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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조정기라는데, 매수 타이밍은 언제일까

2014년 전세가율 30%로 거품 있었지만, 지금은 60%대…6년 전 가격으로 돌아가지 않아

2020.04.27(Mon) 16:49:57

[비즈한국] 2000년 서울시 평균 3.3㎡(1평)당 아파트 가격은 660만 원이었다. 2020년 3월 서울시 평균 ​3.3㎡​당 아파트 가격은 2830만 원이다. 20년 동안의 단순 상승률만 보면 서울 아파트는 329% 상승했다. 가격이 4배 이상으로 오른 셈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부터 2013년까지의 엄청난 하락장을 포함해서도 4배 이상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21대 총선 이후 강남 일대 아파트 시장에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증가했다. 집주인들이 앞서 시장에 내놨던 양도소득세·보유세 절세 매물의 호가를 추가로 더 낮추는가 하면, 총선 결과를 보고 규제 완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다주택자들의 실망 매물도 나왔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해당 아파트가 20년 간 4배 이상으로 상승했다면 서울시 평균 상승률을 맞춘 것일 뿐이다. ​전체 평균이 중요한 게 아니다. 개별 입지, 개별 아파트별 시세 등락이 모두 달랐을 테니 말이다. 문재인 정부 이후 최근의 아파트 가격 변화에서도 다음과 같은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2017년 이후 3년의 폭등장 속에서 서울 모든 아파트의 시세가 상승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둘째, 아무 이유 없이 시세가 오르면 거품이 발생할 수 있고 그 거품이 제거되면 다시는 회복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 25개구의 매매가 상승률 평균은 3.28%이고, 전세가 상승률은 0.24%다. 정부와 언론에서는 서울 집값이 폭등한 것처럼 대서특필 하며 사상 최대의 규제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서울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예상과 달리 안정적이다.

 

이 시각의 차이는 뭘까? 오르는 아파트만 오르고, 오르지 않는 아파트는 여전히 조정 중이라는 것이다. 오르는 아파트는 거품 가격이 형성되는 중이라고 봐야 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오르는 아파트도 쉬지 않고 상승하진 않는다. 시세가 너무 많이 상승했다 싶으면, 혹은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지역 내 최고 인기 아파트도 조정이 될 수 있다. 소비자가 그 정도 판단도 못하는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여러 번 매수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특히 더 그럴 것이다.

 

#부동산 대책 발표, 코로나19 사태…2014년 가격대로 내려갈까?

 

2019년 12월 16일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그리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 ‘대부분 아파트의 시세가 조정될 것 같은데, 매수 타이밍을 언제로 잡아야 할까?’라고  묻는다. 많은 사람들은 조정되길 기다리고 있다. 단순히 가격이 하락하는 걸 기대하는 게 아니라 조정된 가격에 매수하고 싶은 것이다. 결국 대기 수요층이라는 의미다. 

 

‘소비자조사기관 연구원’이라는 직무상 설문조사와 전문가 인터뷰를 자주 한다. 클라이언트사가 의뢰한 질문지에 두 가지 추가 질문을 넣었다. 하나는 ‘이후 부동산 시장이 조정될 거라고 생각하는가’ 였다. 과반수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을 한 가운데 상승 전망과 하락 전망이 유사한 수준이었다. 

 

다른 또 하나의 질문은 ‘부동산 시장이 조정되길 희망하는가’ 였다. 역시 과반수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고, 조정되길 희망하는 비율과 조정되면 안 된다는 비율이 유사한 수준이었다. 조정되길 희망하는 응답자들에게 추가 질문을 했다. ‘얼마 정도 내려오길 기대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서울 부동산 상승 초기인 2014년 가격대까지 내려오기를 기대하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아무리 아파트 시세가 조정되어도 정말 2014년 가격대 까지 내려갈 수 있을까? 부동산 인사이트 칼럼을 1년 이상 읽어온 여러분이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부동산 시장 중 2006년 전후는 거품이 많았다고 평가된다. 참여정부가 부동산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32번의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다주택자들을 강하게 압박하자, 서울·경기·인천 내 수요가 많지 않은 입지의 재개발 투자와 똘똘한 한 채라고 홍보되던 대형아파트에 실수요가 아닌 투자수요가 집중됐다. 당시 시세는 말 그대로 풍선효과였을 뿐이다. 터질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와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상황이 완전 다르다. 한 가지만 체크해 봐도 다른 시장임을 알 수 있다. 실거주 수요의 척도가 되는 수치인 ‘전세가율’이다. 과거 똘똘한 한 채의 전세가율은 대부분 30% 전후였다. 당시 대형 아파트 시세는 엄청난 거품 가격이었던 것이다.

 

지금은 전세가율은 대부분 60% 전후다. 거품이라고 할 만한 가격대인가? 여전히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의 영향으로 단기적으로는 가격 조정이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실수요가 많은 주택이라도 투자 수요가 없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단기적으로 빠진다면 가격이 일부 조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투자 수요로 빠지는 비율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과연 2014년 시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부가 시세 하락까지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그동안 매물이 거의 없던, 평소 관심 있던 입지의 눈여겨보던 아파트가 꽤 조정된 가격의 매물로 등장했다면 기다리지 않길 바란다. 적어도 비즈한국 ‘부동산 인사이트’ 구독자라면 말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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