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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청와대에 밀린 기재부, 경제 '사령탑' 아닌 '조타수'에 그치나

2차 추경 당시 재정건전성 내세우며 반대하다 여당에 완패…경제정책 추진 동력 상실

2020.05.22(Fri) 13:53:01

[비즈한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고용과 소비, 생산, 투자 등 경제 전반에 타격을 입히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 대응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03년 이후 17년 만에 2차 추경을 편성한 데 이어, 21대 국회가 시작되면 바로 3차 추경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6월에는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내놓고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생을 위한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러한 겉모습과 달리 기재부가 2차 추경 통과 당시 재정건전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완패한 ‘트라우마’에 끌려 다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차 추경에 이어 3차 추경에서도 여당의 발언대로 움직이는 모습인데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도 청와대 따라하기에 그치기 때문이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 사령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과 청와대에 밀려 조타수로 전락했다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홍 부총리는 18일 국장급 이상이 참석한 확대간부 화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당초 계획대로 이번 주까지 속도감 있게 마무리해야 한다”며 “부처 간 이견이 노출되지 않도록 촘촘히 조율해 달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어 “민간의 투자의욕을 제고하고, 경제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규제 혁파 등 비재정적 측면의 대책을 창조적으로 발굴 및 적극 검토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추가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홍 부총리의 발언만 보면 3차 추경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기재부가 주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기재부의 3차 추경이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추진은 이미 여당이나 청와대에서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움직이는데 불과하다. 기재부가 2차 추경에서 여당에 완패한 뒤 힘을 상실한 때문이다. 

 

2차 추경 당시 기재부는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에 지급하는 안을 고수했다. 반면 여당은 총선을 앞두고 전 국민 지급안을 약속했고 이를 밀어붙였다. 홍 부창리는 재난지원금 확대에 난색을 표시했지만 결국 청와대와 여당의 협공에 무릎을 꿇었다.

 

이후 3차 추경이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관련된 움직임을 보면 기재부는 청와대나 여당 지시에 끌려다니는 모양새다. 3차 추경은 민주당이 1차 추경안 처리 전부터 공식화한 문제다. 민주당은 1차 추경안 국회 통과 하루 전인 3월 16일 “시간이 갈수록 부도에 직면하는 기업이 늘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한 제2, 제3의 추경이 필요하다”며 3차 추경까지 공식화했다.

 

2차 추경안 국회 처리를 하루 앞둔 4월 29일에는 3차 추경 규모를 30조 원으로 정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차 추경안이 통과된 4월 30일에 “3차 추경 시점은 6월 정도로 추정된다”고 밝혀 처리시한도 못 박았다. 기재부의 3차 추경 편성 관련 행보는 이런 민주당 뒤를 따라간 것에 불과하다. 홍 부총리가 3차 추경을 공식화한 건 4월 22일 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3차 추경은 불가피하게 편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 뒤다.

 

또 3차 추경안 마무리 시기를 정한 건 확대간부 회의가 열린 5월 18일이다. 심지어 2차 추경 당시 재정건정성을 우려했던 목소리마저 청와대와 여당 눈치를 보느라 사라졌다. 홍 부총리는 “3차 추경은 상당한 규모가 될 것 같고, 대부분은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충당될 수밖에 없다”며 재정건전성 악화를 용인하는 모습이다. 

 

하반기 정책운용방향 마련은 청와대 눈치 보기 바쁘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3주년 연설에서 코로나19 경제난 해결 방안으로 한국판 뉴딜과 리쇼어링(기업 국내 복귀)을 내놓자 기재부는 6월 초 발표될 하반기 정책운용방향에 이 정책을 넣느라 분주하다. 

 

홍 부총리는 20일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 기업 리쇼어링 대책 등을 6월 초 확정 예정인 하반기경제정책방향 계획에 담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사령탑이 주요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 리쇼어링의 경우 노동 유연성과 수도권 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가 쟁점이어서 관련 법 처리 과정에서는 21대 국회 과반을 차지한 여당 눈치를 봐야 할 상황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기재부는 한국 경제를 이끌고 가는 부처인데 2차 추경 당시 재난지원금 싸움에서 청와대와 여당에 밀린 뒤 트라우마 때문인지 뒤 경제 정책이나 재정 건전성에 대해 말을 하지 않고 있다”며 “여당이 과반인 21대 국회가 출범하면 트라우마가 더 심해져 경제에 대한 장악력을 잃으면 시장 신뢰를 상실해 정책 자체가 표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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