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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인생 상한가' 천종윤 씨젠 대표

씨젠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지분가치도 쑥…변이 잡아낼 2차 진단키트 개발 "곧 품목허가 신청"

2020.06.03(Wed) 16:45:17

[비즈한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목받은 기업은 단연 국내 최대 분자진단업체 씨젠이다. 씨젠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1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2월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현재 국내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것은 물론 유럽과 이스라엘, 브라질 등 여러 나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1조 원대 매출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급성장한 씨젠을 이끄는 천종윤 대표에도 덩달아 눈길이 쏠린다.

 

1조 원대 매출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급성장한 씨젠을 이끄는 천종윤 씨젠 대표에 눈길이 쏠린다. 사진=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방송 유튜브 영상 캡처


#중국 뉴스 본 후 2주 만에 진단키트 뚝딱

 

코로나19가 확진자가 증가하던 지난 1월 방역 당국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검사 시간을 줄일 수 있을까’였다. 기존 검사법인 판 코로나 검사는 절차가 복잡하고 민간에서 사용할 수 없어 검사 시간이 24시간 이상 걸렸다. 확진자 조기 치료를 위해서는 시간 단축이 필수였다. 이때 씨젠을 비롯한 진단키트 개발업체가 진단키트를 개발해 의료기관에 공급하며 ‘K 방역’의 신호탄을 쐈다. 씨젠은 진단 시간을 4시간 이내로 줄여 하루에 최대 1000명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게 했다.

 

그 배경에는 천종윤 대표의 결단이 자리했다. 지난해 12월 천 대표는 중국 우한시에서 원인불명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가 집단 발병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국내에서도 확진세가 가팔라질 것이라 내다보고 1월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뛰어들었다. 씨젠은 그간 쌓아온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불과 2주 만에 진단키트 올플렉스를 ‘뚝딱’ 내놨다. 공개된 코로나19 유전자 염기서열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해 진단 시약을 빠르게 설계했다.

 

씨젠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좋다. 씨젠은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씨젠이 13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0% 급증한 818억 원에 달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 이익보다도 174억 원 많은 398억 원을 기록했다. 천종윤 대표의 지분가치도 크게 늘었다. 지난 5월 31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29일 종가 기준 천종윤 대표의 지분가치는 올 초 지분 평가금액보다 277.8%(4087억 원) 증가한 5558억 원을 기록했다.

 

#대표 인생사 빼닮은 씨젠 성장기

 

2000년 설립돼 2010년 코스닥 상장 기업으로, 2020년에는 누구나 아는 기업으로 꾸준히 성장한 씨젠의 모습은 천종윤 대표 본인과 닮았다. 1957년 경산에서 태어난 천 대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에 시달렸다고 한다. 중학교 졸업 후에는 갑작스럽게 발병한 결핵으로 고등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한 천 대표는 21살에 검정고시에 합격해 23살이 되던 해 건국대학교 농과대학에 입학했다.

 

씨젠 PCR 셋업 연구실에서 천종윤 씨젠 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이 연구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졸업 후 천종윤 대표는 유학을 떠났는데 시련은 그를 따라다녔다. 천 대표는 미국 테네시대에서 미생물학과 분자생물학을 전공하면서, 대학생 때 공부한 농학과 전혀 다른 분야라 혼란을 겪었다고 한다. 힘들게 3년을 보냈는데 논문 주제가 의미 없다는 통보를 받아 처음부터 박사 과정을 다시 밟기도 했다. 1995년 귀국해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2000년부터는 이화여대에서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씨젠을 세웠다.

 

사업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02년에는 교수직을 떠나 사업에 매진했지만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5년 유전자 증폭 기술인 DPO(Dual Priming Oligonucleotide)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데 이어 2006년에는 동시 다중 유전자 증폭(Multiple PCR) 플랫폼을 구축하며 분자진단 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렸다. 씨젠은 2007년 매출액 18억 원에서 2008년 42억 원, 2009년 131억 원을 거두고 코스닥 상장 직전인 2009년에는 영업이익 46억 원을 기록했다.

 

#감염병 검사 제품 해외 판매에 집중할 듯

 

“이길 수 있다. 변이가 있어도 다 잡아낼 수 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씨젠을 방문해 “일반인은 아무리 우리가 쫓아가도 바이러스를 쫓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천종윤 대표가 내놓은 답이다. 천 대표 자신감의 근거는 개발 능력이었다. 현재 씨젠은 변이를 동반한 2차 코로나19 바이러스까지 진단 가능한 새로운 진단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천 대표는 지난 20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국내외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젠은 변이를 동반한 2차 코로나19 바이러스까지 진단 가능한 새로운 진단키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옆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사진=박정훈 기자

 

3일 씨젠은 전일보다 2.61% 내린 10만 8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씨젠의 목표주가를 1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 씨젠 진단키트 수출금액은 4월 대비 약 2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바이러스가 올해 가을 재발한다면 각국 정부가 진단키트를 비축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하반기 수출도 2분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분기별 매출이 감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씨젠은 감염병 관련 검사제품의 시장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씨젠의 핵심 제품은 전 세계 분자진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염병 검사 제품이다. 씨젠은 호흡기 질환이나 성 감염증,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 제품을 갖고 있다. 2016년에는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미국 홀로직과, 2018년에는 중국 의료진단기기 벤처기업 티엔롱(Xian Tianlong Science and Technology)과 감염성질환 분자진단 시약제품 관련 계약을 맺었다.

 

체외진단 시장의 전망이 좋다는 점도 씨젠에 긍정적인 요소다. 특히 이 시장은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서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포스트 코로나 사업’으로도 주목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체외진단 시장은 2018년 약 681억 2000만 달러(82조 8679억 원)에서 2023년까지 약 879억 3000만 달러(106조 9668억 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씨젠 매출의 87%가량이 수출에서 나오는 터라 씨젠은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상시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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