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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엑스퍼트' 둘러싼 변호사 업계 내분 들여다보니

중개수수료 5.5% 서울변회 "문제없다" 반대 측 "변호사법 위반" 결국은 수익 문제가…

2020.05.25(Mon) 14:55:50

[비즈한국] “변호사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시끄러운 이슈는 누가 뭐래도 네이버 엑스퍼트죠. 수수료를 받는다는 건 사실 문제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소형 로펌 대표 변호사)

 

코로나19로 매출 양극화가 심화된 최근 변호사 시장에서 가장 시끄러운 이슈 중 하나는 바로 네이버 엑스퍼트다. 전문가 상담 플랫폼인 네이버 엑스퍼트에서는 변호사와 의뢰인의 법률 상담을 연결해준다. 실제 네이버 엑스퍼트에 접속하면 “이혼 전화 상담 10분에 1만 원에 해준다, 월요일은 50% 할인한다”는 문구로 스스로를 홍보하는 변호사가 적지 않다.

 

네이버 엑스퍼트의 변호사법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변호사들 사이에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있는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사진=고성준 기자

 

하지만 문제는 변호사법 위반 여부다. 변호사법에는 ‘사건 수임 시 변호사가 아닌 사람은 소개나 알선이 불가하며 이를 대가로 금전을 받을 경우 변호사법에 위반된다’는 문구가 있다. 이 때문에 네이버 엑스퍼트가 알선 대가로 받는 5.5%의 수수료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는 이에 대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검찰에 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나뉘고 있다.

 

#기존 변호사 시장 문턱 낮춘 ‘합리적 가격’ 

 

네이버(대표 한성숙)는 온라인 지식 공유 플랫폼 ‘지식iN’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맞춤형 상담 플랫폼 ‘네이버 엑스퍼트’를 지난 4월 초부터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특정 분야의 지식 전문가와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1:1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으로 법률 분야도 이에 포함됐다.

 

자연스레 변호사들의 ‘엑스퍼트(전문가)’ 등록이 줄을 이었다. 단순 형사 사건은 물론 이혼이나 부동산 관련 전문이라며 변호사들이 스스로를 홍보하기 시작한 것.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실제 대부분의 사건은 10분 전화 상담에 1만~4만 원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는데, 기존 변호사 시장이 가지고 있던 높은 문턱을 깨고 ‘합리적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평이 나왔다. IT 시장을 바탕으로 한, 변호사 업계가 가진 잘못된 관행을 혁신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네이버 엑스퍼트에서는 대부분의 사건이 10분 전화 상담에 1만~4만 원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합리적 가격’이라는 평이 나오는 반면 네이버가 5.5%를 중개 수수료로 받는 것은 명백히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의견도 있다. 사진=네이버 엑스퍼트 화면 캡처

 

#중개 수수료 5.5% 놓고 ‘변호사법 위반’ 공방

 

문제는 네이버가 이 과정에서 받는 수수료다. 네이버는 엑스퍼트 이용자가 비용을 결제해 상담을 받으면 이 가운데 5.5%를 수수료로 받아간다. 이는 명백한 변호사법 위반이라는 게 반대하는 법조인들의 설명이다. 

 

서울변회 소속 변호사는 “이런 소개 플랫폼은 누구나 생각을 했지만, 변호사가 아닌 사람은 알선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소개 플랫폼이 안 만들어진 것 아니냐”며 “네이버는 되고, 다른 스타트업의 시도는 안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변호사법에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은 법률사무에 관해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 또는 알선한 뒤 그 대가로 금전 대가를 받는 것은 불법’이라고 규정한다. 과거 법조 비리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의뢰인과 전관 변호사를 연결했던 일명 ‘법조 브로커’들이 수사받은 죄목이 변호사법 위반이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변호사가 아님에도 사건 소개를 명목으로 변호사 선임료 중 적게는 20%, 많게는 40%를 받아 챙긴 것이 문제가 된 것.

 

하지만 변호사들은 어쩔 수 없이 브로커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홍보하는 데 한계가 있는 구조였기 때문. 

 

반대론자들은 네이버가 받아가는 5.5%의 수수료도 결국 이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한다. 전관 출신의 한 변호사 역시 “전관으로 나온 뒤 너무 많은 브로커들의 연락을 받고 고민하다가 브로커를 끼고 사건은 받지 않겠다고 결정을 했는데, 변호사가 아닌 네이버가 브로커와 다른 게 무엇이냐. 변호사법에 명시된 ‘변호사가 아닌 자의 알선을 금지한다’는 기준을 네이버가 위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존 변호사들, 수익 악화 우려해 더 반발하는 듯”

 

하지만 서울변회는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변호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변회는 문제 파악에 나섰고, “네이버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네이버가 플랫폼에서 취하는 수수료가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 데 따른 실비 변상 그 이상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연히, 검찰에 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서울변회가 “회비를 내는 변호사들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일부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네이버 엑스퍼트를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여론도 나오는 상황. 앞선 서울변회 소속 변호사는 “5.5%는 된다고 하면, 10%도 실비 차원이라고 하면 되는 거냐”며 “몇몇 변호사들이 직접 검찰에 네이버 엑스퍼트를 고발하는 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시장 분위기가 최근 악화되면서 네이버라는 거대 기업의 법조 비지니스 진출을 불편하게 여기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변회의 한 임원 변호사는 “지금은 변호사들 비용이 다소 부풀려진 측면도 있는데, 이런 소개 플랫폼이 등장하게 될 경우 사건 내용에 더 합리적인 금액으로 서비스를 하려는 올바른 경쟁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겠냐”며 “늘어나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 수만큼, 기존 변호사들이 수익이 악화될까봐 거대 기업의 법률 관련 비즈니스 진출에 더 반발하는 것 같다”고 현 분위기를 풀이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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