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삼성가 재산분할 부동산, SK 행복나눔재단에 넘어간 사연

이 부회장 매입 후 임 전무에게 재산 분할, 이후 재단에 매각…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으로 다시 화제

2020.04.28(Tue) 10:59:33

[비즈한국]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에서 반포대교 북단으로 가는 길 동쪽의 한적한 주택가를 걷다 보면 독특한 외관의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씨가 이사장으로 운영 중인 행복나눔재단이 소유한 지하 4층, 지상 4층 빌딩이다. 전면을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모던하면서 심플한 외관이 주변의 고택들과 대비된다.

최태원 회장과 그의 아내 노소영 나비아트센터 관장이 이혼소송 중인 가운데, 행복나눔재단이 소유한 건물이 과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임세령 대상그룹 전무이사와의 협의이혼 과정에서 임 전무에게 재산분할 해준 건물임이 알려져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행복나눔재단은 SK그룹이 출자한 사회공헌 목적의 재단이다. 

부동산등기부에는 토지 소유자로 이재용, 임세령, 재단법인 행복나눔재단이 나란히 기재돼 있다. 삼성, 이혼, SK라는 키워드가 건물과 겹쳐진다. 물론 행복나눔재단은 최태원 회장 개인 소유가 아니므로 재산분할 대상은 아니다. 

4월 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1조 원대 재산분할 이혼소송의 첫 재판이 열렸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과 임세령 전무는 2009년 협의이혼으로 남남이 되었는데, 당시 임 전무는 이 부회장에게 이혼소송을 걸며 10억 원의 위자료와 양육권, 5000억 원의 재산분할을 요구해 화제가 됐었다. 최종적으로 이 부회장은 임 전무에게 1000억 원대의 재산을 분할해줬는데, 행복나눔재단이 있던 곳의 옛 건물과 토지가 분할 재산에 포함된다.

서울특별시 용산구 동빙고동에 위치한 재단법인 행복나눔재단 사옥. 200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증여받은 토지와 건물을 임세령 대상 전무가 27억 3000만 원의 차익을 남기고 행복나눔재단에게 매각했다. 사진=정동민 기자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2007년 6월 29일 용산구 동빙고동에 위치한 건물과 해당 부지를 69억 3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임 전무와 협의이혼을 하면서 동빙고동에 위치한 6필지의 토지와 건물을 임 전무에게 재산분할 일부로 증여했다.

 

임세령 전무는 건물을 증여받은 지 3개월 만에 SK그룹이 운영하는 재단법인 행복나눔재단에 97억 원에 매각했다. 이 부회장이 해당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 지 2년 3개월 만인 2009년 9월 21일 임 전무에게 증여했고, 임 전무는 3개월 만인 2009년 12월 15일 행복나눔재단에 매각했다. 이 부회장이 매입한 가격과 비교하면 27억 7000만 원의 시세차익이 임 전무에게 돌아갔다. 행복나눔재단은 2011년 이 자리에 있던 2층 건물을 허물고 2012년 현재의 건물을 준공했다.

 

행복나눔재단 건물이 지어지기 전 해당 주소지에 있던 건물의 2010년 모습. 사진=네이버지도 캡처


임세령 전무가 부동산을 행복나눔재단에 매각할 당시는 2008년 9월 14일 리먼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던 시기였다.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빌딩을 매입한 2007년은 2000년대 중반 거품경제가 절정이던 시기이고, 행복나눔재단이 매입한 시기는 거품이 터지면서 자산가격이 하락하던 시점이다.​

 

재단법인 행복나눔재단의 건물 뒷편. 사진=정동민 기자


행복나눔재단 빌딩이 위치한 곳은 서울특별시 용산구 동빙고동 6필지(1242㎡, 375.7평)다.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이 해당 토지를 매입할 당시의 공시지가(각 필지 공시지가를 더함)는 38억 3000만 원 가량이었지만 임 전무가 매각할 때 공시지가는 47억 8000만 원이다. 공시지가 기준 건물의 가치는 2006년 9억 4000만 원에서 2008년 10억 원으로 큰 폭으로 오르진 않았다. 

 

행복나눔재단 측에 해당 부동산을 97억 원에 구매한 이유를 물었지만 관계자는 “행복나눔재단이 진행하는 사업 이외의 부분이라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핫클릭]

· [실패談] 압구정 성형외과 의사의 스타트업 도전기
· 연봉 최고 '신의 직장' 정유업계에 드리운 암울한 구조조정 그림자
· 명륜등심해장국, 명륜진사갈비와 소송중 제3자에 상표 도둑맞은 내막
· '한남더힐' 급 부촌 지으려던 부영, 조용한 까닭
· 베개는 되고 떡볶이는 안돼? '마약' 상표, 어디까지 가능할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