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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코로나 깜짝실적' 뒤로 콘솔게임 서두르는 까닭

"경기 악화되면 이용자 줄 것" 중국 시장 벗어나 PC와 전환 가능한 콘솔시장 앞다퉈 진출

2020.05.15(Fri) 14:24:37

[비즈한국] 게임 업계에 신중론이 번진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화돼 경제주체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면 게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등 업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코로나19가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불러 게임 산업이 수혜를 입을 거란 관측이 우세했던 한 달 전과는 달라진 것이다. 이에 국내 주요 게임제작사들은 콘솔·스트리밍 게임 등 신규 시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1분기 매출 7311억 원, 영업이익 2414억 원을 달성하는 등 코로나19로 언택트가 확산되면서 게임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준수했다. 경기도 성남시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고성준 기자

 

국내 게임회사들은 최근 준수한 1분기 실적을 내놨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의 선전에 힘입어 매출액 7311억 원, 영업이익 2414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4%, 204% 각각 급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트래픽과 가입자당 매출액(APRU) 변화가 크지 않았지만 유럽과 미국·일본 지역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자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넷마블 역시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399억 원에서 475억 원으로 증가했다. 넥슨의 영업이익은 이 기간 5367억 원에서 4159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매출 감소 영향이 컸고 다른 지역에서는 대부분 선전했다. ‘검은사막’ 제작사인 펄어비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0% 상승한 4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이 늘었을 뿐, 이는 일회성 요인으로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내 대형 게임제작사 고위 관계자는 “경기가 악화되면 게임 같은 여가 활동비를 먼저 줄인다. 내부적으로 앞으로 호실적이 이어질까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월 국내 취업자 수는 20~30대가 주로 취업하는 숙박·음식업종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만 개 감소했다. 사람들의 바깥 활동이 줄어든 결과다.

 

20~30대는 게임산업의 핵심 고객층이다. 특히 20~24세 고용률은 38.9%로 전년 동월 대비 4.0%포인트나 떨어졌다. 국내 게임 회사들은 주로 월정액 및 개별 서비스별로 돈을 받는 모바일과 PC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20~30대 세대들의 고용불안과 소득 감소는 게임회사의 실적에 직접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제작사의 고민은 또 있다. 중국이다. 국내 게임 회사들의 핵심 수출지인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이유로 일종의 게임 판매 면허인 ‘판호’를 열어주지 않고 있어서다. 오히려 중국산 모바일 게임들이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역수출되며 매출 기준 5~10위권을 꾸준히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이 독이 든 성배가 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게임회사들은 잇달아 콘솔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콘솔 게임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PS4),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Xbox), 닌텐도 스위치 등 실물 게임기를 통해 즐기는 게임을 뜻한다.

 

콘솔 게임은 모바일과 달리 게임기기와 프로그램을 담은 블루레이CD 등을 구입해 게임을 즐긴다. 소프트웨어 판매가 주된 수익원이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에 비해 시장 규모는 작다. 그럼에도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콘솔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타이틀을 출시할 예정이다.

 

콘솔 게임 시장 진출은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모바일 일변도의 중국 시장에서 벗어나 세계 2·3위 게임 시장인 미국·일본으로 진출하겠다는 의미다. 또 앞으로 PC와 콘솔 게임이 클라우드 서버에 기반을 둔 스트리밍 게임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커, 이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3월 주주총회에서 콘솔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글로벌 게임 종합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콘솔 게임 강자’ 닌텐도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 히트작을 앞세워 자사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고, 구글·페이스북 같은 정보통신 업체도 속속 콘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닌텐도 ‘모여봐요 동물의 숲’ 광고 영상 캡처

 

이런 흐름은 해외 게임 업계에서 이미 감지된다. PS4는 경쟁사인 MS와 손잡고 MS의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의 제작사로 참여키로 했다. 닌텐도 역시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 히트작을 앞세워 자사 고유의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닌텐도는 지난해 매출 15조 원, 영업이익 4조 원을 올려 콘솔 게임의 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또 구글이 자체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스타디아’를 앞세우는 등 애플·아마존·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주요 정보통신(IT) 기업들도 속속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PC·콘솔 게임기로 컨버전(전환)이 어렵지만, PC·콘솔 게임은 서로 컨버전이 쉬워 앞으로 플랫폼 통합이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중국은 PC·콘솔 보급률이 낮아 아직 이런 흐름을 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게임 회사들도 콘솔 시장 진출을 통해 이런 흐름에 보조를 맞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스트리밍 게임과 트위치 등 방송 콘텐츠와 엮어 게임 클라이언트 판매, 구독, 콘텐트 응용, 방송 등 새로운 방식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5G 시대 도래로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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