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이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그만큼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진다. 최근엔 사업 확장에 발목을 잡던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2월부터는 만 14세 이상인 사람이 운전면허증 없이 전동킥보드를 몰 수 있고, 차도뿐만 아니라 자전거도로에서도 주행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법적 규제 완화로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이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며 관련 시장의 성장세를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유 전동킥보드 사업을 운영 중인 업체는 15곳 정도로 파악된다. 비즈한국은 라임·빔·윈드 등 글로벌 전동킥보드 공유 업체를 제외한 국내 업체 12곳의 킥보드 보급 대수·서비스 지역·회원 수·누적 이용 횟수를 취합해 정리했다.
#누가 진짜 1위야? 데이터별 선두 주자 살펴보니
12개 업체 중 자료를 제출한 업체는 10곳. 자료를 정리한 결과 상위권에 자리한 업체들을 가늠할 수는 있었지만, 모든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 업체는 없었다. 부문별로 1위에 오른 업체가 달랐으며, 킥고잉 운영사 ‘올룰로’가 유일하게 2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먼저 ‘보급 대수’ 부문이다. 10개 업체는 전국에 2만여 대를 킥보드를 보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1위는 씽씽을 운영 중인 ‘피유엠피’다. 총 7900여 대를 보유 중이다. 2위 스윙 운영사 ‘더스윙’, 3위 고고씽 운영사 ‘매스아시아’, 지쿠터 운영사 ‘지바이크’보다도 약 4배 많은 수치다. 비즈한국엔 이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올룰로도 6000대 정도를 보유 중인 것 알려져 피유엠피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회원 수’와 ‘누적 운영 횟수’ 부문에서는 올룰로가 피유엠피를 앞선다. 올룰로는 5월 기준으로 회원 55만 명을 보유했으며 이들은 총 380만 회를 이용했다. 2위는 피유엠피로 회원 26만 7000명이 약 220만 회 이용했다고 밝혔다. 1인당 평균 킥보드 이용 횟수는 지쿠터가 약 11회로 1위에 자리했다. 피유엠피(약 8.2회)와 올룰로(약 7회)가 그 뒤를 이었다.
선두권뿐만 아니라 중위권 다툼도 치열하다. 더스윙과 매스아시아를 비롯해, 디어 운영사 ‘디어코퍼레이션’이 네 분야에서 비슷한 성장세를 보였다. 보급 대수는 2000여 대 수준에 10만~20만 회원이 사용 중이며 누적 이용 횟수는 50만~120만 회를 기록 중이다. 최근엔 머케인메이트 운영사 ‘머케인’도 합류해 전국에 1500대를 보급하며 빠르게 세력 확장 중이다.
#해석에 따라 선두 다른 서비스 지역 부문
‘서비스 지역’은 해석에 따라 선두가 다르다. 우리나라 인구의 25%가 사는 서울과 부산에서 가장 활발히 운영되는 곳은 피유엠피의 씽씽이다. 서울시 10개 구와 부산시 6개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다. 가장 다양한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 업체는 지바이크다. 서울시 3개 구, 인천시 2개 구뿐만 아니라 전국 15개 시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한 우물’만 파는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들도 눈길을 끈다. 먼저 ‘올라모비’ 운영사 이케이피엠에스에스(EKPMSS)는 대학가 주변을 서비스 지역으로 택했다. 올라모비를 만나볼 수 있는 대학만 전국 34곳이다. 분 단위 대여가 주축인 이 시장에서 올라모비는 월 단위 전동킥보드 대여 서비스도 제공한다.
제주에서만 운행하는 이브이패스의 이브이킥도 있다. 5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이브이킥은 제주 최초의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로, 제주에서만큼은 1등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보급 대수 등 실질적인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아 향후 성장 여부가 주목된다.
가장 많은 업체가 운영 중인 서비스 지역은 서울, 그 중에서도 광진구·성동구(7곳)와 강남구·송파구(6곳)가 꼽혔다. 광진구와 성동구는 대학생이 많고, 강남구·송파구는 20~30대 직장인이 많아 전략적으로 지역을 선택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글로벌 업체인 라임·빔·윈드의 서비스 지역까지 합한 수치기에 가장 경쟁이 치열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 열린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최후의 승자는?
전문가들은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을 춘추전국시대에 비유하며 진정한 경쟁은 지금부터라고 말한다. 부문별 1위가 제각각인 데다가 사업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언제 어떻게 순위가 뒤바뀔지 예측하는 게 어려운 까닭이다.
경쟁의 성패에 따라 업체 간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실제로 2019년 더스윙과 매스아시아는 각각 라이드와 알파카를 인수해 파이를 키웠다. 부스티, 대시, 키키 등은 홈페이지 접속이 불가능해 사실상 운영이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도 있다. 하이킥 운영사 오렌지랩은 6월 말부터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다. 보급 대수는 300대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운영할 예정이다.
유정훈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학과 교수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공유 전동킥보드 시장도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많은 업체가 생성·소멸을 거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인수·합병도 이뤄질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시장이 성장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경쟁에서 살아남은 업체들은 이용 연령층 확대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전동킥보드 이외의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 도입도 과제다. 두 과제가 해결된다면 지금의 자전거 도로처럼 퍼스널 모빌리티만의 주행 공간도 충분히 마련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마스(MaaS, Mobility as a Service)의 상용화를 위해서 퍼스널 모빌리티 성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박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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