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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수원에도 드디어…20억대 아파트의 의미

광교 중흥S클래스 실거래가 21억 원…지역 프리미엄 발생하면 수요 꾸준히 증가

2020.06.08(Mon) 12:08:20

[비즈한국] 5월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수원 광교 신도시 ‘광교 중흥S클래스’ 173㎡(52평형)가 21억 원에 거래되었다. 광교신도시에서 20억 원 넘는 가격으로 거래된 것도 주목할 만한 뉴스였지만, 이전 실거래가인 2019년 9월 매매가 16억 7400만 원 대비 4억 2600만원 높게 거래된 가격이어서 화제가 되었다. 

 

최근 3개월간 서울 15억 원 이상 아파트 시장의 거래가 주춤하고, 특히 강남 3구의 시세가 8주 이상 조정 중인 상황에서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서 고가 아파트 거래가 진행되는 것이 특별한 시장 사례다. 현재 동일 평형대 매물들의 시세는 모두 21억 원으로 나와 있다.

 

경기도 수원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3.3㎡(평)당 단위면적으로 환산하면 4000여만 원이다. 현재 평당 4000만 원대 이상인 20억 원 이상의 일반 아파트가 있는 지자체는 서울을 제외하면 경기도 과천시, 판교신도시가 전부다. 결국 광교신도시도 서울 강남권 위상으로 편입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평당 4000만 원 이상, 총액 기준 20억 원’의 의미는 특별하다. 여전히 강남구, 서초구의 고가 아파트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송파구에도 잠실지구 정도만, 용산구에도 동부이촌동와 서빙고동 정도만 해당한다. 서초구와 송파구 중간의 위상을 가지고 있는 과천시 정도가 비서울 지역에서 이 지역에 해당한다. 따라서 광교신도시의 중흥S클래스가 이 가격대에 도달했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광교중흥에스클래스의 최근 실거래가 현황. 자료=네이버 부동산


현재 부동산 시장은 서울 수도권 기준으로 크게 5개 시세로 구분할 수 있다. 6억 원 이하 시장, 9억 원 이하 시장, 15억 원 이하 시장, 20억 원 이하 시장, 20억 원 이상 시장이 그것이다(지방은 최저 기준을 3억 원 이하 시장으로 추가하고, 최고 기준을 15억 원 이상 시장으로 통합하면 된다). 시세 기준별 특징을 정리해 보자.

 

먼저 6억 원 이하 시장은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 시장이다. 소득 수준 중위권 이하 계층들이 주로 거주하고 임차 시장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소위 갭투자의 타깃 시장이기도 하다. 신축의 거의 없고 대부분 구축들이다. 

 

9억 원 이하 시장은 구축 아파트라면 입지 수준으로 중위권 지역이고, 신축 아파트라면 중하위권 지역이다. 1주택 기준으로는 규제가 거의 없지만 다주택자 기준으로는 규제가 시작되는 가격대이다. 최근 이 가격대 시장의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실거주 위주의 시장이 전개되고 있다. 자산의 성장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구간이다. 

 

15억 원 이하 시장은 구축 아파트라면 입지 수준이 상위권 지역이고, 신축이라면 중위권 지역이다. 구축 아파트는 거의 거래가 되지 않는다. 입지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꽤 오랜 기간 거주를 많이 했고 앞으로도 이주 빈도가 거의 증가하지 않는 지역이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에 관심이 많아지는 지역이다. 신축 아파트라면 최근 가장 큰 자산 상의 성장을 하였을 것이다. 가장 고민이 많은 가격 구간대다. 15억 원 이상은 대출이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상급 입지 이동을 위한 대안이 없을 경우 이주를 못할 확률이 높다.

 

20억 원 이하 시장은 보수 4지역(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으로 대표된다. 지역에 대한 로열티가 매우 높다. 타 지역 이사에 대해서 욕망이 크지 않다. 동일 지역 내 신규 아파트로의 이주를 생각하기도 하지만 적극적이지는 않다. 아마도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큰 것이다. 자산 수준이 높지 않는 중상위층 원주민이 많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20억 원 이상 시장은 이미 아파트 한 채만으로도 자산가다. 이 가격대 아파트를 신규로 매수할 정도라면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다. 지방의 꼬마빌딩은 거뜬히 매수할 수 있는 수준일 테니까. 경제적인 문제로 희망 입지를 선택하지 못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 세대다. 이 가격대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만 구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투입 금액이 너무 크고 정부 규제(취득세·보유세 등이 최고 세율 구간)가 심한 가격대이기 때문에 자산가가 아니면 소유나 추가 매수가 어렵다. 부동산의 급격한 상승을 기대가 높지 않다. 지역적인 프리미엄이 유지되는 것에 관심이 많을 뿐이다.

 

광교중흥S클래스의 21억 원 시세 도달은 광교신도시도 지역적인 프리미엄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역적인 프리미엄이 발생한 지역은 대기 수요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진입하려면 남들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수요층들은 그 주변에서 대안을 찾는다.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 안정적인 시장으로 진입된다는 의미다.

 

시세가 높다는 것은 진입 희망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그건 투기 수요가 아니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투기 수요는 현재 9억 원 이하 시장에서만 대부분 존재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투기 규제 효과를 볼 수 있는 가격대는 9억 원 이하이고 15억 원 이상 시장은 투기 규제를 해도 효과가 없다. 투기와 무관한 수요이기 때문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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