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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오늘 밤에도 소행성이 지구에 스치운다

지구 근접 소행성 한 달에 한 번꼴로 찾아와…우리는 늘 위험 속에 살고 있어

2020.06.08(Mon) 09:25:59

[비즈한국] 별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며 우리는 삶 속에 만연한 다양한 잠재적 위험에 대해서 경각심을 잊곤 한다. 게다가 그 위협이 지구 바깥 우주에서 오는 것이라면 피부로 느끼기는 더 어렵다. 무심한 우주는 우리 모두를 순식간에 집어삼킬 만한 거대한 위기에 몰아넣고는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런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도 거의 죽음 직전이 되어서야 파악할 뿐이다. 지구와 우리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는 존재 중에는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 소행성이 있다. 

 

지구 근접 천체 중에서 특히 지구 궤도와 가까이 겹치면서 직접 지구를 위협할 염려가 있는 잠재적 위험 소행성(PHA, 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s)의 궤도가 파란 선으로 표현되어 있다. 지금까지 1000개가 넘는 아주 많은 잠재적 위협이 확인되었다. 이미지=NASA/JPL-Caltech

 

최근 새롭게 발견된 소행성 2020JA는 지름이 약 12m로 대략 버스 한 대 정도 크기다. 하지만 이 소행성은 5월 첫째 주 지구에서 고작 23만 k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해 아슬아슬하게 지나갔다.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인 38만 5000km의 0.6배 정도 되는 가까운 거리다. 이번 주 지구는 달보다 더 가까이 접근해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을 아슬아슬하게 비껴나가고 있다. 

 

2018년 5월 15일 국제시 기준 22시경 지구에 접근했던 소행성 2010 WC9의 궤도가 노란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당시 이 소행성은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했을 때 달보다 더 가까운 20만 km 거리까지 접근했다. 이미지=NASA/JPL-Caltech

 

지구는 아슬아슬하게 지구 궤도 근처를 지나가는 지구 근접 천체(NEO, Near Earth Objects)들의 위협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이미지=NASA/JPL-Caltech

 

사실 지구로 근접하는 소행성들은 아주 흔하다. 우리는 미처 그 사실을 모르고 매일을 살아가지만 지구는 매 순간 예고 없이 찾아오는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는 아주 위험한 초소와 같다. 실제로 지난 4월 28일에도 또 다른 소행성 2020HS7이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와 비슷한 36만 km까지 접근하며 스쳐지나갔다. 

 

광막한 우주 공간 사방에서 날아오는 이러한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지금도 지구 곳곳의 천문학자들은 지구 주변을 지나가는 수많은 소행성체들의 궤도를 추적하고 있다. 태양 주변을 돌아다니는 소행성들의 궤도가 지구의 궤도와 겹치면서 지구를 위협할 잠재적 위험이 있는 천체들은 지구 근접 천체(NEO, Near-Earth Objects)로서 특별한 관리를 하며 모니터링을 한다. 지금까지 약 2만 3000개의 NEO가 발견되었고, 그 중에는 달보다 훨씬 가까이, 지구와 달 사이를 지나가며 인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천체들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확인된 지구 근접 천체들. 지구 근접 소행성들은 다양한 형태를 갖는다. 윗줄에서 왼쪽부터 오른쪽 순서로, 둥근 모습의 2005 YU55, 다면체의 각진 모습의 2017 BQ6, 울퉁불퉁한 2017 CS과 2014 JO25의 모습이다. 이들의 형태는 지구에 접근했을 때 라디오 관측을 통해 소행성 표면에 반사된 라디오 신호를 통해 파악한다. 아래 왼쪽부터 오른쪽 순서로, 두 개의 소행성으로 이루어진 2004 BL86과 세 개의 소행성으로 이루어진 3122 Florence가 있다. 대부분의 소행성들은 하나의 큰 소행성 곁에 작은 미소행성체들이 맴도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 일부는 거의 비슷한 크기의 두 소행성이 함께 돌고 있는 2017 YE5나 아예 두 소행성체가 서서히 접근해서 맞붙어 있는 접촉 쌍소행성의 모습을 한 1999 JD6도 있다. 사진=NASA/JPL/GSSR

 

현재 천문학자들은 매달 한 번꼴로 새로운 지구 근접 천체들을 발견한다. 우리는 매일 아무 일 없는 듯 깜깜하고 고요한 밤하늘을 머리 위에 이고 살아가지만, 마냥 평화로워 보이는 어두운 밤하늘은 언제든 지구를 위협할지 모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 지구는 어쩌면 매일 매 순간을 운 좋게 살아남으며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주는 애초에 인간에게 유리하게 설계되지 않았다.” -천문학자 도널드 브라운리(Donald E. Brownlee) 

 

필자 지웅배는? 고양이와 우주를 사랑한다.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를 보고 우주의 아름다움을 알리겠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은하진화연구센터 및 근우주론연구실에서 은하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진화를 연구하며, 강연과 집필 등 다양한 과학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썸 타는 천문대’, ‘하루 종일 우주 생각’, ‘별, 빛의 과학’ 등의 책을 썼다.​​​​​​​​​​​​​​​​​​​​​​​​​​​​​​​​​​​​

지웅배 과학칼럼니스트

galaxy.wb.z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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