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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법' 지적 인터넷은행법 통과에 KT 정치권 로비 그림자 재부상

'상품권 깡' 정치후원금, '로비 창구' 경영고문단, 김성태 딸 부정채용 논란 궤적 재조명

2020.05.08(Fri) 10:51:14

[비즈한국]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진입 장벽을 낮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이 지난 3월 5일 부결 후 불과 55일 만인 지난 4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을 두고 ‘KT 특혜법’이라는 논란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산고 끝에 통과된 이면에는 KT가 지속해온 정치권 불법 로비 의혹과 관련돼 있지 않느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KT 본사. 사진=임준선 기자

 

지난 3월까지만 해도 개정안에 대주주 결격 사유를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에서 지난 4월 본회의 때는 ‘불공정거래행위’ 전력으로 완화했다. KT를 위한 개정이었다.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는 KT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최대주주 요건을 확보할 수 있게 됐고 여야 합의로 법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KT는 불법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 및 재판을 받고 있다. 이렇게 KT가 다져 놓은 영향으로 마지막 장애물이던 대주주 결격 사유까지 변경되면서 KT 맞춤법이 통과될 수 있었다는 논란이 식지 않는다. 

 

먼저 KT는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 사이에 ‘상품권 깡’을 통해 불법으로 조성한 현금 4억 4190만 원을 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제공한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후원 대상은 KT가 주요 주주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관련 입법과 예산을 담당한 국회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집중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해 1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창규 전 회장과 전·현직 임원 7명, KT법인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기소된 임원 중에는 구현모 현 KT 사장도 포함돼 있다. 

 

KT는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이를 현금으로 바꾸는 ‘상품권 깡’을 통해 비자금 11억 5000만 여원을 조성해 이 중 일부를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결국 KT는 편법으로 1인당 국회의원 후원 한도인 500만 원을 피하기 위해 임직원 29명을 동원해 ‘쪼개기 후원’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직원은 가족이나 지인 명의까지 빌린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나타났다. 

 

KT의 정치권 로비 창구 의혹을 받고 있는 경영고문단 존재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KT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전직 정치인 등 14명의 경영고문을 채용해 총 20억여 원의 고문료를 지급하며 정치권 로비를 시도한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해 12월 KT가 지급한 고문료 일부에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다고 보고 황창규 전 회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황 전 회장이 경영고문 선임에 직접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고문 중에는 전직 국회의원, 의원 비서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경찰 관계자, 퇴역 군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KT로부터 ‘딸 부정채용’ 형태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의원이 올해 1월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김성태 의원의 딸 부정채용 혐의와 관련해선 김 의원과 이석채 전 KT 회장 등이 재판을 받고 있다.

 

김성태 의원의 딸 김 아무개 씨는 2011년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후 2012년 하반기 KT 공채 시험에 합격해 2013년 1월 정규직으로 임용됐다. 김 씨는 연수 교육 도중 퇴사했다가 같은 해 4월 KT스포츠가 독립법인으로 창립하면서 정규직으로 재입사해 2018년 2월 퇴사했다. 

 

공교롭게도 김성태 의원은 정계 입문 전 KT 자회사인 KT링커스 노조위원장을 맡았었다. 딸이 KT에 입사했던 시기 김 의원은 KT 관련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 김 의원은 2011년 당 비정규직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2012년에는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로서 당시 부당노동행위 의혹이 있던 이석채 전 KT 회장의 국감 증인 채택을 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의 정규직 합격을 이석채 전 회장이 김성태 의원에게 제공한 뇌물로 보고 두 사람을 불구속 기소했다. 올해 1월 1심에서 김 의원과 이 전 회장은 무혐의가 선고됐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 관계자는 “고도의 공공성이 요구되는 은행을 KT가 소유 지배할 수 있도록 국회가 길을 열어줬다. 왜 그 수혜를 불법을 저지른 KT에게 제공하는 것인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터넷전문은행법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영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추경 예산안에 이목이 집중된 시점에 통과됐다. 국회는 ‘KT 특혜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데도 ‘표지 갈이’만 해서 통과시켰다. 수사 당국은 법안 찬성 의원들에 대한 감시 강화와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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