2019년 21억 7600만 원에서 올해 27억 3600만 원으로 25.74%(5억 6000만 원), 4위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의 한남더힐아파트(241.05㎡, 72.92평)가 2019년 43억 9200만 원에서 올해 53억 6000만 원으로 22.04%(9억 6800만 원), 8위 GS그룹의 허창수 명예회장의 LG자이아파트 펜트하우스(243.26㎡, 73.59평)가 2019년 24억 9600만 원에서 올해 30억 4000만 원으로 21.79%(5억 4400만 원) 상승했다.
재계 순위 5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유엔빌리지 내 고급빌라 한남리버힐(242.3㎡, 73.3평)은 24억 2400만 원에서 28억 7200만 원으로, 1년 만에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8.48%(4억 4800만 원) 올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제원빌라(180.14㎡, 54.49평)는 2019년 7억 5500만 원에서 올해 8억 8200만 원으로 16.82%(1억 2700만 원) 상승했으나, 재계 순위 30위권 내 대기업 재벌 총수가 보유한 주택 중 유일하게 공시가격이 10억 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거주하는 방배동 월드빌리지(243.78㎡, 73.74평)의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15.71%(2억 2500만 원) 오른 16억 5700만 원으로 평가됐다.
반면 재계 순위 23위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2018년 11월 남서울파크힐에 완공한 단독주택은 개별주택 공시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보유한 단독주택은 대지 면적이 656.3㎡(198.53평), 건물 2개동의 연면적이 1574㎡(476.13평)에 달한다. 개별주택 공시가격은 2019년 41억 4000만 원에서 올해 41억 원으로 하향 평가됐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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