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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한항공에 송현동 부지 '공원 임차료 지급' 추가 검토

대한항공 "공원화로 인해 피해" 권익위에 민원…서울시 "공원 임차료 지급 등 추가 지원방안 검토"

2020.06.12(Fri) 19:29:39

[비즈한국] 서울시가 공원화를 추진 중인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를 매입 완료 시점까지 임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대한한공이 서울시의 부당한 공원화 추진으로 부지 매각 작업에 피해를 봤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을 제기한 가운데 서울시가 조기매입, 부지가 일시지급, ‘임대 후 매각’​ 등 추가 지원 방안을 검토하며 대한항공을 달래는 모양새다.

 

12일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공공개발추진반에 따르면 서울시는 대한한공이 소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매입 완료 시점까지 임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둘러싼 담장을 허물어 시민에게 개방한 대가를 서울시가 추가로 지불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한항공 실정을 고려해 부지 조기매입 및 부지가 일시지급을 추진하는 한편, 대한항공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만한 추가 지원방안 마련해 협의보상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앞서 ​4일 ​서울시는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하며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공원화 계획을 공식화했다. 당초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고, 부지 보상비로 책정한 4671억 3300만 원을 2022년까지 나눠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서울시는 11일 낸 보도참고자료에서 “부지매입가는 감정평가를 통해 시세대로 결정”할 것이며 “부지의 조기매입 및 부지가 일시지급을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지 매입 외에 행정‧재정적으로 대한항공 자금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만한 추가 지원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추가 지원 방안 중 하나로 임시 임차 방안을 검토한 셈이다.

 

이상면 서울시 공공개발추진단장은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매입은 입찰 참여가 아닌 공원을 조성하는 공공사업 추진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 법에서 협의보상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 제기되는) 강제수용을 논의하기는 이르다”며 “대한한공이 부지 매입에 동의한다면, 매입이 완료되기 전에 시민에 부지를 개방한 대가를 임차료 격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 같은 여러 대안을 들여다보고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12일 “아직까지 확인된 바가 없다”고만 답했다.

 

한편 10일 마감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예비입찰 전 투자설명서를 받아 가거나 인수 의사를 내비친 곳은 15군데다. 대한항공 측은 최근 서울시가 송현동의 문화공원 지정 및 수용 의사를 발표하자 입찰 참가 희망을 표명했던 업체들이 유보적 입장으로 돌아섰고, 결국 1차 예비입찰 마감 시한까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본다.

 

12일 대한항공은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공원화 추진으로 송현동 부지 매각 작업에 피해를 입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당초 산정한 보상금액과 지급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서울시가 산정한 보상금액(4670억 원) 및 지급시기(2022년)도 적절한 매각가격과 매각금액 조기확보라는 대한항공 입장을 감안할 때 충분치 못하다. 서울시가 재원 확보 등을 이유로 언제든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당초 계획대로 2차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절박한 심정을 담아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공공개발추진반 개발정책팀 관계자는 “북촌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된 보상비는 공시지가에 보상비율을 곱해 산정한 예상비용일 뿐 확정된 금액이 아니다. 실제 보상금은 대한항공과 협의를 통해 진행한 감정평가 시세로 결정된다. 향후 보상금 지급시기와 일시납부 여부, 추가 지원 방안 등을 대한항공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는 경복궁 동쪽 3만 6642㎡ 규모 땅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식산은행이 직원 숙소로 사용했던 곳을 해방 후 미국 정부가 넘겨받아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를 지어 사용했다. 1997년 대사관 숙소가 이전하면서 삼성생명이 현대미술관 건립을 위해 같은해 1400억 원에 매입했지만 마땅한 용처를 찾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2008년 2900억 원에 송현동 부지를 사들였다. 호텔을 포함한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하려 했지만 학교가 인접해 호텔 신축이 어려지면서 최근 대한항공의 유휴자산 매각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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