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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 현금 들고 '신사업 찾아 삼만리'

부동산경기 가라앉자 미래 먹거리 확보 나서…국내 스타트업, 해외 건설사 인수 등 영역 확장

2020.05.08(Fri) 18:52:45

[비즈한국] #태영건설이 이마트가 소유하던 서울시 강서구 마곡지구 용지 3만 9050㎡를 8000억 원에 사들였다. 이 땅은 판교테크노밸리처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거 입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 태영건설은 이 땅을 매입함으로써 앞으로 개발 및 건설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건설·건자재 기업 아이에스(IS)동서는 최근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폐기물 처리는 국가 보조금을 받는 사업 분야로 폐기물 배출이 많은 건설사들로서는 매력적인 사업군이다. IS동서는 코엔텍 인수전에 뛰어드는 한편 콘크리트·요업·렌털 등의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태영건설이 이마트의 마곡지구 땅을 사들이는 등​ 최근 인수·합병(M&A) 업계에 건설사들이 큰손으로 떠올랐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등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최근 인수·합병(M&A) 업계에 건설사들이 큰손으로 떠올랐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등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2017년부터 이어진 주택가격 상승과 신규 주택 대규모 분양으로 실탄은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국내 5대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대우건설)의 현금성 자산은 15조 528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의 13억 1600억 원보다 18% 늘었다. GS건설 등 몇몇 건설사들은 순현금이 부채보다 많다. 현재 가진 현금으로 빚을 한 번에 상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3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뛰면서 신규 분양주택의 분양가가 크게 올라 건설 경기가 호황을 누린 결과다. 그러나 정부의 대출 규제 등 정책 효과와 경기부진, 1인가구 증가 등 사회·경제적 변화로 앞으로 건설경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은 대거 M&A에 나서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최근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호반건설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M&A 전문가인 최승남 대표를 선임하며 공격적인 기업 인수 행보에 나서고 있다. 

 

호반그룹 내 유통 계열사 호반프라퍼티는 금 유통 전문기업 ‘삼성금거래소’를 인수했고, 이에 앞서 가락시장의 도매시장법인 ‘대아청과’도 사들여 농산물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다. 제주 퍼시픽랜드·리솜리조트·덕평CC·서서울CC 등을 매입해 레저 산업에 진출했고, KBC광주방송의 대주주로 참여해 미디어 사업에도 발을 뻗었다.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연내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인데,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한껏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도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 중흥토건·중흥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300억 원, 유동자산은 3조 3000억 원에 달한다. 현금만 8000억 원대에 달하며 평택·서산 도시개발 사업으로 2조 7000억 원 정도를 추가 확보할 전망이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3년 내 4조 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대기업을 인수 합병해 재계 20위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중흥건설은 그간 지방건설사라는 이미지 때문에 대규모 정비사업을 따내지 못한 측면이 있는데, 대우건설·두산건설 등 전국구 건설사를 사들여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우미건설도 단추로끓인수프·테라핀테크·카사코리아·큐픽스 등 스타트업에 60억 원을 투자했고, 베트남 건설사 사오상사이공 등에도 투자하며 신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 부동산 경기 활황 직후에도 건설업계에 M&A 열풍이 몰아친 바 있다. 당시에는 대형 건설사가 지방의 중소형 건설사를 인수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대형 건설사들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GS건설이 미국, 유럽 모듈러 업체 3곳을 인수했고, 대림산업은 미국 크레이튼사 카리플렉스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했다. 대우건설도 방산·생활안전 전문기업인 SG생활안전의 지분을 사들이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GS건설이 인수한 폴란드 목조주택 업체 단우드의 시공 모습. 사진=단우드 페이스북

 

HDC그룹의 경우 항공산업은 물론 모빌리티 그룹으로 발돋움한단 계획이다. 2015년 HDC신라면세점을 열며 면세업에 진출한 바 있고,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리조트회사 오크밸리도 손에 넣었다. GS건설은 플랜트 분야에 뛰어든 데 이어 영국 철골건축 기업 엘리먼츠, 폴란드 목조주택 업체 단우드를 인수하며 모듈러 주택 시장에 진출했다. 

 

건설사들의 M&A 행보는 해외에서도 보인다. 프랑스의 부이그 건설은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라 미닛 스타트업’을 2015년부터 가동하며 100건 이상의 기술제휴, 공동개발 등 파트너십을 넓혀가고 있다. 이탈리아 건설사 사이펨은 지멘스·NTT 데이터 등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수행하고 있다.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건설사는 돈이 되는 주택 시장에 몰입해 외국과 비해 연구개발(R&D), 혁신 투자가 부족했다"며 ”주택 경기가 다시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하반기부터 M&A 등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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