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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자금수혈 차질 등 유동성 위기 심화로 자구책 마련 진땀

코로나19 팬데믹 자동차 업계 전반 강타, 정부 전폭적 지원 기대도 어려워

2020.05.04(Mon) 09:24:18

[비즈한국] 쌍용자동차가 고질적인 경영악화 타개를 위해 계획했던 자금수혈 차질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지원 축소와 정부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몰리면서 쌍용차는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진땀을 쏟고 있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12분기 연속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819억 원으로 전년 영업손실 641억 원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급등했다. 

 

2019년 9월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2019서울모터쇼에서 쌍용자동차 임원들과 관계자들이 올뉴 코란도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쌍용차는 올해부터 3년간 5000억 원 규모의 자금 수혈을 골자로 하는 경영정상화 플랜을 마련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로부터 2300억 원을 지원받고, 금융기관 등을 통해 1700억 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1000억 원은 부산물류센터 매각 등으로 자체적으로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당초 2300억 원의 자금지원 계획과 달리 쌍용차 지원 계획을 대폭 축소했다. 결국 마힌드라는 지난 달 쌍용차에 향후 3개월 간 최대 400억 원의 운영자금을 일시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향후 구체적인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모그룹의 지원 축소 논란이 커지자 쌍용차는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5000억 원은 당장 올해 조달이 필요한 자금이 아니라 향후 3년 동안에 필요한 자금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과연 3년간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수혈로 쌍용차가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뜨거웠다. 쌍용차는 생산 차종 면에서 세단은 없고 오직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만 집중돼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또한 전기차 등 미래차에 대한 연구개발 능력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는 주력인 SUV 시장에서도 경쟁사에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10만 7789대)와 수출(2만 5010대)을 합쳐 13만여 대를 팔았다. 내수는 평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출은 24%나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쌍용차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특히 국책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이 주요 주주인 한국GM에 했던 지원방식과 달리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쌍용차에 대해 쉽사리 전폭적인 지원 카드를 내놓을 명분이 약하다. 

 

산업은행이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900억 원에 대해 만기 연장을 해줘야 쌍용차는 부도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산업은행이 현재 보유한 쌍용차 채권은 1900억 원 규모다. 더욱이 쌍용차는 올해 중 단기차입금 254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쌍용차는 완성차 5개사 중 직원 수가 5000여 명 수준으로 가장 적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업계 전반에 경영악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정부가 쌍용차만 지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부산물류센터 매각과 비용절감 등 자구책 마련을 강화하고 있다. ​쌍용차는 예병태 사장이 지난 4월 20일 수도권 대리점 대표들로 구성된 대리점협의회 간담회에서 “마힌드라의 400억 원 신규자금 지원과 부산물류센터 등 비 핵심자산 매각은 물론 경영쇄신 작업도 차질없이 진행되는 만큼 시장의 불안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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