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 추징보전 10일 만에 풀린 이유

[비즈한국] 이른바 MB(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 재판으로 떠들썩했던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의 횡령, 배임에 대한 1심 재판이 최근 마무리됐다. 조 대표가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될 만큼 치열했지만, 그는 집행유예로 ‘자유의 몸’이 됐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조 대표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청구를 법원에 제출해 인용됐지만 10일이 채 안 돼 취소절차를 밟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그 배경에 눈길이 쏠렸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의 횡령, 배임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재판이 지난 17일 열렸다. 이날 재판부는 조 대표의 주요 혐의를 인정하면서 징역 4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조현범 대표가 1심 선고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 대표는 납품업체로부터 매월 수백만 원씩 총 6억여 원을 챙기고, 계열사로부터 200만~300만 원씩 차명계좌로 받은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17일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단독)는 조 대표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6억 1500만 원을 선고했다.

조 대표의 주요 혐의가 대체로 인정된 셈이다. 당시 재판부는 장기간 수수한 자금의 규모가 크고,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배임수재 횡령액을 모두 반환해 선처를 구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재판 진행은 치열했다.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던 조 대표는 지난 3월에서야 보석으로 풀려나 법적 공방을 벌일 수 있었다. 검찰은 추징보전청구를 통해 재산 동결을 시도했다. 지난 2019년 12월 30일 법원으로부터 가압류 집행절차 인용까지 받은 걸로 확인됐지만 불과 10일도 채 안 돼 취소절차를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추징보전 대상이 되는 목적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형사 재판의 추징보전청구는 민사의 자산 가압류 절차와 비슷하다. 범죄 수익이 의심되는 피고인의 재산에 가압류 신청을 해 피고인이 재산을 빼돌리는 것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추징보전청구 인용 9일 뒤인 지난 1월 8일 피고인 조 대표 측에 대한 가압류 집행정지, 취소절차 신청을 제출하면서 가압류 집행을 풀었다.

형사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는 “피고인이 검찰의 추징보전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법원에 추징보전 취소 청구를 내면 되는데 검찰이 스스로 가압류 취소 절차를 밟은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 대표 측이 법정 다툼 전략을 ‘혐의 인정 후 형량 최소화’로 가닥을 잡았다면 공탁금을 기탁하고 법정 공방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검사 측에서 추징보전청구를 신청할 때 공탁금액을 같이 산정한다. 공탁금이 기탁되면 검찰은 가압류 처분된 재산을 취소하는 근거로 사용한다. 하지만 피고인 입장에서 공탁금을 기탁하는 경우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추징보전취소 청구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란 것이 앞서의 변호사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