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업종 중 하나가 공연업입니다. 개인 콘서트, 투어는 물론 굵직한 페스티벌이 모두 취소됐는데요. 음반 등 유료 콘텐츠보다는 공연에 의지했던 음악 업계에 큰 피해가 왔습니다.
팝 뮤지션은 나름의 방식으로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유튜브 활동을 늘리는 한편, 팬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을 무료로 개방하며 함께 문화를 지키자고 나선 거지요.
레이디 가가는 세계보건기구(WHO), 자선단체 ‘글로벌 시티즌(Global Citizen)’과 함께 ‘원 월드: 투게더 엣 홈(One World: Together At Home)’이라는 시리즈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레이디 가가는 이 콘텐츠에서 일종에 큐레이터 역할을 했지요. 무려 110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전 세계 팬들을 위로했습니다.
음악도 기존의 히트곡보다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곡을 택했습니다. 레이디 가가가 “힘들수록 미소 짓자”고 말하는 ‘스마일(Smile)’을 불렀고, 빌리 아이리시는 레트로 팝 ‘써니(Sunny)’를 부르며 긍정적인 가사로 사람들을 위로했습니다.
레이디 가가의 ‘스마일’.
전설적인 뮤지컬 제작자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무료 공연 행렬에 가세했습니다. 코로나19로 뮤지컬 공연도 물론 사실상 어려워졌는데요. 그는 이렇게 된 이상 뮤지컬을 무료로 풀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 해결을 위한 기부를 독려하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죠.
매주 금요일,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48시간 동안 뮤지컬 공연 영상을 풀기로 했습니다. 최근에는 ‘오페라의 유령’과 그 속편 ‘러브 네버 다이즈’를 풀었죠. 무료 공개는 ‘더 쇼 머스트 고 온(The shows must go on)’ 채널에서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신곡이 거의 나오지 않는 요즘. 과감하게 신곡을 공개하며 팬들을 독려한 곳도 있습니다. 미국의 인디 힙합 레이블 ‘탑 독 엔터테인먼트(Top Dawg Entertainment)’는 4월 20일부터 1주일간 ‘#티디이 팬 어프리시에이션 위크(#TDE FAN APPRECIATION WEEK)’라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흑인음악 팬들을 위해 계속해서 신곡을 발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앱소울(Ab-Soul)의 신곡 ‘댄저루키파와 프리스타일(Dangerookipawaa Freestyle)’. 자카리(ZACARI)의 신곡 ‘에다마메(Edamame)’와 ‘디스 우먼스 워크(This Woman's Work)’. 아이세이아 라샤드(Isaiah Rashad)의 신곡 ‘와이 워리(Why Worry)’등의 곡이 이 캠페인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자카리의 ‘에다마메(Edamame)’.
음악 발표를 넘어 실질적인 도움을 준 아티스트도 있었습니다. 사고뭉치 카니예 웨스트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최근 발표한 곡 ‘클로즈드 온 선데이(Closed On Sunday)’에서 무료 식사 제공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미국 패스트푸드업체 ‘칙필레(Chick-fil-A)’를 가사 소재로 사용하면서 애정을 드러냈는데요. 그 연장선상으로 이번에는 칙필레(Chick-fil-A) 기부를 진행했습니다.
카니예 웨스트는 4월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비영리 기독교 단체 ‘로스앤젤레스 드림 센터(Los Angeles Dream Center)’와 함께 하루 동안 1만 1000인분의 식사를 지원했습니다. 카니예는 코로나19 사태 동안 최소 30만 인분의 식사를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 저소득층은 식사조차 어려운 상황이라 이런 기부는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카니예 웨스트의 ‘클로스드 온 선데이(Closed On Sunday)’.
‘투게더 엣 홈’에 참여한 SM엔터테인먼트 슈퍼엠(SuperM)은, 해외 활동을 위해 그리고 해외 음반사와 함께 기획된 팀이라는 점에서 케이팝스타면서도 팝스타라 할 수 있는데요. 최근 슈퍼엠은 팬들을 위한 특별한 온라인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를 진행했습니다.
‘비욘드 라이브’는 단순한 온라인 공연이 아닙니다. 공연 관람비만 3만 원 이상입니다. 굿즈와 함께 사는 패키지도 있지요. 영상에 왜 돈을 받을까요? 증강현실(AR)로 꾸민 차별화된 무대부터 세계 각국 팬들과의 화상통화까지 다양한 기술로 콘서트를 디지털 가상세계에 옮겨 놓았습니다. 신곡 ‘호랑이’를 AR 무대를 통해 발표하기까지 했지요.
온라인 콘서트로 팬들과 관계를 유지할 수는 있지만 이윤을 창출할 순 없었습니다. 기존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는 한 번의 클릭으로 세계 최고의 콘텐츠를 골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승자독식이 더 심해집니다. 수익이 아티스트에게 돌아가는 유료 콘텐츠라면 이런 문제를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슈퍼엠이 마련한 셈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음악 산업이 바뀌고 있습니다. 좀 더 디지털에 가까워졌고, 좀 더 사회 공헌에 가깝게 됐지요. 코로나19 사태가 일찍 해결되기 요원해 보이는 지금, 팝스타들이 앞으로 어떻게 활동 방식을 바꿔서 현재의 상황에 적응해 갈지 주목해볼 만합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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